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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티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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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29546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2
    조회수 : 519
    IP : 218.233.***.2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6/02 23:53:54
    http://todayhumor.com/?love_29546 모바일
    니가 행복하면 난 좋아
    휴가를 얻었다. 6월 5일. 내 생일. 3,4,5,6 놀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자랑스럽게 점심시간에 여자친구에게 전화했다.
     
    여자친구는 정말 기뻐했다. 그리고 퇴근 쯤에 오겠다고 했다. 퇴근하는 발걸음은 정말 가벼웠다. 여자친구는 근처의 카페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날 안아주며 "어찌 이렇게 이쁜 생각을 했어?"하면서 내 궁디를 팡팡. 차에 탄 나는 시동을 걸고 근처의 마트로 향했다. 마트 데이트.
     
    사실 미세먼지가 창궐하는 이 시점에 제일 좋은 것 같았다. 시원하고. 각종 시설도 많고. 그래서 마트 데이트. 사람은 예상보다는 적었다.
     
    다 휴일을 맞이하려고 다른 곳으로 간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의외로 사람이 적었다. 붐비는 것을 싫어해서인지 안심이 되었다.
     
    여자친구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는데 우리 둘뿐이었다. 여자친구는 날 알아주며 "엘리베이터 멈췄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난 말없이 웃기만 했다. CCTV가 우리를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카트를 끌기 위해 100원을 손에 쥔 나는 뭘 살까 고민을 했다. 근데
     
    내 시야에 들어온 1000원 코너. 음료, 과자 등이 1000원에. 얼마나 싸게 들여왔으면. 갑자기 약간 기분이 언짢은 상황에서 여자친구는 체리를
     
    고르고 있었다. 카트를 끌며 느끼는 거지만 정말 판매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의 삶을 보며 다시 한 번 반성을 하게 된다. 돈있다고
     
    갑질하는 자식들에 대한 분노가 스멀스멀 올라올 쯤에 여자친구는 1+1 칫솔을 카트에 넣었다. 폼클렌징 1+1도 카트에 넣고 이것저것 사니
     
    74000원 정도. 3개월 무이자 할부의 은총을 받은 나는 트렁크에 박스를 싣고 시동을 걸었다. 운전을 하면서 나는 옆에서 칸쵸를 먹는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내가 휴가를 받은 일이 기분이 좋았던지 콧노래를 부르며 칸쵸를 먹고 있었다. 가루도 흘리지 않고 잘 먹었다.
     
    도착해서 박스를 꺼내서 집 안으로 들이고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했을 때 여자친구는 날 껴안았다. 그리고 "잠시만 이렇게 있자."라고 말했다.
     
    둘 다 아무 말이 없이 그렇게 몇 분 동안 있었다. 서로의 숨쉬는 소리와 심장 박동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은 여자친구의
     
    뽀뽀와 궁디팡팡으로 종료되었다. 체리와 음료수, 요구르트를 냉장고에 넣고 칫솔과 각종 욕실용품은 화장실의 수납공간으로 들어갔다.
     
    그 외의 품목을 정리하고 의자에 앉으니 여자친구는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줬다. 또 그렇게 몇 분이 흘러갔다. 샤워를 하고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티비 채널을 돌렸다. 여자친구는 자신의 지정석인 내 옆에 살짝 안겨서  내 왼쪽 가슴에 귀를 대고 내 심장 소리를 들었다. 여자친구의 이마에
     
    뽀뽀를 하니 여자친구는 자신의 입술을 검지로 가리키며 "요기"하며 애교를 부렸다. 나는 여자친구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 여자친구는 만족한
     
    듯이 웃으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여자친구가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했다. 여자친구와 4일간의 휴일에 대해서 상의하고 있을 때
     
    여자친구는 나에게 "설에 머리했던 미용실에서 내일 머리하자."라고 하며 사실 이미 예약을 해놨다고 했다.
     
    친구도 보고 내 머리도 하고 겸사겸사인 것도 좋고 실력도 좋으니 난 흔쾌히 받아들였다. 4일간의 휴일의 첫 계획을 수립한 여자친구는 나와 함께
     
    지내는 것을 알고 있는 자신의 베프들과 함께 친구집에서 치킨을 먹고 있을 것이다. 아니 이미 먹고 있다. 치킨이 도착하고 나에게 영상통화를
     
    했으니. 이러다가 그 친구들 중에서 실제 얼굴 본 사람은 두 명 뿐인데 이러다 여러 번 본 사람인 줄 착각할 것 같다. 영상통화를 종료하며
     
    "사랑해."라는 여자친구의 말에 주변 친구들은 방청객처럼 환호했다. 통화를 종료한 나는 우리 방의 신스틸러인 다육이 화분들을 바라봤다.
     
    물을 줄 시간이 가까워지는 만큼 우리가 함꼐한 시간도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지금의 행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최대한 오래갈 수
     
    있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난 다육이 화분에 물을 줘야 할 날짜를 확인했다. 한 달 간격 정도에 물을 먹어도 살 수 있는
     
    경이로운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사실 지금 여자친구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다. 이 글은 그 편지를 쓰다가 머리 식힐 겸 생각도 정리할 겸 쓰고 있다. 결국 말하고 싶은 내용은
     
    하나다. 날 사랑해줘서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더 노력하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너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사랑하겠다고.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하.하.하. 나름 멋있는 말을 적으려니 안 어울린다.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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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03 07:03:57  183.105.***.107  비앙키언니  313941
    [2] 2017/06/03 10:37:13  1.242.***.139  송복만  5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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