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모든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경험담이며,</div> <div>단 하나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합니다.</div> <div>대화체임을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프롤로그<font> <strong>(19)</strong></font></div> <div>그래, 네 말대로 우리는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던 것일 수도 있지.</div> <div>우리는 섹.스를 먼저 하고 한달 뒤부터 사귀게 되었잖아. </div> <div>그게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아 지금도. 그 순간엔 그랬었잖아.</div> <div> </div> <div>이후 우리에겐 500여일의 시간이 있었지.</div> <div>그래서인지 500일의 섬머를 가끔 다시 볼때마다</div> <div>초반에 뜨는 Bitch 에 감정이입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나봐.</div> <div> </div> <div>언젠간 이 이야기들을 한번은 해보고 싶었어. 그 날이 오늘인것 같아. </div> <div>이제 이 글을 쓰고나면, 난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너의 모든 것을 부정하겠어.</div> <div>이미 내가 사는 지역엔 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널 닮은 실루엣을 보면 가슴 철렁하는 일 없게 하겠어.</div> <div> </div> <div>이 글을 통해 내 눈앞에 네가 나타나 나를 부르더라도 나는 네 눈앞에서 널 욕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추겠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1.<font> <strong>(19)</strong></font></div> <div>난 정서적으로 불안했고, 어쩌면 그걸 내 무기로 삼았는지도 몰라.</div> <div>그런데 그건 손잡이가 없이 칼날, 칼몸만으로 이루어진 무기였던걸 너무 늦게 알았지.</div> <div>많은 인연을 그렇게 잃고서 나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다 생각했었어.</div> <div> </div> <div>그 인연들을 놓치고, 떠나보낸 나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었거든.</div> <div>먹고 싶은 것이나 혼자 사먹게 하고, 보고싶은 영화나 혼자 보게 하고, 듣고 싶은 노래나 들으며 술마시게하면서</div> <div>그렇게 나 자신에겐 나 이외의 다른 누구도 주지 않으려고 했었어.</div> <div> </div> <div>그래서 처음엔 내가 널 밀어냈잖아. 엄청 심하게 밀어냈었지. </div> <div>그런데 넌 그 모든걸 다 부딪혀오면서 날 울게 만들었잖아.</div> <div>처음 단둘이 술 마신날 모텔을 다녀온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div> <div> </div> <div>난 다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던 다짐에서, 너만을 제외했었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2.<font> <strong>(19)</strong></font></div> <div>하지만 너라는 새로운 사람 앞에서도, 난 나를, 나의 무기를 버리지 못했던거야.</div> <div>육체적 관계를 통해 첫단추를 채우면서 순식간에 몇단계를 뛰어넘어 금방 사랑에 빠져버렸지만</div> <div>우리 사이의 사랑이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란걸 그때의 어렸던 나는 몰랐었던거야.</div> <div> </div> <div>연애 초반의 그 시간,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야 했을 너에게,</div> <div>난 정말 바보처럼 나의 모든 연애사와 나의 모든 감정과 나의 불안함을 파도처럼 밀어붙였지.</div> <div>더 많은 시간이 지나기 전에 널 밀어내서 나를 덜 아프게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div> <div> </div> <div>하지만 네가 그런 나마저도 모두 사랑해주길 원했던 이기심도 있었지.</div> <div>그건 분명히 이기적이었어. 지금도 후회하는 부분이지. 왜냐면 그때의 나는 </div> <div>네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더라도, 어떤 삶을 살더라도 사랑할 수 있었고 "사랑함" 자체에 목말라 있었으니까.</div> <div> </div> <div>너 또한 나를 그렇게 대해주길 바랬던 나의 잘못된 이기심이었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3.</div> <div>그래도 우리는 참 예쁘게 사랑했어. 주변의 모두가 잘 어울린다고 했었고,</div> <div>서로가 서로를 만나서 더 빛나는 것 같다는 말들도 들었지.</div> <div>겉으로 절대 보이지 않은 썩어들어가던 속과 달리 반반한 내 외모와, 밝고 당당한 너의 조합이었으니까.</div> <div> </div> <div>하지만 난 널 만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연애라는 것이 없었고, 그때까지의</div> <div>잘못된 사랑들과 잘못된 사랑법, 또한 자존감의 부재라는 것이 작은 실수들 마저도 큰 불로 키웠고,</div> <div>그 모든 화재들을 진화해가며 네가 느꼈을 피로감에 대한 인식이 내겐 없었어.</div> <div> </div> <div>이 모든 것들을 그때 알았더라면 우리는 달라졌겠지. 분명 그랬을거야.</div> <div>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만나고 있고, 사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div> <div>연애 과정에서 잘못했던 모든 것들이 아직도 나는 그때의 너에게 미안해.</div> <div> </div> <div><u><font>하지만 내게 벤츠 이상의 벤틀리 같았던 너를 똥차로 만든건 내가 아니라 너 자신이야.</font></u></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4.</div> <div>그래, 4년전의 일이지만 난 아직도 날짜까지 다 기억해. 그 순간의 모든 것들도.</div> <div>트라우마, PTSD 일수도 있겠지. 누구에게도 이 모든걸 터놓을 수 없었으니까.</div> <div>이제 시작해볼게. 네가 너 스스로 똥차가 되었던 그 과정들을. 너도 기억하고 있을걸?</div> <div> </div> <div>13년 6월말.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과 큰 차를 빌려서 모두 7명이서 계곡에 놀러갔지.</div> <div>알아, 그 순간에도 내가 실수를 했다는걸. 하지만 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거야.</div> <div>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에게 화를 내고, 펜션에 도착해서도 우리만 차에 남아 얘기를 했지.</div> <div> </div> <div>그때까지 나의 모든 실수와 잘못들을 참아오고 버텨냈던 네가 한계를 넘어섰던거야.</div> <div>이젠 알아, 내 삶에 있던 후회의 클라이맥스들 중 한 지점이니까. 그날 너는 나를 때리기까지 했고, </div> <div>같이 놀러온 모두를 생각해서 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div> <div> </div> <div>너는 나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시간을 가져보자고 얘기했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5.</div> <div>난 정말 눈만 뒤룩뒤룩 굴리면서 너를 기다렸어.</div> <div>상황을 낫게 할 방법도 없었고, 할 수 있는 것도 달리 없었으니까.</div> <div>여행을 다녀오고, <font><u>서로 아무 연락없이 주말이 지나고</u><strong>(19)</strong></font> 넌 월요일에 나에게 연락을 했어.</div> <div> </div> <div>난 우리가 다시 복귀가 된 줄 알았던거야. 사랑한다는 말만 서로 안했을 뿐이지, </div> <div>연락도 했고, 밥도 같이 먹고, 데이트도 했지. 이틀동안 네 화가 삭힌줄 알았어.</div> <div>네가 아직 우리는 조정기간이거든? 이라고 얘길 해줬어도 난 그걸 인지하지 못했어.</div> <div> </div> <div>그냥 해오던 대로 착한 사람처럼.</div> <div>내 실수와 단점들이 아무리 있더라도 너만을 위하고 너만 챙겨주던 착한 사람처럼.</div> <div>네가 그런 나에게 이미 이전부터 권태감을 느껴왔다는 건 생각도 못했던거야.</div> <div> </div> <div>만약 내가 너보다 나를 더 사랑했더라면, 그 457일의 시점에서 분명히 끝낼 수 있었을텐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6. <strong><font>(19)</font></strong></div> <div>그렇게 한달간을 우리는 사귀는 것도, 사귀지 않는 것도 아닌것처럼 만났어.</div> <div>너의 여름방학이었지. 1년 월세를 선납으로 해놓은 너의 자취방에서 밥도 해먹고,</div> <div>놀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사귀는 것처럼 섹.스도 했으면서. </div> <div> </div> <div>잘못된 첫 단추는 내가 꿰었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던 우리였으니까.</div> <div>조정기간이라는 네 말에도 섹.스는 우리 사이에 당연한 것 같았던거야.</div> <div>그 모든 것들이 너와 나는 암묵적으로 싸운 적 없이 다시 사랑하고 있는것만 같았어.</div> <div> </div> <div>너의 부모님이 선납으로 내주신 그 원룸에서의 여름방학동안,</div> <div>계절학기도, 알바도 하지 않고 잉여롭게 시간을 보내며 놀고 먹었던 너에게</div> <div>나는 너의 지루함을 달래줄 도구들 중의 하나(=호구) 였다는 것은 나만 몰랐던거야.</div> <div> </div> <div>그런 내가 얼마나 불쌍했으면 신이라는 존재가 나에게 그 날을 만들어주셨나봐.</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7. </div> <div>13년도 8월 8일 밤이었어. 넌 기억못하지? 지금 이 얘기가 내 얘기랑 비슷한데~ 싶어도</div> <div>날짜를 보면 이게 맞나 싶을걸? 나만 몰랐던 이야기들이 지금은 나만 아는 이야기가 된거지.</div> <div>너랑 나는 그날도 사귀는 것처럼 둘이서 술을 마셨어. 꽤 많이 마셨잖아.</div> <div> </div> <div>너를 너의 원룸에 들여보내고, 난 내일 아침에 숙취에 시달릴 네가 걱정되서</div> <div>걸어서 5분 너머 거리의 편의점에 가서 네가 좋아하는 오동통면 2개, 사이다, 포카리스웨트 등을 사려했지.</div> <div><font><u>편의점 가는길에 네가 나한테 전화를 걸었지. 잘 가고 있냐고. 고맙다고, 난 오빠 사랑한다고.</u></font></div> <div> </div> <div>네가 스스로 연락을 하지말자며, 조정기간이라고 말한지 한달이 다 넘어서</div> <div>나는 너에게 사랑한다는 얘기를 그때 다시 한달만에 들었어. 너의 목소리로.</div> <div>그 순간에도 편의점에서 널 위한 것들을 사고 있었지. 그것들을 비밀로 한채 난 고마워, 나도 너 사랑한다 했지.</div> <div> </div> <div>네 원룸 비밀번호는 그만큼 사귄 나는 당연히 알고 있었으니까. 서프라이즈로 가져다주려 한거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8.<font> <strong>(19)</strong> <strong>(19)</strong> <strong>(19)</strong></font></div> <div>한달넘게 못들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으니 내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웠을까.</div> <div>술마시고 속쓰릴 내일의 너를 위한 먹거리들이 내 손에 들려있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div> <div>그런데 5분 거리를 다시 걸어와서 너의 원룸앞에 도착했을때, </div> <div> </div> <div>낯익은 너의 실루엣이 원룸건물 입구에 앉아있고,</div> <div>그 앞에는 다른 어떤 남자가 네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지.</div> <div>난 아무렇지 않게 옆건물에 사는 자취생인것처럼, 옆건물로 들어가서</div> <div> </div> <div>너희 건물 입구 유리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릴때까지 담배를 피웠지.</div> <div>담배를 하나 피우는 중에, 소리가 들리고, 너와 네 머리를 쓰다듬던 남자가 없어진걸 봤지.</div> <div>고개를 내밀어 네 원룸 앞에 아무도 없는 것을, 너와 그 남자가 네 방에 들어간것을 확인하고.</div> <div> </div> <div>난 그냥 집에 가려고 했어. 마음만 그랬지, 계속 담배만 피웠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9. <font><strong>(19)</strong> <strong>(19)</strong> <strong>(19)</strong> <strong>(19)</strong> <strong>(19)</strong> </font></div> <div>담배를 두개 더 피우고, 세개째에 불을 붙이는 순간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div> <div>너에게 전화를 걸었지. 지금 뭐하고 있냐고.<font> <u>넌 편의점 비닐봉지를 들고 네 원룸에 오던 나를 이미 봤지.</u></font></div> <div>어두웠지만 나였으니까. 내가 집에 가는척 하며 편의점 다녀오는동안<font> <u>넌 나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 해서</u></font></div><font> </font> <div><font> </font></div><font> </font> <div><font><u>나를 안심시켜놓고, 내가 모르는 남자를 너의 집으로 부른거지. 불과 15분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던거지.</u></font></div> <div>넌 전화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strong><u>"아까 오빠인거 봤어. 오늘은 그냥 가줘. 그냥 가."</u></strong></div> <div>그때 4개째의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나는 전화를 끊고서,</div> <div> </div> <div>너의 원룸으로 들어갔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너의 방 문에 노크를 똑똑똑 하고,</div> <div>바로 비밀번호를 눌러서 열었어. 그리고서 그 안에 있던 남자에게 말을 걸었지.</div> <div>넌 나를 보고나서 놀라서 바로 대사를 치루진 못했던 모양이더라? 방안에서 둘이 담배 피우고 있었잖아.</div> <div> </div> <div>"죄송하지만 거기 남자분, 밖으로 나와주실래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요즘 베스트에 올라오는 연게분들 글을 몇번 읽다보니 제 얘기도 너무 하고 싶어졌었어요.</div> <div>바로 이어서 글 작성 더 하겠습니다. 긴 글 쓰는게 힘이 많이 드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