<div>수년 전, 어느 족발집에서 술을 빨고 있을때였다.</div> <div>테레비에서 마침 1박 2일에 혹한기 특집이 나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지붕있으면 저게 혹한기여? 하계휴양이지?</div> <div>어우~저 패딩봐. 땀복이네 땀복. 한팔만 걸쳐도 등에 땀흐르겄어.</div> <div>저거 조명있지? 저기 밑에 있으면 뜨끈뜨끈해. 내가 알바해봐서 알어.</div> <div><br></div> <div>부대 자체가 주둔지에서 이탈안하고 미사일떨어지면 처맞아죽는게 임무인 부대라,</div> <div>혹한기훈련은 그냥 보일러안틀고 자는날(...이지만 행보관이 보일러 동파된다고 약하게 틀어놓았음ㅋ)인 가라가 판치는 후방부대출신인 나는,</div> <div>그저 이 놈들이 주둥아리 터느라 안먹는 족발보쌈 쓸어다 먹느라 말 하지도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때 그 족발보쌈 안먹고 말렸어야했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올해 혹한기일정입니다.</div> <div>밴드에 글 올라온거 보자 한숨이 푹 나왔다.</div> <div>올해도 지치지도 않고 가는구나.</div> <div><br></div> <div>그렇게 시작되었다. 혹한기모임.</div> <div>아웃도어파들은 캠핑장비들고오고, 다른 가족들은 근처 펜션에서 하루 놀다오는 날.</div> <div>군대에서 행군해 본 사람들은 국토대장정 그런데 안가고 그러는데,</div> <div>혹한기훈련을 얼마나 개가라로 받았음 내 돈 들여서 이짓거리를 하는지 참...</div> <div><br></div> <div>-...아. 그리고 올해는 우리 김군이 특별손님을 모시고 올 예정이니...</div> <div>"!!!...어쭈 안받아?"</div> <div>-뒤지기 싫으면 당장 글 내리고, 냉큼 전화해라. 살려주시라고. 딸린 처자식이 있어서 이렇게 맞아죽을 순 없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올해 회장놈의 결의는 단단하기가 지 머리통만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해서 땅바닥에 돈버리는 짓거리가 있어...가면 진짜 추워. 한두명씩은 구안와사올것같이 입돌아가고 그래. 너 데리고 오라는데, 오지마. 너 감기...아이쿠야..."</div> <div>처음에 볼때나 노량진시장에서 파는 러시아산동태눈이었지, 그 깊고 반짝거리는 검은 눈동자가 유달리 반짝거릴때...운도 띄우지 말걸.하고 후회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어디 놀러갈때 D한테 오빠친구들이랑 어디간다.하고 말해주고 그래놔서 말해줬더니, 애 눈빛이 너무나 초롱초롱했다.</div> <div><br></div> <div>"캠핑?"</div> <div>"어...밖에서 자는건 남정네들이고, 여자들이랑 애들은 펜션에서 자;;;;;"</div> <div>"캠핑?"</div> <div>"캠핑이래봐야 뭐, 그냥 고기꾸워먹고 술먹고, 조개꾸워먹고 술먹고, 다시 고기꾸워먹고 술먹고, 굴 꾸워먹고 술먹고, 해장하려고 남은 게랑 조개 때려박고 라면끓여먹고 술먹고 그러기나 하지..."</div> <div>"우와와와아. 완전 재밌겠다."</div> <div>아뿔싸...안 데려가면 큰일나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캠핑따라가고싶으면 토달지말고 받아.하고, 아울렛가서 패딩사줬다.</div> <div>그 추운 겨울에도 그 얇은 코트에 안에 겹겹이 옷입고 다녀대서, 몇번이고 사준대도 언제나 그렇듯 기를 쓰고 안받는 애였는데</div> <div>너 캠핑따라가고싶음 이거 받어. 아님 니가 뭐라해도 안 데려가. 그러니까 울상을 지으면서 받았다.</div> <div>그 와중에 또 싼거찾길래, 시끄러. 이거 입어. 기왕에 커플로 가는건데 내꺼랑 좀 맞춰입어.하고 기어이 사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당일.</div> <div>"...D."</div> <div>"어? 응? 오빠 깼어?"</div> <div>"...알람울릴려면 한참 남았잖아...너 또 안 잤어?"</div> <div>"아냐아냐. 잤어."</div> <div>"불안켜도 너 거짓말하는 표정 딱 보인다. 애냐? 소풍가는날 비올까봐 조마조마하는 초딩이여? 걱정마. 이거는 눈와도 가. 재작년엔가 우리가는날 강원도 폭설이었는데 그래도 갔어. 그리고 고립됐어. 내 연차 그렇게 날려보고 온 사람이여."</div> <div>"진짜 잤다니까."</div> <div>D는 나를 꽉 안는다. </div> <div>"애 몸 따듯한거봐. 내가 너랑 잉야잉야는 안해도 한 이불 덮고 산지가 한달이 넘어가는데 너 체온만 느껴도 알지. 너 막 일어나면 몸 차가운데."</div> <div>"오빠한테는 거짓말 못하겠다."</div> <div>"넌 애가 너무 착해가지고, 저는 지금 거짓말 하는 중입니다.하고 LED전등 써놓고 거짓말하니까."</div> <div>"나 캠핑 처음 가봐서 그래."</div> <div>"...미안하다. 무슨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환상이든 오늘 다 깨줄께. 내가 노력안해도 와장창 깨질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전화네? 어 임마. 왜 새벽댓바람부터...아. 제수씨. 네. 어. 데려가요. 왜?...아니 잠깐만. 남편것 좀 바꿔봐. 이거 내가 안 데려갈까봐 제수씨 시켜서 전화하는거 아녀?...뭐? 이럴때만 사이좋은 부부인척 하지말고. 아. 글쎄 데려간다니까-_-"</div> <div><br></div> <div>드디어. 연말모임때도 안 데려간 그 전설의 D가 데뷔한다는 말에 제수씨가 전화를 다 걸어왔다. </div> <div>욕실에서 홀라당 벗고 씻고 계시는 중인데 남사시럽게...</div> <div><br></div> <div>"...그거 드디어 입네."</div> <div>사주시는 저번 주말에 사다줬는데, 도대체 언제 입으려고 새옷 사놓고 안입는 우리네 엄마들처럼 D는 그 패딩을 드디어 꺼내입었다.</div> <div>"예쁘네. 모델이 이쁘니까 옷이 확사네."</div> <div>"고마워. 오빠."</div> <div>"예쁘다고 말해줘서?"</div> <div>하라는 대답은 안하고, D는 내 품에 안긴다.</div> <div>"맘에 드는것 같구만. 한벌 장만한 보람이 있어."</div> <div>"고마워."</div> <div>"뭘 이 정도로. 상품권 협찬받은거 있어서 퍽 싸게 산건데 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밥은 휴게소에서 만나서 먹을거니까 새벽같이 일어나서 밥하고 그러지마라잉.해놔서 우리는 약속장소인 용인휴게소로 갔다.</div> <div><br></div> <div>"삼추운~~~!!!!"</div> <div>"차차차차차!!!!! 차있는데서는 좌우살피랬잖아!!! 가정교육을 어떡게 받은거야??? 그 애비 낯짝 한번 봐야겠다-_-+"</div> <div><br></div> <div>휴게소에 차를 대는데 애들이 그 컴컴한 새벽에 나를 알아보고 고라니같이 튀어나와서 진짜 기겁했다.</div> <div>그래도 간만에 보는 조카애들 이뻐서 그래. 이리와라. 하나씩 안아주지.하고 두팔벌려 서있는데...안온다...</div> <div>"어? 왜?"</div> <div>"삼춘 옆에 누구야?"</div> <div>"언니 누구세요?"</div> <div>아...애들도 알아보는구나...</div> <div><br></div> <div>"나는 휴게소오면 통감자아니면 김치우동이야. 나는 김치우동. 너는?"</div> <div>"나도 그거 먹을래."</div> <div>"너 먹고 싶은거 먹어. 이게 제일 싸다고 이거 먹고 그러지마."</div> <div>"아냐. 나도 우동좋아해."</div> <div>"믿고 시키겠어. 아...통감자는 왜 새벽에 안파는거야..."</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동을 시키고 자리에 앉으니, 애들이 또 쪼르르 온다.</div> <div><br></div> <div>"왜? 너네 나 안기다리고 돌솥먹었더만? 이거 안줄거야."</div> <div>"삼춘꺼 안먹어. 언니꺼 먹을거야."</div> <div>"촌수햇갈리게 하지마. 이모라고 불러. 그리고 같은거 시켰어."</div> <div>"그럼 예쁜 이모꺼 먹을거야."</div> <div>"이거이거 몇달전만 해도 나랑 빠이빠이할때 울고불고 난리치던 애가, 왜 이렇게 변했어? 일루와 삼춘이랑 놀게."</div> <div>"싫어!!! 언니..이모랑 놀거야!!!"</div> <div>그렇게 나를 따르던 친구놈 딸이 그렇게 D옆으로 가서 앉는다. 맘이 퐈악 상해부렀스.</div> <div>"안녕. 이름이 뭐야?"</div> <div>"HH요."</div> <div>"어머. 이름이쁘네. 여기 삼촌한테 안갈거야?"</div> <div>"안갈래요. 이제 삼촌이랑 안놀거야."</div> <div>"나도 이제 HH랑 안놀아줄거다. 그네도 안태워주고 비행기도 안태워주고 무등도 안태워줄거야."</div> <div>"어??? 그거는 해줘."</div> <div>"싫어. 삼촌이랑 안놀고 예쁜 이모랑 놀거람서. 내가 맨날 깜빡하고 인형선물은 못해줘서 미안했는데, 이번 말은 꼭 들어줄께."</div> <div>그렇게 친구딸 울리고 D랑 제수씨한테 등짝 한대씩 맞았다. 친구도 한대 거들러들길래 아니. 니가 왜 숟가락 얹어. 니껀 안맞어.하고 반격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들 오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div> <div>"그래. 오느라 고생많았다. 이제 들어갈께. 만나서 반가웠고 다시는 보지말자. 자. 해산."</div> <div>"저기 저 아저씨가 미모의 여성분을 모시고 와서 헛소리가 좀 많은데, 무시해주세요."</div> <div>회장놈이 내 말을 싹뚝 잘라버렸다. 그리고 D는 그 모두 앞에 나와서 인사를 해야했다. </div> <div>어? 이거 왜 나 대할때랑 반응이 달라? 이거 왜 이래?</div> <div><br></div> <div>각자 챙겨오기로 한거 다 챙겨왔나. 빠진거없나. 수통물은 충만한가. 탄입대에 넣으라는 탄창은 안넣고 담배랑 간식 넣어가는 놈 없나.하고 짐체크하다가 아이고 허리야.하고 허리를 펴고 우리 D뭐하나 하고 둘러보니, D는 제수씨들 틈에서 아까부터 자기를 잘 따르던 HH를 안아들고 있었다. </div> <div>재잘재잘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입에서 입김이 멈추지를 않는다. 웃기도 잘 웃고 있고. </div> <div>내 친구놈들이나 문제지, 제수씨들이야 다들 인성이란걸 갖춘 사람들이라, 막내동생보다 더 어린 D를 잘 대해주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 넌 엄마아빠랑 와야지."</div> <div>"싫어~이모랑 같이 있을래. 엄마한테도 말하고 왔어."</div> <div>"...너 그거 엄마가 두고두고 기억한다. 야. 너네 공주님 좀 모시고 가."</div> <div>"우리 깐난애 있어. 너네가 좀 봐줘. 마침 D씨 잘 따르네. 고마워."</div> <div>"뭘 고마워. 아~둘이 좀 있자 좀."</div> <div>"오빠 그러지말구...자. 이모랑 같이 가자. 언니. 제가 HH볼께요."</div> <div>"미안해~애가 D씨 맘에 들었나봐. 내가 지금 애기가 있어서..."</div> <div>"네. 걱정마세요."</div> <div>"...내가 걱정된다고...엌ㅋㅋㅋㅋ"</div> <div>D는 울상이 된 HH얼굴을 보더니 내 옆구리에 그 펀치를 날려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div> <div>"...진단서끊어. 이거. 이번엔 진짜 아팠어...너 삼춘이랑 이모랑 갈거면 말 잘들어야돼. 중간에 엄마보고 싶다고 막 울고 그럼 안돼. 이제 몇시간동안 계속 차에 있어야돼."</div> <div>"응!!!"</div> <div>"대답은 지 아빠 닮아서 청산유수지. 너네 부녀는 대답말고 문서로 남겨야 돼. 말로는 다 잘하거든...에라. 모르겠다. 타라. 삼춘차에 동요없어? 그냥 라디오만 들을거야???"</div> <div>"네~"</div> <div>"오빠. 미안해요. 우리 딸 좀 잘 부탁해요."</div> <div>"내가 제수씨한테 내 친구도 맡기는데 HH정도야 뭐."</div> <div>호호호. D씨. 잘 부탁해. 너무 떼쓰고 그럼 혼 좀 내주고 해도 돼.</div> <div>아니예요. 이렇게 착한데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행히 휴게소에서 출발하고 20분도 안되서 D무릎베고 자더라. 아. 맞다. 카시트.</div> <div>D도 어느새 같이 잠들었다. </div> <div>다른데는 몰라도 고속도로슈마허이지만, 곤히 잠든 두 사람 혹시 깰까봐 차선변경안하고 나름대로 천천히 달려서 목적지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야. 땅 좀 고르고 깔판깔아라. 남기라는 추억은 안남기고 허리에 여행기념디스크 남길거여? 허리배겨~. 야. 넌 배수로 좀 더 파야지. 그래가지고 혹시 물떨어지면 물빠지겠냐? 왜 그냥 저기 저수지에 담궈놓고 치지?"</div> <div>"아!!! 거 쉐키. 참 말만 많네. 넌 왜 안치고 옆에서 사운드질이야."</div> <div>"나는 관리감독하라고 태어난 사람이여. 그리고 나 군대에서도 분대장 달고 애들 시켰지 이거 내가 안쳤어."</div> <div>"여기서 분대장 안해본 놈이 어딨어?"</div> <div>"이 중에 분대장 10개월 이상 한 놈 있어? 저기 사단훈련소조교놈 말고."</div> <div>"...어...없지;;;;"</div> <div>"그치? 내가 손발놀리는건 못해도 딱 영창안갈만큼 갈구면서 작업시키는건 잘해. 군생활 30년 하신 행보관님이 인정한 분야여.</div> <div>뭐해 쉐키야. 누가 손멈추고 입놀리래? 이거 진성M아냐. 졸라 채찍질해야 아흥!!!주인님!!! 좀 더 쎄게요!!!하면서 텐트칠 놈아냐??? 이 텐트랑 바짓속 텐트랑???"</div> <div>그렇게 주머니에 양손넣고 노예놈들...아니아니...친구들 졸라 부려먹으면서 시키지도 않은 천막치는거 관리감독 및 감리까지 하며(이거이거 흔들리는거 봐. 옆에 애들 뛰어댕기다가 그 바람만 불어도 막 쓰러지겠네. 다시ㅋ)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div> <div><br></div> <div>밥먹어요~하고, 제수씨들이 부른다.</div> <div><br></div> <div>오오오오~시장이 진수성찬. </div> <div>전국팔도입맛이 섞여만든 김치찌게는 맛이 시원한듯하면서안시원하고 조금 단듯하면서안달고 조금 얼큰한듯하면서안얼큰하고 감칠맛하나는 제대로인걸보니,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뭔가 오묘한 맛이 나서 그냥 라면스프때려넣었음을 짐작케했다. </div> <div>하지만 시장과 추위가 반찬이라 다들 잘만 먹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텐트 다 치고 뭐하느냐.</div> <div>잡은 펜션 큰방에 누워 일단은 다들 잠. </div> <div>애들이 아무리 놀아줘놀아줘.해도 새벽부터 운전하고 여기와서 그 넓은 표면적으로 칼바람 다 처맞아가며 텐트쳐서 다들 방전된 상태라, 일단 잠.</div> <div><br></div> <div>그래야 이따가 눈뜨자마자 마시기 시작함.</div> <div><br></div> <div>그 사이에 제수씨들이랑 아이들은 펜션에 딸린 조그만 썰매장에서 썰매타고 온다.</div> <div>D. 오빠는 이 똥멍청이들 데리고 작업시키느라 기운 다 빠져서 지금은 좀 자야하니 언니들 따라가서 눈밭 좀 뒹굴고 와.</div> <div>옷버린다고 애끼지말고 실컷 놀다와. 어차피 빨래는 상가세탁소아저씨가 해줄거야.</div> <div><br></div> <div>그렇게 나를 두고 떠나지 못하는 D를 보내고 나도 드러누워잤다.</div> <div>발꼬랑내에 드르렁타이거의 시키지도 않은 랩에...</div> <div>이게 지옥체험판이지. 지금처럼 착실히 나쁜지 많이해서 지옥가면 악마들이 재우겄어??? 잠도 안자고 굴리지??? 야. 누구 하이바있음 좀 때리던가 방독면 있으면 좀 씌워라. 드릅게 시끄럽네 잠 좀 자즈아아아아....</div> <div><br></div> <div>그 와중에 잠만 잘오더라. </div> <div><br></div> <div>불면증??? 사람이 몸피곤하고 마음피곤하면 그런거 없음. 옆에서 굴삭기불러서 드릴질해도 잠오면 사람은 다 자게 돼있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으엌ㅋㅋㅋ 차거!!!!....어? 왜 벌써왔어??? 더 놀지???"</div> <div>불 다꺼지고 커튼 다쳐서 컴컴한 방에 D가 살짝 들어와 내 뺨에 그 차가운 손을 대서...놀래서 깼다.</div> <div>이거이거 어디서 연애초기라고 염장질이야???라고 시비털까봐 얼른 주위를 살폈는데, 다들 아직도 자고 있었다.</div> <div>"많이 놀았어."</div> <div>"...피곤하면 옆 건물에 빈방들 있어. 사장님이 온도 다 올려놨을거야. 거기서 좀 자."</div> <div>"...오빠 보고싶어서."</div> <div>"...나가자. 사랑을 속삭이기에 환경이 너무 좋지않다."</div> <div><br></div> <div>어떡게 이 아비규환을 뚫고 들어왔는지...</div> <div>안 밟으려고 해도 너무 어두워서 몇 놈 밟고 나왔는데, D는 밤눈이 밝은지 잘도 안 밟고 나가더라...우연히도 코고는 놈들만 밟았음...자근자근 밟았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이쿠. 얼굴 빨갛게 된거 봐. 안봐도 16mm활동사진이네. 얼마나 애들처럼 놀다온거야???"</div> <div>또 뿌우~하고 얼었다녹았다해서 빨개진 볼이 부풀어오른다. </div> <div>너무 귀여워서 한 손으로 뽈록뽈록엠보싱~하고 만지다가 입을 맞추었다.</div> <div>"...누가 봐;;;;"</div> <div>"이때까지 지가 할때는 잘만 하더니, 내가 하니까 또 뭐래. 재밌었어? 신나게 굴렀어?"</div> <div><br></div> <div>ㅇㅇ. </div> <div>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라지. </div> <div>정말 신났었나보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마나님들은 이제부터 입으로 들어가는 젓가락질만 합니다. 음식은 우리들이 장만할거니까."</div> <div>누군가는 밥을 하고, 누군가는 꽁치참치돼지고기 다 때려넣어 개밥...아니아니...찌게를 다시 끓인다. </div> <div>숯은 사장님이 다 세팅해놓아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자본주의. </div> <div>야야. 육즙 다 빠진다. 안타게 구워. 니들 2세들이 먹을거여. 우리같이 막 맥이지 마. 애들 몸에 다이옥신 놔드리게???라며 나의 감독질도 멈추질 않았다.</div> <div><br></div> <div>D는 애들이랑 많이 친해졌는지, 애들을 몰고 다녔다.</div> <div>여자친구 데려온 애들도 있었지만, 군계일학. D가 제일 돋보였다.</div> <div>내 여자친구라서 딱 보이기도 하겠지만, 그 환한 웃음이 너무나 예뻐서 어딜가도 그리로 눈이 갔다.</div> <div>주둥아리 닥칠 시간있음. 양파랑 마늘 좀 썰어.라고 회장놈이 짜증내기 전까지는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준비해온 돼지고기소고기 구워서 애들 맥이고 제수씨들 들고 우리도 거기에 쏘주빨고</div> <div>준비해온 소세지에 꼬치에 토마토랑 옥수수구워서 애들 맥이고 제수씨들 들고 우리도 거기에 쏘주빨고</div> <div>준비해온 새우에 굴구워서 애들 맥이고 제수씨들 들고 우리도 거기에 쏘주빨고</div> <div>남은 해산물이랑 햄 다 때려넣고 라면먹고 애들 맥이고 제수씨들 들고 우리도 거기에 쏘주빨고하고나니,</div> <div><br></div> <div>안 그래도 짧은 겨울강원도산골하늘. 어느새 해는 다 지고, 짙은 어둠이 내려왔다.</div> <div><br></div> <div>낚시하는 애들은 얼어서 물도 안 흐를것 같은 계곡에서 뭐 잡을거 있다고 또 장비펼쳐놓고 있고,</div> <div>나는 이 남는 소고기를 어떡게 먹어치워볼까하고 고민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오빠아아아아아!!!!"</div> <div>뒤에서 와락!!!하고 D가 나를 껴안는다.</div> <div>"한 다섯 옥타브쯤 올라간거 보니까 엄청 마시셨구만?"</div> <div>"아냐~"</div> <div>"엌ㅋㅋㅋㅋㅋㅋ 술냄새봐. 나도 엄청 마셨는뎈ㅋㅋㅋㅋㅋ 넌 얼마나 마신거야?"</div> <div>"언니드리이~와인싸왔는데 별루 안 마셨어."</div> <div>"...넌 와인이랑 안 맞나보다. 와인만 먹으면 애가 막 가."</div> <div>"오빠 뭐하고 있었어?"</div> <div>"이 고기를 어떡게 위장으로 밀어넣을까 고민중이었지."</div> <div>"나두 먹을래."</div> <div>"손대면 우웩하고 터질것만 같은 얼굴에 목소리 하고 그런말 하지맠ㅋㅋㅋ"</div> <div>뿌우!!! 또 두 뺨이 볼록해지길래, 막 구워 익은 고기 한점을 얼른 시켜봐 비켜볼게 있어.하고 입벌려 들어간다.하고 넣어주었다.</div> <div>"맛나?"</div> <div>"응~완전 맛나. 오빠 고기 잘 굽네."</div> <div>그 남은 고기 둘이 앉아서 다 구워먹고나니, 아. 여기 강원도지 참. 드릅게 춥네.하고 펜션으로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아직 기운넘치는 남정네들이 밖에서 부어라마셔라하고있지, 애들이랑 제수씨들. 나같이 연약한 남정네들은 여기저기 퍼져서 잠들어있었다.</div> <div>"너 좀 자. 내일 아침일찍부터 또 먹을려면 지금부터 자놔야돼."</div> <div>"싫어. 더 놀고 싶어."</div> <div>"애는 술만 들어가면 내 말은 그냥 안 듣고 봐. 너 오늘 새벽부터 안 잤어. 너 이러다 내일 훅 가. 내일은 나도 방전상태로 내려갈거니까 도움 안돼. 꼭 이등병애들이 나 지금 괜찮다고 객기부리다가 일 만들고 그런다니깐."</div> <div>"시러시러시러. 오빠랑 더 놀다 잘거야."</div> <div>"단비냐? 단비여? 어디서 앙탈이야."</div> <div><br></div> <div>아. 그래. 오빠 자는 텐트 보여줄께. 내껀 아니지만.</div> <div>ㅇㅇ. 보고 싶어.</div> <div>눈 초롱초롱해진거 봐. 야 너 솔직히 말해. 너 안 마셨지?</div> <div>많이 마셨어. </div> <div><br></div> <div>겁나 춥네. </div> <div>다른 친구놈이랑 둘이서 잘 자그마한 텐트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잠깐만 있다가 자러 들어가. 여기 얼어죽어. 어디...여깄다. 핫팩. 자. 흔들어주세요."</div> <div>그렇게 둘이 앉아 핫팩 몇개씩 흔들어서 쓰고 뭔가 잠깐 이야기 하는것 같았는데, 쓰러져 자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 자다가 입돌아갈것 같아서 눈을 뜨니, 내 옆에는 있어야할 친구놈은 없고, D가 나를 꽉 안고 자고 있었다.</div> <div>키가 쪼그만해서 침낭속으로 머리까지 들어가서 잠들어있더라.</div> <div>1인용 침낭에 둘이 들어가서 침낭은 터질것 같은데, 내 품에서 춥지도 않은지 곤히 잠든 D를 보고...다시 잠들었다. 그 와중에 잠이 또 오더라.</div> <div><br></div> <div>우리에게 잠자리를 뺏긴 친구는 차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자고 나왔다고 한다. 그냥 펜션에서 자면 되잖아? 아차. 젠장.</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봐라. 천방지축 노니까, 오빠 운전하는데 혼자서만 자고 말여."</div> <div>"미안해."</div> <div>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애가 못 일어나길래, 입돌아가. 집에서 자. 하고 깨우니까 D는 당황스러워했다.</div> <div><br></div> <div>이모랑 갈끄야!!!하고 울고불고 하는 HH를 떼어놓느라 고생하고 했더니, 웬만하면 장거리 운전시 미안해서 안자려고 노력하던 D는 산길 내려오자마자 가더라. 훅.</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리 둘은 사이좋게 감기에 걸렸고, 두 번의 겨울여행을 다녀오며 절기상 봄이 되었다. 춥기는 매한가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0살, 21살. 한창 꼬맹이같던 D는 점점 더 여자가 되어간다.</div> <div>31살, 32살. 이 남자는 여전히 그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더 다가가지를 못한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어딘가 답답한 우리의 사랑은 위태위태하게 이어져갔다.</div>
마지막 글 쓴 날 출근해서 오늘 새벽에 퇴근했습니다.
출장아님. 진짜 그렇게 출근해서 이제 퇴근함ㅋㅋㅋ
내일 또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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