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길을 걷다 튀어나온 보도 블럭에 걸리거나 발이 꼬여서 넘어져 망신을 당한 적이 있을것이다... <div><br></div> <div>그러나 한눈을 팔다 전봇대나 가로수등에 정통으로 부디친 경험은 별로 없을 것이다...</div> <div><br></div> <div>게다가 동행도 없이 혼자 길을 걷다 그것도 사람들이 넘치는 대로변에서 말이다..</div> <div><br></div> <div>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난 결코 그날을 잊을수가 없다.</div> <div><br></div> <div>그날은 엄정화5집이 막 발매된 날이었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퇴근길에 양재역근처의 한 레코드점 앞을 지나치다 그 앨범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 것이 화근이였다.</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하얀바탕에 이뿐 정화누님의 옆모습이 있는 포스터였는데 그림인것 같기도 하고 사진인것 같기도 했다...</div> <div><br></div> <div>난 저것이 그림일까 사진일까를 고민하며 계속 고개를 돌린채 걷고 있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수초후 다가올 엄청난 재앙을 인지하지 못한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직도 그때 두개골속으로 청명하게 울려퍼졌던 "쨍~"하는 금속성의 진동음에 몸서리가 처진다...</div> <div><br></div> <div>희한한게 내가 부딪힌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던게 전봇대가 아닌 가로수였는데도 불구하고 </div> <div><br></div> <div>마치 쇠밥그릇에 쇠수저로 두들렸을때와 같은 쇠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가로수가 그러할진대 아마 전봇대였다면 거의 기절하지 않았을까 싶다...</div> <div><br></div> <div>권투시합에서 제대로 펀치를 맞게 되면 한순간 몸에서 혼이 빠져 나가듯 몸이 축 늘어지며 그대로 주저앉거나 아니면 뒤로 벌러덩 나가 떨어지게 되는데</div> <div><br></div> <div>비교적 평온한듯 보이는 선수의 표정에 보는 사람들은 그 고통을 미처 잘 모를 것이다...</div> <div><br></div> <div>나역시 그랬다..<br></div> <div><br></div> <div>그때까진...</div> <div><br></div> <div>마빡을 나무에 부딪힌 순간 앞서말한 쨍~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두개골 안에서 울리고 마치 정전이 된것처럼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진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진 내가 어떤상황인지 아직 인지조차 할수 없으며 아무런 통증도 느끼진 않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내 눈앞이 서서히 세피아톤으로 환해지며 마빡뿐이 아니라 온몸에 말로다 표현할수없는 엄청난 통증이 아려온다...</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렸을때 난 마치 가로수 기둥밑단을 부여잡고 기도하듯 무릎꿇은 상태였다... </div> <div><br></div> <div>난 일어서서 얼릉 이자리를 벋어나고 싶었으나 한 10~20초정도 몸을 제어할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자 풀린 다리를 양손으로 지탱해가며</div> <div><br></div> <div>마치 다운당한 록키가 일어서는 마냥 힘들게 일어서야 했다...(에이드리안~)</div> <div><br></div> <div>그렇게 일어서니 입안에 침이 고이며 배속에서 구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여기서 구토까지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개망신이 것이다...</div> <div><br></div> <div>엄청난 통증과 구토를 참고 어질어질한 가운데 애써 태연한척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수에 비해선 이상황을 인지한 사람은 몇명뿐인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보는사람입장에선 라이브 슬래스틱코메디를 보는것과 같은 상황이였을텐데도 불구하고 웃기보단 놀라고 안쓰러워하는 눈빛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도로변으로 눈길을 돌리니 퇴근길의 만원버스가 줄줄히 거의 정차하듯 서있었고. 하필 내 바로 옆에도 콩나물시루같은 만원버스한대가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버스안의 몇몇 사람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보았는지 옆사람에게 이쪽을 손짓하며 가리키고 웃어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순간 커지는 통증보다도 도저히 더 참을수 없는 민망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떻게든 여길 빨랑 벗어나야 한다...</div> <div><br></div> <div>다행히 20여미터 앞에 지하철 입구가 보였다...</div> <div><br></div> <div>어떤 산악인이 그랬던가? 정상이 불과 몇발작 앞인데도 불구하고 다리에 힘이없어 몇시간이 걸려서 도착한다고...</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난 온 힘을 양발에 보내서 한발 한발 걷기 시작했다...</span></div> <div><br></div> <div>여전히 눈앞은 노랬고 다리는 후덜거렸으며 구토가 치밀었으나 난 일부러 짐짓 여유있는듯 입가에 미소를 뛰우고 한손으론 뒷머리를 극적거리며</div> <div><br></div> <div>한발한발 힘들게 지하철 입구로 걸어갔다...</div> <div><br></div> <div>고통보단 참을수없는 민망함이 더 힘이 되었던것 같다...</div> <div><br></div> <div>결국 난 지하철 입구에 도달했고 계단마저 힘들게 다 내려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모퉁이를 돌았다...</div> <div><br></div> <div>아 이제 맘껏 아파해도 됀다...</div> <div><br></div> <div>여기서 내가 쪼그리고 앉아 아파한들 지나가는 사람들은 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div> <div><br></div> <div>난 거기서 통증이 가라앉을때까지 맘껏 아파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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