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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42927
    작성자 : hukbi
    추천 : 1
    조회수 : 493
    IP : 114.200.***.6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12/22 16:33:15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2927 모바일
    개망신1
    옵션
    • 창작글
    누구나 한번쯤은 길을 걷다 튀어나온 보도 블럭에 걸리거나 발이 꼬여서 넘어져 망신을 당한 적이 있을것이다...

    그러나 한눈을 팔다 전봇대나 가로수등에 정통으로 부디친 경험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게다가 동행도 없이 혼자 길을 걷다 그것도 사람들이 넘치는 대로변에서 말이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난 결코 그날을 잊을수가 없다.

    그날은 엄정화5집이 막 발매된 날이었고  퇴근길에 양재역근처의 한 레코드점 앞을 지나치다 그 앨범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  것이 화근이였다....

    하얀바탕에 이뿐 정화누님의 옆모습이 있는 포스터였는데  그림인것 같기도 하고 사진인것 같기도 했다...

    난 저것이 그림일까 사진일까를 고민하며 계속 고개를 돌린채 걷고 있었던 것이다...

    수초후 다가올 엄청난 재앙을 인지하지 못한채....



    아직도 그때 두개골속으로 청명하게 울려퍼졌던 "쨍~"하는 금속성의 진동음에 몸서리가 처진다...

    희한한게 내가 부딪힌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던게 전봇대가 아닌 가로수였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쇠밥그릇에 쇠수저로 두들렸을때와 같은 쇠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가로수가 그러할진대 아마 전봇대였다면 거의 기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권투시합에서 제대로 펀치를 맞게 되면 한순간 몸에서 혼이 빠져 나가듯 몸이 축 늘어지며 그대로 주저앉거나 아니면 뒤로 벌러덩 나가 떨어지게 되는데

    비교적 평온한듯 보이는 선수의 표정에 보는 사람들은 그 고통을 미처 잘 모를 것이다...

    나역시 그랬다..

    그때까진...

    마빡을 나무에 부딪힌 순간 앞서말한 쨍~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두개골 안에서 울리고 마치 정전이 된것처럼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진다...

    그때까진 내가 어떤상황인지 아직 인지조차 할수 없으며 아무런 통증도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이내 눈앞이 서서히 세피아톤으로 환해지며 마빡뿐이 아니라 온몸에 말로다 표현할수없는 엄청난 통증이 아려온다...

    정신을 차렸을때 난 마치 가로수 기둥밑단을 부여잡고 기도하듯 무릎꿇은 상태였다... 

    난 일어서서 얼릉 이자리를 벋어나고 싶었으나 한 10~20초정도 몸을  제어할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자 풀린 다리를 양손으로 지탱해가며

    마치 다운당한 록키가 일어서는 마냥 힘들게 일어서야 했다...(에이드리안~)

    그렇게 일어서니 입안에 침이 고이며  배속에서 구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구토까지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개망신이 것이다...

    엄청난 통증과 구토를 참고 어질어질한 가운데 애써 태연한척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수에 비해선 이상황을 인지한 사람은 몇명뿐인것 같았다..

    보는사람입장에선 라이브 슬래스틱코메디를 보는것과 같은 상황이였을텐데도 불구하고 웃기보단 놀라고 안쓰러워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도로변으로 눈길을 돌리니 퇴근길의 만원버스가 줄줄히 거의 정차하듯 서있었고. 하필 내 바로 옆에도 콩나물시루같은 만원버스한대가 서 있었다...

    그 버스안의 몇몇 사람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보았는지 옆사람에게 이쪽을 손짓하며 가리키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순간 커지는 통증보다도 도저히 더 참을수  없는 민망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떻게든 여길 빨랑 벗어나야 한다...

    다행히 20여미터 앞에 지하철 입구가 보였다...

    어떤 산악인이 그랬던가? 정상이 불과 몇발작 앞인데도 불구하고 다리에 힘이없어 몇시간이 걸려서 도착한다고...

    난  온 힘을 양발에 보내서 한발 한발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눈앞은 노랬고 다리는 후덜거렸으며 구토가 치밀었으나 난 일부러 짐짓 여유있는듯 입가에 미소를 뛰우고 한손으론 뒷머리를 극적거리며

    한발한발 힘들게 지하철 입구로 걸어갔다...

    고통보단 참을수없는 민망함이 더 힘이 되었던것 같다...

    결국 난 지하철 입구에 도달했고 계단마저 힘들게 다 내려왔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았다...

    아 이제 맘껏 아파해도 됀다...

    여기서 내가 쪼그리고 앉아 아파한들 지나가는 사람들은 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난 거기서 통증이 가라앉을때까지 맘껏 아파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1/09 10:51:43  122.32.***.137  ajdkfka  6885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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