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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l_415222
    작성자 : aeio
    추천 : 52
    조회수 : 4079
    IP : 121.173.***.75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3/12/14 16:50:26
    http://todayhumor.com/?lol_415222 모바일
    어젯밤 롤 이야기 2
    <div> </div> <div><font size="2">어젯밤 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나는 자연스럽게 pc방으로 향했다. pc방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font></div> <div><font size="2">나는 요새 가장 핫한 원딜이라는 루시안을 맹렬하게 연습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게임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고</font></div> <div><font size="2">난 다음번엔 꼭 겔포스를 지참하고 오리라 다짐했다. 한참 게임을 하다보니 뒷쪽이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그곳엔 초등학생무리가 </font></div> <div><font size="2">모여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왁자지껄 떠들던 그 아이들의 모습에 신경이 쓰였지만 나는 게임에 집중하기로 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러던 중 그 시간이 다가왔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호환 마마나 홍콩할매가 가장 무서운 존재였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font></div> <div><font size="2">밤 10시인듯 했다. 열시를 알리는 방송이 컴퓨터에서 흘러나왔고 이제야 좀 조용히 게임에 집중할수 있겟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보이진 않지만 뒤에서 누군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 무리들이 아직도 가지않고 내 뒤에 스크럼을 </font></div> <div><font size="2">짜고 서서는 내가 게임을 하는걸 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갤러리들을 거느리게 된 나는 무관심으로 대처하며 이 상황을 타개해보려</font></div> <div><font size="2">했지만 녀석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밤 10시가 지나면 미성년자들은 집으로 돌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조속히 집으로 귀가할 생각은 하지않고</font></div> <div><font size="2">계속 그자리에 서서 나의 플레이에 대한 열띤 토론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아마도 미리 지불했던 천원의 시간이 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font></div> <div><font size="2">아쉬움에 발길을 떼지 못한 것이었으리라.. 알바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지만 이미 과도한 업무에 지쳐서인지 카운터에 늘어져서 일어날</font></div> <div><font size="2">생각을 못하는 알바의 모습을 보며 나는 모든것을 체념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하면서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font><font size="2">한참을 내 플레이를 지켜보던 녀석들의 입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와 무빙쩐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앞으로 걸어갔을 </font><font size="2">뿐인데 그림같이 블리츠의 그랩과 케틀의 Q가 </font></div> <div><font size="2">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내가 서식하는 세계는 그런 세계였다. 롤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칭찬을 </font><font size="2">들어본 건 처음이었다. 비록 초등학생이었지만. 초등학생의 칭찬에 괜시리 어깨가 으쓱으쓱하는 나 역시 그들과 같은수준의 어른아이였다.</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더블킬을 따낸 후 기세를 잡은 나는 아이들의 추임새에 취해 덩달아 같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창 게임이 진행되던 중 바텀에서 </font></div> <div><font size="2">용을 먹고있는 적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평소였으면 엄두도 못냈겠지만 이미 흥이 오를대로 오른 나는 용을 스틸하기로 마음먹었다. 홀로</font></div> <div><font size="2">용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조차 숨소리를 죽이고 초롱초롱 빛나는 눈초리로 날 지켜보기 시작했다. </font></div> <div> </div> <div><font size="2">용의 피가 거의 남지 않았을 때 과감하게 점멸로 벽을 넘어가 궁을 날렸다. 아뿔싸...긴장해서인지 아니면 이 무쓸모한 손가락의 한계인지 </font></div> <div><font size="2">나는 내가 들어온 벽쪽을 향해 궁을 날렸다. 처음엔 적들도 치지 않았다. 아마 그들도 이 상황이 무슨상황인지 파악이 잘 되지 않는 듯한 </font></div> <div><font size="2">모습이었다.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그냥 지나가다 보여서 잠시 안부나 물을겸 들른척하며 문워킹으로 그곳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font></div> <div><font size="2">이내 회색화면이 보였다. 뒤에서 아이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 이후부터 나는 말리기 시작했고 도저히 이대론 안되겠다는 </font></div> <div><font size="2">생각이 들었다. 나는 뒤로 돌아 너희들의 존재가 나의 집중력 감퇴를 야기하고 그로인해 게임의 승패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니 어서 </font></div> <div><font size="2">빨리 나의 시야에서 이탈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의외로 순순히 말을 들은 아이들은 퇴장을 위해 문쪽으로</font></div> <div><font size="2">향하기 시작했다. 큰 고비를 넘긴 나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하려 했지만 나는 듣고야 말았다. </font></div> <div> </div> <div><font size="2">'브론즈가 저렇다니까 ㅋㅋㅋㅋㅋ' </font></div> <div> </div> <div><font size="2">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들 같으니.. 난 언랭이었다. 물론 브론즈5로 수시입학이 기정사실화 되어있었</font></div> <div><font size="2">지만.. 당장에라도 뛰어가 사과를 받아내고 싶었지만  </font><font size="2">게임하다 초등학생과 싸우는 어른으로 낙인찍히기엔 내 이성은 너무나 또렸했다. </font></div> <div><font size="2">결국 난 그날 더이상 마우스를 잡을 수 없었다.</font>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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