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며칠째 지독한 감기로 고생중이다.</div> <div>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월요일, 머리도 채 말리지 않고 얇은 점퍼 하나 걸치고 단풍구경을 갔던 탓이다</div> <div><br></div> <div>콧물나고 기침에 가래, 열은 펄펄 끓고, 목은 침을 삼킬 수 없을 정도</div> <div>그야말로 종합감기의 정석인데 종합감기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div> <div>이틀이나 종합감기약으로 버티다 별 차도가 보이지 않아</div> <div>빈껍데기만 남은 약상자를 보고 '이런 시부럴놈들. 종합적으로 구석구석 다 아프게 한다음에 결국 종합병원에 가야 낫는다는 의미인가..'라는 작은 깨달음을 얻은 뒤</div> <div>병원을 찾았다</div> <div><br></div> <div>갈때까지만해도 미친듯이 아파서 어떻게 집에 다시 돌아가나 걱정이 먼저였는데</div> <div>이상하게도 의사선생님을 보자마자 열도 별로 안나는 것 같고</div> <div>기침도 안나오고 콧물도 멈췄다</div> <div>내가 자가진단하기로는 분명 폐렴이거나 그보다 더 한 폐병환자수준이었는데</div> <div>기적의 명의를 만난 것인가.</div> <div>의사양반이 허준의 후예이거나 눈을 바라만봐도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허경영오빠의 아들이거나</div> <div>둘중 하나임이 분명했다</div> <div><br></div> <div>방금 이글을 쓰면서 소오름..</div> <div>허준과 허경영. 모두 허씨였다</div> <div>그렇다면 허경영의 눈만 바라봐도 모두 행복해지고 나을 수 있다는 그 말이 아예 없는 말은 아니란 말인가?!!</div> <div><br></div> <div>하지만 의사선생님의 성씨는 안타깝게도 장씨였다</div> <div>에이스가 아니라는 슬픈 깨달음에 다시 기침이 나오려고 할때 문득 뇌리를 스쳐지나간 그 이름.</div> <div><br></div> <div>장. 준. 혁....!!</div> <div><br></div> <div>그래. 역시 현대 의학은 장씨지!</div> <div>안도감에 한숨을 내뱉자 내 몸속 감기 바이러스들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5분만에 진료가 끝나고 주사라도 한대 맞아야 더 빨리 나을것같은 기분에</div> <div>미처 삼키지 못한 콧물을 한가득 머금고 본의 아니게 자연적 콧소리로 의사선생님께 물었다</div> <div>"주사 엄서용?"</div> <div><br></div> <div>의사선생님은 단호한 표정으로</div> <div>"주사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서 약먹고 물 많이 마시고 많이 자요."</div> <div><br></div> <div>카리스마있는 의사양반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원을 나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약을 처방받아온지 하루가 지났다</div> <div>열이 나긴커녕 저체온증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이마가 차갑다</div> <div>기침은 간혹나지만 이틀전 폐병환자처럼 심장까치 토해낼만큼 심했던 증상이 재채기 수준으로 변했다</div> <div>여전히 코를 먹긴하지만 이건 어렸을때도 자주 먹었던 것이니 그러려니 한다</div> <div>목구녕은 침을 못삼킬정도였는데 지금은 고슴도치를 한입에 삼켜도 부드럽게 넘어갈것만같다</div> <div><br></div> <div>과연 명의였다</div> <div><br></div> <div>기쁘다</div> <div>오늘 밤은 아파서 며칠간 입에도 대지 못했던 맥주를 마시며 자축해야겠다</div> <div><br></div> <div>의사양반의 청진기에 치얼스!</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