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합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한 거죠. 저도 그러니까요.
그래서 기억에 보탬이 되고자 류이나님과의 첫만남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3일전, 톡노말에서 류이나님과 함께 한 첫판입니다.
저는 노틸 정글이었고 류이나 님은 미드 애니였습니다.
류이나 님은 시작 후 초반 몇분 잠수를 타는 바람에 라인전을 늦게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초반부터 제드에게 좀 고생했습니다. 이해합니다. 제드는 라인전 강캐니까요.
어찌됐든, 저는 미드는 레벨링에 신경써야 한다 판단하고 초반 미드는 내버려두고 탑과 봇을 풀었습니다. 나름 시원하게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드 라인전을 제압하던 제드가 로밍왔다가 되려 갱승하고 갈 정도였으니까요.
게임 잘 풀리고 있는 와중에 류이나님의 발언은 시작되었습니다.
(핑!핑!) 애니 : 미드 갱좀 와주셔야됨;;
미드갱을 안 간 것도 아닙니다. 제드가 오로지 로밍갔다가 죽었겟습니까? 리신의 1데스도 미드 2:2교전에서 제가 더블킬을 땄던 건데 말입니다.
게다가 톡노말 5인팟으로 모였는데 말은 한 마디도 안하고 오로지 채팅과 핑으로만 소통했습니다.
처음부터 듣톡이라 말하고 양해를 바랐으면 모를까. 방장님이 두판째쯤에, "마이크 안 되세요?" 라고 물으니 채탱으로 [묵언수행중임] 라고 답했습니다.
류이나님과 소통 단절은 이때부터 느꼈습니다. 하지만 뭐 기억에만 남을뿐 크게 기분 나쁘진 않았습니다.
게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2.
첫 만남으로부터 3일 후입니다. 노톡노말팟 모집이 있길래 저는 손 들었습니다.
그리고 류이나님과 재회했습니다. 톡노말할때도 듣톡하더니, 노톡노말 유저였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원딜 트리스타나, 류이나님이 서폿 카르마입니다. 봇은 흥했습니다. 아니 봇만 흥했습니다.
이렐은 에코와 1:1 구도에서 완전 말려버렸고
제드는 초반부터 2데스를 하는 바람에 상대팀 제드에 비해 말렸습니다.
그리고 그브도 초반에는 커버를 하려다 조금 말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중 봇은 흥했습니다. 카르마의 견제와 이니시, 그리고 트타의 점프와 폭탄 폭발로 룰루를 많이 끊었거든요.
그래서 게임의 구도는 적팀 탑미드 정글이 봇 로밍을 와서 풀어주느냐 VS 우리 봇이 팀원의 백업이 올 때까지 살아서 버티느냐 가 되었습니다.
머리속에 게임 상황이 그려지시죠? 그리고 우리 봇은 버텼습니다.
적 제드가 우리한테 궁을 허비했고, 우리팀 제드는 노궁인 적 제드를 따냄으로써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코가 로밍와서 이득을 못 보는 동안 이렐이 프리파밍을 하면서 자연스레 탑은 숨통이 틔였습니다. 그브님도 늦지 않게 백업 와서 이득 많이 봤죠.
이 게임에서의 기억나는 류이나님의 발언들을 적어보겠습니다.
봇에서 4:5 교전이 몇번 있은 후. [봇 빼고 전부 터졌으니 봇이 캐리해야됨]
별거 아닌말 같죠? 근데 같이 흥하고 있던 제가 먼저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당시 채팅 분위기는 매우 희망적이었습니다. 우리팀 제드는 망한거 복구했고 그브도 성장 잘 하고 있고 이렐만이 [망해서 죄송합니다.] 이러는 와중에, 서로 농담도 하면서 웃으며 게임하던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찬물 끼얹은 거죠. 이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팀원 세명에 대한 비꼼입니다. 시시덕 거리면서 열심히 겜 안 하고 있으니 봇에서 멱살 잡고 이겨야 된다. 이런 늬앙스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같이 흥했던 원딜인 제가 말이에요.
라인전이 끝난 후 한타에서, [??. 님들. 불만있음. 제가 제드를 1:1마크했는데 왜 한타 겨우 이기죠?]
정말 극적인 한타였습니다. 적 레오나의 선궁 이니시, 에코와 제드의 정신 없는 난입, 딜러들과 서포터의 어그로 핑퐁, 제가 기억하기로는 3명 죽고 4명 죽인 후 라인 푸쉬까지 했던 상황입니다. 다들 정신없는 한타를 끝내고 이득봤구나 싶은데 들려온 말입니다. 서로 나이스 ㅅㅅ 굿 이러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다른 팀원들 할 말을 잃었죠. 채팅창이 얼어붙었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겁니다. 그래서 제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말 꺼냈습니다.
[카르마님, 제드를 1:1마크하니까 그러죠. 담부터는 에코까지 1:2마크 하셈 ㅋㅋ]
같이 흥했던 저니까 꺼낼 수 있었던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팀원들은 다시 채팅을 이어나갔습니다.
3.
드디어 문제의 시작입니다. 저는 서폿 소나입니다. 류이나님은 정글 신 짜오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상대 칼리스타가 마스터, 쓰레쉬가 다이아입니다. 이 듀오를 상대로 실버 골드인 징스와 소나로 라인전을 했지만 무리였습니다. 정말 시원하게 터졌습니다. 2렙부터 쓰레쉬가 들어올걸 알고 있었음에도 당하기 시작해서 우리 봇 듀오가 5렙일때 적은 7렙인 등. 6렙도 못찍게 괴롭혀댔으니까요.
류이나님이 언급한 문제의 타워상황에 대해 설명하자면, 소나와 징크스가 레벨 5에 반피였습니다. 미니언 빅웨이브가 몰려왔습니다. 쓰레쉬와 칼리스타는 레벨 7에 풀피였습니다. 이건 타워 허깅해도 칼리스타 궁 들어오면 더블킬 따이고 타워 내주는 겁니다.
게다가 다른 라인도 상황은 안 좋았습니다. 백업을 바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타워를 내줘야겠다고 징크스와 합의 봤습니다.
소나 [봇 타워 내줄게요]
짜오 [타워를 왜내줌?]
전 진짜로.. 진심으로 이게 말이야 빙구야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이 없어서 답했습니다.
소나 [못지키니까요 ^^7. 다이브 당해요.]
짜오 [더블킬 나더라도 타워 지키는게 이득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오버데스겠다. 죽더라도 타워 지킬수 있으면 좋죠. 근데 이미 빅웨이브인데 어떻게 지켜요? 다이브 당하더라도 순삭당하기전에 미니언 파밍 하란 소리인가요?
다른 팀원이 제 말을 보충해 주시더군요.
[더블킬 난 다음엔 어차피 타워 나가요.. 안 죽고 타워 내주는게 낫죠.]
이후에 저는 미드로 지원갔습니다. 기분은 상했지만 어쨌든 게임 지더라도 서로 달래면서 좋게 지는게 낫잖아요? 몇판 같이하면서 느낀건데 제드님이랑 카서스님은 정말 즐겜하시더라구요. 채팅을 유쾌하게 하는 편이라 같이 농담도 하면서 게임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당시 그나마 오버데스 안 하고 성장 무난히 하고 있던 챔프가 신 짜오였습니다.
소나 [괜찮아요. 짜오님이 성장하면 다 이김]
그러자 류이나님, 즉답 하셨죠?
짜오 [왜 비꼬아요?]
채팅창은 또 얼어붙었습니다.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 아니, 이분 지금 내가 정글탓 하는거로 받아들인건가 싶었습니다. 게임 한 두판 한것도 아니고 이런 게임은 정글 그자체가 와도 못 살릴 게임인데 이걸 탓할리가 없잖습니까. 이때부터 저 열받았습니다. 그래서 쏘아붙였습니다.
소나 [님 인성이 꼬이신듯. 왜 말을 그렇게 받아들이죠?]
제드 [.ㅠㅠ 우리끼리 싸우지 마세요]
카서스 [..ㄱㅊ 원래 싸우면서 크는거임.]
불 붙으려는거 팀원들이 말렸습니다. 저도 눈치는 있어요. 그래서 화제 전환했습니다.
소나 [음.... 싸우면서 큰 다면, 저도 키 더 클 수 있을까요.]
카서스 [ㄴㄴ 레벨업만 함]
더 이상의 채팅은 안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은 결과창 그대로 졌습니다.
4.
갈등의 절정이자 마지막 판이었습니다. 이때 새 멤버로써 YNOW님이 합류했습니다. (류이나님 저격글을 쓴 저격러입니다.)
YNOW님이 원딜 코그모, 제가 서폿 나미, 류이나님이 탑 신짜오였습니다.
이번 봇 상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베인이 다이아1티어였으니까요.
YNOW님이 로딩창에서 전적 검색을 하셨나 봅니다.
코그모 [적 다이아 1이에요. 힘들겠네요.]
나미 [헐... 전판은 마스터 칼리스타 만났는데 ㅋㅋㅋ]
류이나님이 말했습니다.
짜오 [대체 그런걸 왜봄;;]
코그모 [??]
코그모 [볼 수도 있지 왜그럼?]
나미 [그러게요.]
쉔 [전적 검색후 기선제압 당하니 그럴듯..]
초반 봇 라인전은 무난했습니다. 아무리 다이아1티어라 해도 베인인걸요. 초반엔 서로 사리면서 파밍했습니다. 그러다 트페 6렙 후부터, 로밍과 교전이 시작되고 나니 이때부터 말렸습니다. 쉔이 궁 써서 합류해도 팀원이 녹아내린 뒤, 쉔까지 원플러스원으로 잡아낼정도로 합류 타이밍이 무서웠으니까요.
라인전 단계는 끝났습니다.
탑은 2차 타워가 남았고
미드는 억제기 깨졌고
봇은 억제기 앞 타워가 압박 받았습니다.
적은 트페에다 기동성이 좋으니 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수비에 치중할 때였습니다.
모든 라인이 강하게 압박 받고 있었습니다. 자, 여기서 여러분의 의견을 묻겠습니다. 우리 팀 중에, 라인 클리어가 빠른 챔프는 몇 입니까?
저는 코그모와 제드라고 생각 합니다.
그럼 코그모가 미드 라인 클리어하고, 제드가 봇 라인 클리어 하면, 남는 탑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탑 라이너가 정리 해야죠. 그런데 신 짜오는 빠르게 클리어 할 수 없는 챔프는 아닙니다. 티아맷이나 태불망을 갔다면 모르겠지만요.
여기서 류이나님 또 말 합니다.
짜오 : (핑핑)[탑 라인 클리어 해야 됨.]
하지만 저는 탑 못 갑니다. 미드에서 코그모 지켜야 되요. 억제기도 나갔는데 코그모 혼자 둘 수가 없어요. 게다가 나미가 뭔 수로 라인 클리어 합니까.
제드는 봇 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확인했지만 AP쉔이네요. 뭔 수로 라인 클리어 합니까.뭐 어쩌라구요.
그러다 탑 2차 타워 깨졌습니다.
짜오 : [아니 탑 라인 클리어 해야된다니까 뭐함]
전 더 이상 대꾸 안 했습니다. 팀원들도 지쳤는지 아무말 안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 후 상대가 바론 먹는거 덮쳐서 좀 따라잡을락말락 하다가 결국에는 게임 졌습니다.
게임 끝나고 팀원 중 누군가가 그러셨다 하더군요.
[신짜오 게임 내내 말 많네.]
이 후 여러분이 잘들 아시는 YNOW님(저격러)과 류이나님의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상 진술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