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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41878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19
    조회수 : 2265
    IP : 1.232.***.39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11/05 18:39:41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1878 모바일
    조카의 우리집 점령기
    옵션
    • 창작글
    <div>요 며칠 나의 사랑스러운 조카가 우리집을 점거했다</div> <div>물론 본인의 뜻에 따라 스스로 온 것은 아니었지만</div> <div>여차저차 우리집 거실에 들어선 순간 </div> <div>조카는 '이곳이 나의 파라다이스구만'이라고 느꼈나보다</div> <div>그때부터 조카의 횡포가 시작됐다</div> <div> </div> <div>우리나라 나이로는 3살이지만 말이 조금 느릿탓에</div> <div>단어나 문장 구성에 있어 또래 아이들보다 약간 뒤처져 있는 이 아이는</div> <div>언어대신 온몸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div> <div> </div> <div>내가 놀아주는게 조금만 시원찮아도</div> <div>외출복 겉옷을 쫄래쫄래 들고와서는</div> <div>"아아까? 아아까?"를 연발하곤 한다</div> <div> </div> <div>그말인즉슨 내가 조카에게 옷을 입혀주며</div> <div>"나갈까? 나갈까?" 를 흉내낸 것이었다</div> <div> </div> <div>처음 한두번은 귀여웠다</div> <div>아. 이 아이가 정녕 나가고싶은가보구만</div> <div>그래 어디한번 나가서 진탕 놀아봅세!!하며 그때마다 조카를 데리고 나갔지만</div> <div>그 횟수가 점점 잦아질수록 나의 눈동자는 8도 지진보다 더 심하게 떨려왔다</div> <div> </div> <div>"응~ 이따 나가자. 좀아까 나갔다왔지? 맘마 먹고 나가야지~ 그래야 더 많이 놀지"</div> <div>라고 조카를 달래봐도</div> <div>조카는 대쪽같은 표정으로 연신 "아아까? 아아까?"를 반복하며 </div> <div>자신의 외출복을 이리저리 들추느라 바빴다</div> <div> </div> <div>내가 끝까지 모른척하자 조카는 급기야</div> <div>"얀냔!!"을 외치며 양말을 가져와 컨트롤되지 않는 자신을 손을 부들부들 떨며 양말에 발을 우겨넣었다</div> <div> </div> <div>무서웠다</div> <div>이 상태에서도 나가지 않으면 조카가 내 뺨을 후려갈길것만 같았다</div> <div> </div> <div>두려움에 벌벌 떨며 조카에게 옷을 입힌 후 </div> <div>"신발신자~~신발~"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div> <div>조카는 현관앞에 털썩 주저앉아 "띠빠! 띠빠!"를 외쳤다</div> <div> </div> <div>띠빠...?</div> <div>순간 빈정이 상했지만 애써 참으며 조카에게 신발을 신겨주었다</div> <div>양쪽 신발을 다 신을 때까지 조카는 내게 </div> <div>"띠빠"를 외쳐댔다</div> <div> </div> <div>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마음으로 조카와 외출을 감행했다</div> <div>1층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조카는 우다다다다 뛰며 나를 쳐다봤다</div> <div>그리고 현관 편지함에 수놓아진 나비를 보며 삿대질을 해댔다</div> <div>"으으응! 으으응! 으으으으! 으으응~~"</div> <div>나비야 노래를 허밍으로 멋드러지게 부르던 조카는 </div> <div>이내 내 손을 뿌리치고 다시 어디론가 황급히 달려갔다</div> <div> </div> <div>"위험해!! 같이가자~~" </div> <div>경고와 애원을 함께 내뱉던 내말은 안중에도 없는 조카님은</div> <div>빨간 자동차 앞에 멈춰서서 내게 간절한 구애의 눈빛을 보냈다</div> <div> </div> <div>"응~ 빨간 자동차! 빨간 자동차네~~? 자동차! 자!동!차!"</div> <div>한 마디 한 마디 꼭꼭 짚어 말해주자 조카는 기분이 좋은듯 꺄르르르르 웃으며</div> <div> </div> <div>"빠빵! 빠빵"이라 외쳤다</div> <div> </div> <div>그래. 나도 알아. 자동차 클락션 소리는 빠빵이라는 거.</div> <div>내가 그거 몰라서 너한테 물어본건 아니잖니...</div> <div> </div> <div>볼모로 잡힌 노예처럼 조카 뒤를 쫓기를 30여분.</div> <div>드디어 조카님이 세상구경에 지친 것 같았다</div> <div>때를 놓칠리 없었다</div> <div> </div> <div>"들어가자~ 들어가서 맘마먹장"</div> <div> </div> <div>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조카는 내게 돌진해왔다</div> <div>그리고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두팔을 펼쳤다</div> <div> </div> <div>자기는 걸을만큼 걸었으니 안아달라는 신호였다</div> <div> </div> <div>순간 부러웠다</div> <div> </div> <div>나도 졸리면 우어어어어어어라고 찡찡거리고</div> <div>마려우면 그 자리에 엉거주춤 뿌직뿌직 똥을 갈기고</div> <div>나가고싶으면 우에에에엥 아아까?를 연발하고</div> <div>걷기 귀찮을땐 두팔벌려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면</div> <div>얼마나 좋을까</div> <div> </div> <div>그런 삶이야말로 내가 꿈꾸던 삶 그 자체였다</div> <div> </div> <div>물론 돌이켜보니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엄마말로는 어릴 적 나는 유독 땡깡이 심했다고 했다</div> <div>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세상이 파괴된 것처럼 악을 써댔고</div> <div>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동네 땅바닥을 내 방처럼 보듬으며 드러누웠다고 했다</div> <div> </div> <div>그 말을 듣고나니 인생선배로서 더이상 조카의 행태를 묵과할 수만은 없었다</div> <div> </div> <div>"안돼요! 이렇게 하면 안되거든요?!!!!!"라고 타이르듯 혼내듯 단호한 억양을 섞어 말하자</div> <div>조카는 내게 초롱초롱 눈빛 발사를 하다 이내 세상이 떠나갈 듯 울어댔다</div> <div> </div> <div>울음소리가 시작되기 무섭게 나는 조카를 품에 안았고</div> <div>그제야 조카는 "그래 이거지!!!"라는 평온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품에 쏙 안겼다</div> <div> </div> <div>망할기지배...</div> <div> </div> <div>그래도 밉지 않다</div> <div>얼굴이 이뻐서이기도 하지만 그냥 저냥 마냥 이뻤다</div> <div> </div> <div>내 품에 안긴 조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내 내게</div> <div>"까까?"라고 말했다</div> <div> </div> <div>뽀로로 치즈맛 과자를 조카 입 안에 쏙 넣어주며</div> <div>나는 오늘도 조카 등신의 길을 험난히 걷고있다.</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
    출처 온다. 곧. 또 그녀가. 우리집. 부수러. 난다...겁. 떨린다. 부들부들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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