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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8290
    작성자 : 도주자들
    추천 : 10
    조회수 : 813
    IP : 175.223.***.22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03/13 23:56:2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8290 모바일
    [미니막장드라마] 채무인, 빚의 일기_①
    1.jpg
     
     
    -Intro-
    당분간 연재될 이 미니막장드라마는 허구가 아닌,
    10000% 실제에 기초하여 쓰인 글임을 알립니다.
    (짠내주의)

    본론부터 까고 깔끔하게 시작하겠다.
    약 5개월 전, 우리는 2년여간의 여행을 종료하고
    너덜너덜해진 몸뚱이로 배낭 하나 덜렁 메고 인천공항에 닿았다.
    그렇다. 사실이다. 정말 가진 거라곤 배낭 하나였다.
    빈털터리였다.

    허나, 딱 하나 더 가진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빚.
     
     
    2.jpg
     
    빚도 재산인 시대, 당당한 에티듀드.
     
     
    5년의 직장생활 동안 개미처럼 모아둔 적금이니 펀드니 다 해지하고
    퇴직금까지 몰빵해간 경비는 여행 시작 8개월 만에 시원하게 엥꼬가 났다.
    알고 있었다. 예상했던 바.

    당황하지 않고, 호주로 입성-
    딱 여행한 기간 8개월 만큼 외노자 생활 8개월-
    번 돈을 가지고 여행 Season2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알량한 돈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다시금 엥꼬!
    아프리카까지만 여행하고 귀국했어야 사리에 맞으나, 인도가 너무 가고 싶었다.
    결국 빚을 내서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계속 없어보면, 개념이라는 것이 증발한다.
    어차피 없는 인생, 빚 좀 있으면 어떠랴?
    -는 마인드로

    2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의 손에는
    '빚'이라는 기념품이 들려있었던 것.
    ,
    ,
    오랜 기간 여행을 하다 보니
    누군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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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말하고,
    (젠장, 그 와중에 아무도 '금수저'라고는 안 했다)

    또 누군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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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했지만

    긴 여행을 마치고 내 나라에 돌아온 우리의 스펙은
    서른셋, 돈 없고 빚 있는 백수-
    였다.

    싸늘한 현실이 어깨에 내려앉았지만
    일단 오랜만에 만난 한국이 반갑고, 보고 싶던 친구들과 즐거워,
    낯짝에 지점토 깔고, 일단 즐겼다.

    빈 주둥이만 주둥주둥 들고나가
    그동안 먹고 싶어 사진만 보며 침을 질질 흘렸던 한국의 산해진미(우리에겐 갖가지 부속과 내장)에
    처음처럼 과 카스를 번갈아 맛깔나게 곁들이는 꿈꾸던 생활을 즐겼다.
    돈 없는데 눈치는 안 보이냐고?

    얻어만 먹어 미안하다 말하는 내게,
    친구 놈은 명언을 읊조렸다.
    5.PNG
     
    훗날 내가 빌어먹을 때, 그때 니가 사라-
    는 깊은 통찰이 담긴 문장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해맑게' 얻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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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지인들이 제공해주는 식도락과 주도락에 빠져 향락의 도가니에 담겨있다
    빚을 청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올 때쯤,
    '얼굴책'에서 어떤 영험한 게시물을 접하게 된다.
     
     
    7.jpg
     
     
    잠깐.
    당장 그 스크롤 멈추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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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적인 인트로
    20일, 치고 빠진다는 점이 아주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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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한 지 오랜지이긴하다만, 우리의 전공은 '의류학'
    건축학과라고 집 잘 짓는 것 아니고, 식품 영양학과라 해서 요리 잘하는 것 아니더라만은
    일단 마음의 진입장벽은 높지 않다.

    게다가 '포장과 재고 정리'라고?
    단순노동이라면 이미 호주에서 그 능력치 레벨업 하지 않았는가.

    마지막으로, 일산은 현재 선임이 기거하고 있는 동네.
    (그리하여 멋지도 시시각각 드나드는 지역)
    좋... 좋은 조건이다.
     
     
    10.jpg
     
     
    오랜만에 직장인 코스프레 할 수 있는
    깔끔한 근무 시간.
     
     
    11.jpg
     
     
    이왕이면 8만 원 줬으면 좋겠다,
    에헤헤헤헤헤
     
    12.jpg
     
     
    생각이 쥰내 있다마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

    '해야겠다' 마음먹으면 나도 모르는 새 저질러버리는
    불도저급 실행력으로
    바로 연락을 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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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바로 채용되었다.
    그리고는 내일 바로 출근.

    '따뜻하고 편한 복장'
    '약간의 섬유 먼지'

    -에서 다소간의 '싸...한' 느낌을 받기는 했으나,
    그래 뭐, 책상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 아닐테니 이 정도야!
    요새같이 악랄한 취업난에 보수로 밀당해서 간 보지 않고,
    인턴이란 검증 과정조차 거치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이순재 선생님 st. 채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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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에 들었숴!!!!

    딸기농장에서 무려 8개월 굴러먹어봤잖소.
    농장계의 사무직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주름잡던 우리다.
    커다란 작업장에서 하나의 개미 일꾼이 되어 열심히 일해보자!!
    그동안 놀았으니, 이제 일을 해보는 거야!!
    더 이상 빚은 없는 거다!!!
    빚 청산의 푸른 꿈!!!

    ,
    ,
    ,

    허나 우리는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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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가 몰아치는 차가운 회색 컨테이너 박스에
     
     
    16.jpg
     
     
    앉아있게 되었다....

    ,
    ,
    ,

    [미니막장드라마] 채무인, 빚의 일기 ②편
    카밍 쑨-



     
    출처 www.yabando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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