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픽이였고 걔가 4픽이였는데 시작부터 '대리니까 미드만 주세요'를 외치는 거에요.

하지만 여기는 인간이라는 단어에 믿음을 걸지못하는 실버와 골드. 4픽에게 재차 닉좀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였음.
평소대로라면 '아 이거 4픽이 미드달라고 땡깡부리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을텐데 그때는 좀 달랐음. 이상하게 진짜 대리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나만 그랬던건 아닌지 15봇듀하고 3픽이 픽부터 훈훈하게 게임을 시작했음. 정글은 제가 리신이였고 봇듀 루시안과 쓰레쉬, 탑은 마오카이였고 대리라 한 애가 신드라였음.

게임이 기가차게 잘풀렸어요. 뭐라해야하지, 지금 생각해보면 퍼블도 줬고 했는데 게임자체가 '미드 대리가 캐리할꺼니까 이거 죽지만 말아야지' 하는 마인드?

그러다가 신드라가 제드한테 솔킬을 따였는도 우리는 '아 신드라형님이 무리를 좀 했나보네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ㅋㅋㅋ 해가지고.

결국 이겼어요. 마지막 한타 이기고 쌍둥이 밀고 있는데 신드라는 끝까지 말이없다가 넥서스깨지는 타이밍에 '사실 대리아님'을 외치고 곧바로 나갔음.


그걸 보고 생각했음. 아,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구나. 그래서 속여줄 필요가 있다고.

그래서 트롤이 해결됐어?

아니, 트롤을 해결해나갈 용기를 얻었지.
All is 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