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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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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1179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30
    조회수 : 1739
    IP : 121.148.***.5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8/02/16 12:47:27
    http://todayhumor.com/?love_41179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7).
    싱글벙글한 D와 달리, 나는 죽을상 울상 시무룩상 밥상 술상 우거지상을 하고 있었다. <div><br></div> <div>...해마다 11월 마지막 주에 가는 회사 야유회...젠장...더럽게 가기 싫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왜?"</div> <div>"오빠 짐...이게 전부???"</div> <div>"어."</div> <div><br></div> <div>칫솔, 치약은 누군가 가져온 사람거 빌린다.</div> <div>수건 1장.</div> <div>양말 1켤레.</div> <div>끝.</div> <div>뭐 어때 1박 2일인데.</div> <div><br></div> <div>"이 츄리닝으로 켠김에 왕까지...너 어디 피난가???"</div> <div>반면 D는 우리 오마니가 두고 간 커리어가 꽉 차게 집어넣었다.</div> <div>내가 어디 1주일 출장가도 이렇게는 안 싼다.</div> <div><br></div> <div>"...무슨 기대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가서 등산하다가 중간에 징징거리면 정상 안찍고 내려오고, 그때부터 고기굽고 술먹고 친한척 셀카찍고 술먹고 고기굽고 자다가 아침에 족구 한판 뛰고, 점심에 싱겁기 그지없는 막국수 먹고 올거여."</div> <div>"..."</div> <div>"왜?"</div> <div>"...그래두 오빠랑 처음 가는 여행인데..."</div> <div>아뿔싸...여기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다니...</div> <div>미안미안. 오빠가 이렇게 무던해. 거기까지는 생각못했어. </div> <div>시무룩하던 D의 얼굴이 환해진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D의 기분에 맞춰주기 위해, 옷 한벌. 더 챙겨가기로 했다. </span></div> <div>진짜 엄청 양보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긴장한 인턴들과 신입사원들을 제외하고 다들 가기 싫다 오오라를 내뿜으며 집결지에 모이고 있었다.</div> <div>"김과장."</div> <div>"넵. 부장님."</div> <div>"고기 구울 준비는 다 됐고???"</div> <div>"군대였음 상병 어디쯤이예요. 슬슬 일병급인 대리들에게 고기집게와 가위. 넘기고 싶습니다."</div> <div>"난 괜찮은데, 사장님이 김과장이 굽는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시네."</div> <div>"...겉은 바삭. 속은 촉촉. 부장님의 가르침을 양손으로 펼쳐보입지요."</div> <div>"ㅇㅇ. 김과장만 믿어."</div> <div>"...야. 웃어? 니네가 잘 못구우니까 내가 지금도 가위랑 집게 잡잖아."</div> <div>"오늘 과장님 너무 날카로우세요."</div> <div>"찔러주갔어...하...가기 싫다..."</div> <div>"이번에...사업운영부에서 주관하잖아...레크레이션 싹 빼버렸대."</div> <div>"오오오. 그거 괜찮다. 장기자랑 그딴것도 없겠네?"</div> <div>"ㅇㅇ. 그것만 빼도..."</div> <div>"사장님이 상품권 꽤 들고 오셨다던데요?"</div> <div>"지난 수년간 그 중에 하나는 내꺼였어. 고든 램지 상이라고 알아? 내가 맨날 고기 굽고 서 있으니까, 하나는 항상 내꺼였지."</div> <div><br></div> <div>이렇게 만담들을 주고 받고 있는데, 저기서 여사원들 무리에 장대리랑 팔짱 꼭 끼고 꺄르르륵 웃으며 서있는 D가 보인다.</div> <div>여직원들이랑 잘 지내고 있는걸 보니, 아빠 미소가 나온다.</div> <div>"...과장님."</div> <div>"왜?"<br>"...장대리 임자 있는거 알죠?"</div> <div>"...그게 왜?"</div> <div>"어우...아무리 키퍼있다고 골 안먹힌다지만...장대리한테 그렇게 뜨거운 눈빛을..."</div> <div>야. 아이스박스 열어. 물은 답을 알고 있어. 이 쉐키한테 얼다만 물 맛 좀 보여야겠어.</div> <div>아니...나는 D를 보고 있는데 장대리라니...뭐 그 놈도 설마 장대리지, D겠어. 하고 그런거겠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휴게소 들어가면 깨워라. 통감자는 먹어야겠다."</div> <div>옆에 앉은 최대리에게 그렇게 말하고 그냥 잤다.</div> <div>상무님의 훈화말씀이 있으시지만, 그냥 잠. </div> <div><br></div> <div>"...?"</div> <div>차는 멈춘것 같고, 차내는 조용하다.</div> <div>눈을 억지로 뜨고 창 밖을 보니, 휴게소.</div> <div>최대리 이 쉐키...통감자 먹을거라니까...라고 몸을 복도 쪽으로 트니,</div> <div>"어?"</div> <div>"일어났어?"</div> <div>D가 눈 앞에 있고, 손에는 통감자랑 콜라가 들려있다.</div> <div>"어우야...회사에서는 조심하자니까...들키면 난 매장당해...미성년자약취유인이런걸로-_-"</div> <div>"애기아니라니까."</div> <div>"그거 나 줄거야???...일단 나가자."</div> <div><br></div> <div>휴게소 벤치에는 벌써 한잔씩 말고있는 인원들도 있고,</div> <div>흡연구역에서 한대 빨고 있는 인원들도 있고,</div> <div>버스로 어슬렁어슬렁 가는 인원들도 있었다.</div> <div><br></div> <div>"최대리 이 놈은 어디갔어...그리고 넌 내가 통감자 살거라는걸 어찌 알았는고???"</div> <div>"오빠 입만 열면 휴게소 통감자 통감자 그러잖아."</div> <div>"...고마워."</div> <div>"아...아냐..."</div> <div>애가 뭐 이런걸로 다 부끄러워하고 그래. </div> <div><br></div> <div>언제출발한대?</div> <div>음...15분 뒤에 출발할거야.</div> <div>30분 뒤에 출발하겠네. 저기 상무님 전무님 술까고 있지??? 절대 그 시간에 출발 못해. </div> <div><br></div> <div>우리는 휴게소 뒤편의 벤치에 마주보고 앉았다.</div> <div>불의의 습격(?)에 대비해서.</div> <div>"역시 휴게소 통감자야...왜?"</div> <div>"오빠 너무 맛있게 먹으니까 보기 좋아서^^"</div> <div>"...애가 또 별거 아닌걸로 사람 두근거리게 만들고 그려. 너도 한입해."</div> <div>"아~"</div> <div>"어째 안하나 했다-_-...옛다. 아~"</div> <div>툴툴거리면서 나왔어도, 여행은 여행. 우리 둘은 남들 눈을 피해서 통감자에 콜라 한캔 나눠마시고, 몰래 뽀뽀 한번 하고,</div> <div>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버스에 올라탔다.</div> <div><br></div> <div>"아!!! 과장님!!! 통감자 사오겠습니다."</div> <div>"쥐뢀엠병하느라 애쓰십니다. 최대리님. 그냥 앉아주세요. 이미 처묵고 왔습니다."</div> <div>"예?"</div> <div>"이 배신자놈. 항상 나를 엿맥이려고 애쓰는게 오늘 결실을 맺네. 검은머리 짐슴은 거두는게 아니라더니만."</div> <div>최대리랑 또 만담을 주고 받으며, 저 뒤에 앉은 장대리랑 D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어디갔다왔어?"</div> <div>"네??? 화장실이요."</div> <div>"화장실에 안보이던데?"</div> <div>"네???"</div> <div>"...내가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div> <div>"그러셨나봐요. 저도 속이 좀 안 좋아서..."</div> <div>"멀미해? 멀미하는구나? 앞자리로 갈까?"</div> <div>"아뇨아뇨. 괜찮아요. 장대리님이랑 있을래요."</div> <div>"아우~우리 D~...불라불라불라..."</div> <div><br></div> <div>저리도 D가 좋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떤 쉐키가 1천고지로 잡아놨어..."</div> <div>"목표는 100고지에서 하산...지금부터 징징거리기 시작해라..."</div> <div>등산좋아하시는 임원님들 잘보일라고 저기서 또 쓸떼없이 높은 산을 잡아놓았다.</div> <div>산이 저기 있으니 올라간다는 닥치고 등산파와, 산이 저기 있으니 보기나 할란다.의 귀차니즘파.</div> <div><br></div> <div>나는 오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라며, 간을 보다가 갈림길에서 살짝 한발 물러 후퇴하려 했다.</div> <div>"엌ㅋㅋㅋㅋ"</div> <div>"가자."</div> <div>"뭐?"</div> <div>D였다.</div> <div>"...오빠 고관절 도가니, 소백산맥에다가 다 꼴아박고 온 사람이야. 몸이 산을 거부해."</div> <div>"가고 싶어. 응?"</div> <div>"...아 왜 고생을 사서 해?"</div> <div>"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아~응?"</div> <div>"...일단 여기...딱 여기까지 가보고 다시 생각하자."</div> <div>"응^^"</div> <div><br></div> <div>선두는 저만큼 앞서가고, 나와 뜻을 같이 하던 동지들은 하나둘씩 뒤쳐지며, 중간에 우리만 남게되어 진짜로 둘이 여행 온 것 처럼 손잡고 다니고 그러다보니까...</div> <div><br></div> <div>"어? 저기 김과장이랑 D씨 옵니다."</div> <div>"어이쿠. 김과장이 여기까지 다 올라오고..."</div> <div>"헉헉헉...사...살려주세요..."</div> <div><br></div> <div>역시나 아무도 안 올라오는군. 하고 쉬고 계시던 임원분들이랑 부장님들은 뒤늦게 정상까지 올라온 우리를 보고 반색을 하신다.</div> <div>사장님은 즉석에서 D에게 오늘 상품으로 주려고 했던 상품권을 하사하시었다. </div> <div>나는 즉석에서 사진기사로 임명되어 단체사진을 찍어야했다. </div> <div><br></div> <div>인턴이 여기까지 따라온건 처음이라, (나빼고) 모두와 찍은 단체사진을 사장님은 한동안 핸드폰배경화면으로 저장해놓으셨다.</div> <div><br></div> <div>물론 우리 둘은 올라오는동안 여러장 찍고 온지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나 출세할려고, 맨날 도가니타령하시는 분이 거기까지 따라올라가셨어?"</div> <div>"닥쳐 좀. 지금 고관절이 비명을 지르고 있으니까."</div> <div>동기들의 질시를 한 몸에 받으며 방바닥과 물아일체의 경지에 빠져있자니, 고기꾸워임마.하고 가위와 집게가 눈 앞에 놓여진다.</div> <div>아!!! 고관절 도가니 아프다고오오오!!!라니까, 닥쳐. 고기를 손으로 굽지 무릎으로 굽냐.며 질질 끌려나왔다.</div> <div><br></div> <div>뷔페식당에 고기굽는 양반들은 돈이라도 받지...아!!! 줄 좀 서라고!!! 접시 먼저 들이밀지 말고!!!라며 고기를 신나게 굽고 나니...</div> <div>고기 냄새에 질려서 먹고 싶지도 않더라...</div> <div><br></div> <div>처져서 좀 떨어진데 앉아 소맥한잔 쭈욱 마시고 있는데...뭔가 입 앞으로 다가온다.</div> <div>"어?"</div> <div>"빈속에 마시지 말구."</div> <div>D가 고기를 한점 싸서 내 입에 들이민다.</div> <div>"...고마운데...냄새에 질려서 못 먹겄다...위장이 안먹고 폐가 다 먹었네."</div> <div>"한입만 먹어. 빈속에 먹지마."</div> <div>"하아...아~"</div> <div>"^^ 아~하세요."</div> <div>"...맛있네...야. 누가 보는거 아니겠지?"</div> <div>"안봐안봐. 다들 취해있어."</div> <div>"오늘은 다행히 내가 안취하네...나 취하면 재밌어. 옷벗고 뛰어다녀."</div> <div>내 팔을 꽉 잡는다.</div> <div>"그러지마."</div> <div>"농담이지. 제일 마지막에 뒷처리하는 사람들 있는데, 그 중에 한명이 나야."</div> <div>D는 내 옆에 앉는다.</div> <div>"오빠랑 놀러오니까 좋다."</div> <div>"...쉬고 싶었는데...ㅠ.ㅠ"</div> <div>"그만 좀 징징거려. 좋다...나 강원도 처음 와봐."</div> <div>"여기도 소백산맥 그 쯤인가...도가니가 비명을 지르네...아구구..."</div> <div>D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div> <div>"아!!! 봤어???"</div> <div>"뭘?"</div> <div>"별똥별!!!"</div> <div>"졸라 많이 봤지."</div> <div>"또 안 떨어지나? 어디서 봤는데???"</div> <div>"군대. 야간경계설때. 야투경으로 보면 장관이여. 지금 보이는 별에 수배는 더 많이 찍혀서 보이거든."</div> <div>"소원 빌어야지."</div> <div>"그거 별똥별 다 떨어지기 전에 빌어야 돼. 저거 생각보다 졸라 빨러. 딱 한번 성공한적 있는데, 그게 전역 5일 전. 마지막 근무때였어ㅠ.ㅠ"</div> <div>옆에서 흥깨는 소리하고 있는데, D는 눈 꼭 감고 진짜 소원을 빌고 있었다.</div> <div>"...지금 안떨어지고 있는데???"</div> <div>엌ㅋㅋㅋㅋ. 옆구리에 그 주먹이 날아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족구대회는 항상 꼴지권이던 우리 팀이 고관절과 도가니부상이 도진 나의 불참으로 인해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div> <div>물론 부상으로 심판석에 앉은 나의 편파판정이 우승에 큰 도움이 되었음을 우리팀만 빼고 모두가 인정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집결지에서 좀 떨어진 버스정거장에서 다시 만나, 집으로 가는 도중에도 이 지치지도 않는 에너자이저같은 D의 재잘거림은 멈추지않았다.</div> <div>날이 늦어서 단풍도 많이 지고 을씨년스러웠는데도 너무 즐거워하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에 같이 또 여행가자. 너가 돈걱정만 안하면 싸고 여유롭게 갈만한데는 있으니까.</div> <div>모처럼 D가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린다.</div> <div><br></div> <div>"연말보너스 나오면 아끼고 아껴서 가자. 알았지?"</div> <div>"응...오빠랑 둘이..."</div>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우리 둘이 찍은 사진은 D의 노트북 배경화면에 한동안 걸려있었습니다.

    (술김에 쓰는 거라, 글이 좀 엉망일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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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3). [7] 철전열함 18/02/27 22:31 18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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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2). [10] 철전열함 18/02/26 22:40 200 33
    250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1). [15] 철전열함 18/02/23 21:46 126 34
    249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0). [9] 철전열함 18/02/21 20:39 192 32
    248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9). [10] 철전열함 18/02/18 16:43 244 35
    247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8). [7] 철전열함 18/02/16 23:08 347 32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7). [8] 철전열함 18/02/16 12:47 266 30
    245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6). [3] 철전열함 18/02/15 21:25 250 33
    244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5). [9] 철전열함 18/02/13 22:15 216 34
    243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4). [8] 철전열함 18/02/12 19:31 227 33
    242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3). [8] 철전열함 18/02/11 17:38 208 34
    241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2). [5] 철전열함 18/02/11 12:06 24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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