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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17991
    작성자 : 낭만고등어
    추천 : 3
    조회수 : 563
    IP : 1.232.***.20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12/14 20:25:05
    http://todayhumor.com/?love_17991 모바일
    외사랑은 괴로움만 가득한 자해행위일 뿐이다..
    예전에 아는 형님께서 외사랑이라는 단어를 가르쳐줬어요. 

    짝사랑은 상대방은 내맘을 모르는 거지만, 외사랑은 상대방이 내마음을 알지만 받아주지 않는 거라고... 


    지금 그 외사랑에 빠져서 힘이 들긴 하네요. 

    그녀를 알게 된건 2년전 추석연휴때였습니다. 

    영화일을 하는 형들과 같이 술 마시기로 했는데, 그 중 형 한명이 데려온 사람이 그녀였어요. 아는 배우인데 소개들 시켜준다고. 

    객관적으로 봐도 미인이었지만,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어요. 

    너무 예뻐서... 나하고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 여겨졌으니까요. 그냥 그날 하루로 스쳐지나갈 인연 정도로 생각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만남 이후에 몇번 같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 주변에서 아는 배우 좀 소개시켜 달라고 했고, 저는 그녀를 소개시켜 준 거죠. 

    그 이후 그녀가 고맙다며 밥을 사주더군요. 

    그날 부터 제 외사랑이 시작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녀와 만날 구실을 더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더 연결해주려 노력했고 

    올해는 오랜시간 같은 작업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만큼 더 많이 만났고요... 


    사실 작년 가을 즈음 이미 그녀에게 제가 좋아하고 있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제게 너무나도 힘든 일이 생겨 술 한잔 사달라고 이야기 했고, 그녀가 흔쾌히 사준 날 이야기 했습니다. 

    나 계속 네 주변에서 맴돌아도 되냐고. 

    그녀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외사랑일 뿐...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저는 많은 걸 알지 못해요. 

    물어봐도 잘 이야기 안하려 하고, 때문에 그녀가 자연스레 이야기 해주기 전까지 기다릴 뿐이죠. 더 깊이 물어보기도 뭐하고. 

    그냥 우연히 그녀를 만나서 알게된 몇가지들. 

    그녀는 탄산을 싫어하고, 면요리를 안 좋아하고, 오이를 싫어하고, 추위를 싫어하고, 군것질을 잘 안하고, 술은 잘 하지만 별로 안 좋아하고... 

    그와 달리 아이스크림 좋아하고, 견과류 좋아하고, 물 많이 마시고, 고기 좋아하고, 닭 좋아하고, 콩나물 요리 좋아하고... 

    그녀를 만나면 항상 제가 좋아하는 것보다 그녀가 싫어하는 걸 더 먼저 생각하게 되서 피하려 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하려는 제가 있죠. 항상 그녀의 시간에 제 시간을 맞추려 하고 있어요. 

    직업은 배우지만, 아직은 무명이라 배우 일보다는 생계를 위한 일과 배우로서의 일을 병행하느라 항상 바쁘고, 

    제가 좋아하니까 맞춰주려 더 노력해요. 

    정말 제가 게으른데, 하나하나 기억하고 하나하나 더 맞춰주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 마음 알면서도 받아주질 않네요. 

    알아요. 나보다 잘난 남자는 세상에 많다는 걸. 더우기 집에서 가장인 그녀라서 지금 연애는 꿈도 못꾼다는 걸... 


    항상 쿨하게 대하는 모습만 보이고 싶은데, 점점 더 조르고만 싶고 땡깡부리고만 싶어요. 

    34살 살아오며 진정 욕심 나는 사람 만난 거 두번째입니다. 

    내가 이상형으로 꼽는 5가지에 모두가 부합되는 첫 사람이고요. 


    어제는 그녀가 단역으로 나오는 영화를 보고 왔는데, 그녀의 분량이 너무 적어 아쉽다 못해 영화가 별로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왜 저 사람 분량이 저것 뿐이냐고 생각되면서.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는데 말이죠. 

    다른 이들에게는 몰라도 저한테는 우주급 슈퍼스타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서글픕니다. 


    과연 앞으로 내가 연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이 삶에 얼마나 더 남았나 생각하게 되니까, 이 외사랑이 더 힘들고 아프네요. 

    그냥 주변에 적당히 만나고 적당히 연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만나는 사람에게 미안한 것 보단, 제 자신이 행복하리란 생각이 안 들어요. 


    저도 빨리 영화쪽에서 뜨고 싶어요. 아니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싶어요. 그녀보다 먼저

    그래서 몇번이나 그녀에게 말 했던 것 처럼

    "나한테 고맙다는 말 하지마. 난 너한테 그게 당연한 사람이고 싶어." 

    라는 말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외사랑이라는 이 자해속에서 머무네요. 

    35살을 앞둔 지금... 얼른 결론이 났으면 좋겠어요. 

    너무 아프네요... 
    낭만고등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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