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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티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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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22424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1
    조회수 : 293
    IP : 218.233.***.21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2/11 00:40:16
    http://todayhumor.com/?love_22424 모바일
    나의 하루
    7시 30분 알람이 울려 일어나니 오늘 휴가라는 것이 떠올랐다. 안심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니 9시 10분.
     
    내 방에는 나 혼자가 아닌 여자친구가 있었다. 물소리와 함께 싱크대에는 딸기와 씨없는 청포도가 놓여있었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여기 와서 내가 자고 있는 사이 이것저것 정리하고 컴퓨터도 좀 하고 과일도 씻고...... 날 깨우지도 않고
     
    혼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낸 여자친구는 너무 심심했다며 왜 이제 일어나냐며 나에게 핀잔을 주었다. 웃으며 여자친구를 본 나는
     
    불현듯 위시리스트가 떠올랐다. 불안감을 샤워로 해소하고 나오니 여자친구가 과일을 내 입안에 넣어줬다. "아~~~"
     
    언제나 같은 일상이지만 요즘 너무 시끄럽고 언제 세상이 잠잠해지고 평화가 올지 근심이 가득한 내 얼굴을 본 여자친구는
     
    또 입안에 청포도를 넣어줬다. 침대의 등받이에 기대어서 오늘 하루는 뭐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자친구는 오늘 뭐할까하며
     
    나에게 기대었다. 피곤했는지 나는 바로 오전은 잠을 자고 싶다고 말했고 여자친구는 어찌된 일인지 바로 수락.
     
    오히려 자장가도 불러줬다. 그렇게 한 두 시간 자고 일어나니 11시 35분.
     
    여자친구가 그 사이 밥도 해놨다. 밥솥은 거의 쓰지 않아서 산 지 1년이 넘었지만 거의 새 것에 필적한 상태. 밥솥이 작동하는 소리도 못 듣고
     
    잔 것을 보니 난 정말 피곤했나 보다. 여자친구와 점심을 먹고 오늘 뭐할지 생각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평일에 쉬는 것이
     
    익숙지 않았던 탓인지 고민하던 찰나에 여자친구는 또 마트 데이트를 제안했다. 하긴 제일 무난한 것이니.
     
    여자친구와 마트에 도착하니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여자친구 손을 잡고 이곳저곳 보니 참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것 같았다. 자신들이
     
    팔아야 하는 물품을 팔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 진열하는 사람들, 청소하시는 분들, 그 외에 기타 등등. 모두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인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세상은 왜 모지리같은 놈들에게 농락당하고 그들은 잘 사는지.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여자친구는 내 한숨소리를 듣더니 등을 토닥토닥. 머쓱해서 웃으며 아이쇼핑을 하는데 괜찮은 브랜드의 청바지가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을 발견한 나는 그 청바지를 구매하고 나서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청바지를 입어보니 나름 괜찮은 것 같았다. 여자친구는 잘 어울린다며 내 엉덩이를 토닥토닥. 옷을 갈아입고 여자친구와 함께
     
    IP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일상을 평화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정말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것이었다. 작년 10월 말부터 이어졌던 말 같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느낀 교훈을 소중히 여긴 오늘.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며 난 소중한 일상에 대한 소홀함에 익숙했던 지난 시간의 반성과 함께 내일 본격적으로 나타날 위시리스트의
     
    실체에 대한 두려움도 가졌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보다 무섭지 않을지.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02/11 08:13:39  58.234.***.184  오유의오징어  27818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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