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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41048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14
    조회수 : 1634
    IP : 123.111.***.24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5/10/03 03:20:52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1048 모바일
    무서운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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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div>커피는 무섭다</div> <div>예전에는 커피가 무서운 줄 몰랐다</div> <div>내게 커피는 그저</div> <div>달달하고 입냄새나는 목구녕 뜨거운 마실거리 정도였다</div> <div> </div> <div>아무것도 모르던 국딩3학년 시절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나 궁금한 마음에</div> <div>혼자 동네에 있는 형님식품 회사에 찾아가 견학을 시켜달라고 했다가</div> <div>관리하시는 직원분이 이곳은 커피를 직접 만들지는 않으니 구경할 것이 없다며</div> <div>꼬꼬마가 커피를 마시는 것은 몸에 좋지않으니</div> <div>커피우유 몇개를 챙겨주시며 친절한 웃음으로 배웅해주셨다</div> <div> </div> <div> </div> <div>그후로 나는 왠지 커피가 좋아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세상은 점점 발전하고 세계는 넓어지고</div> <div>바야흐로 믹스커피의 세상이 도래했다</div> <div>그야말로 신세계였다</div> <div>이토록 손발이 편한 커피라니</div> <div>이제부턴 엄마의 커피둘 프림 하나 설탕 하나와</div> <div>아빠의 커피둘 프림둘 설탕둘을 각기 타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후 난 커피도 마시지 못하면서</div> <div>회사에 비치된 공짜 음료가 그것밖에 없어서</div> <div>(그때만해도 녹차의 참맛을 잘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녀자였다)</div> <div>버릇처럼 하루에 한두잔씩 타마시며 농땡이를 부리곤 했다</div> <div> </div> <div>담배도 피우지 않고 딱히 쉴 명분이 없는 계약직이었던 내게</div> <div>믹스커피를 타먹는 시간은 꿀같은 휴식이었다</div> <div> </div> <div>그때 내 모습은 마치 </div> <div>군대에서 작업 도중 쉬기 위해 </div> <div>생전 피워보지 않은 담배를 억지로 입에 무는 일병 모습과도 같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그때 처음 느꼈다</div> <div>무언가 속에서 꾸물꾸물 움직이며 내 항문을 자극하는 기분을.</div> <div> </div> <div>커피를 마시고 난 후에는 항상 마음과 몸이 편치 않았다</div> <div> </div> <div>지금까지도 변비로 33년째 고군분투하는 내게</div> <div>유일하게 항문개방시간이 된 시기이기도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우르르쾅쾅</div> <div>태풍 100000호가 와도 허락되지 않을 </div> <div>내 안의 소용돌이는 12049275812475872149143번이나 계속됐다</div> <div> </div> <div>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대신 담배를 피우는 것이 더 나을뻔했다</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원체 몸이 둔한 나는 그때까지도</div> <div>커피가 내 몸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div> <div>그냥 커피를 마시면 응아가 잘 나오는구나...정도로만 생각하며</div> <div>내 몸이 허락한 유일한 변비약이라 생각해 믹스커피를 종종 애용했을 뿐</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다 진짜 커피를 만나게 됐다</div> <div>염소똥 같은 커피콩을 갈아내려 진짜 커피를 마시는 게 일반화 됐을 때</div> <div>아메리카노라는 것을 마셔봐야 겠다고 결심했다</div> <div>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나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기에</div> <div>패피답게 갈비뼈까지오는 늑골팬츠를 입고 도도한 발걸음으로</div> <div>홀로 사색을 즐기기 위해 자주 가는 홍대 커피숖으로 향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역시 패피답게 엣지있는 말투로</div> <div>"코휘요. 프림이랑 설탕빼고 알쥬?" 라고 아메리카노를 시키고</div> <div>알아먹지 못할 책 한권을 눈으로만 훑고 있었다</div> <div> </div> <div>잘생긴 직원분이 커피를 갖다주셨고</div> <div>나는 꼬아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우겨 반대편으로 넘기고</div> <div>한손으론 턱밑을 한손으론 커피잔을 들고 </div> <div>김첨지 마누라 설렁탕 마시듯 후룩후룩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div> <div> </div> <div>그렇게 한잔을 모두 비웠다</div> <div>아 이것이 어른의 맛인가...!</div> <div>스스로 대견스러웠다</div> <div>설탕이나 다시다, 미원이 첨가되지 않은 까만 국물 그대로를 즐기는 모습이라니. 후훗.</div> <div> </div> <div>평온해진 마음으로 자신있게 '리필'을 외친 후</div> <div>나는 응급실에 실려갔다</div> <div> </div> <div>갑자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고</div> <div>속이 쓰륵쓰륵한 것이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div> <div>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구토와 설사를 반복했다</div> <div>늑골바지때문에 잘 내려오지 않는 바지를 울부짖으며 겨우 내려</div> <div>묽은 응아를 하기를 수차례</div> <div> </div> <div>끝내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들고</div> <div>영화 친구에서 나오는 약쟁이 유오성처럼 손을 부들부들거리며</div> <div>가까이 있는 친한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div> <div>"나...나...구급차 하나만 뽑아줘 언니"를 외치곤 커피숍 테이블에 널브러졌다</div> <div> </div> <div> </div> <div>황급히 달려온 친한 언니는</div> <div>가게때문에 나를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div> <div>그 근처 나와도 친한 다른 가게 사장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div> <div>가까스로 다른차에 옮겨탄 나는 어디가 아프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div> <div>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div> <div> </div> <div> </div> <div>그오빠는 내게 이것저것 묻는대신</div> <div>뒷자리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까만 비닐봉다리를 내 두 귀에 걸어주고</div> <div>미친듯이 운전을 해 연대세브란스 응급실로 달렸다</div> <div> </div> <div>응급실로 가는 10분...</div> <div>그 시간동안 나는 내 귀에 걸려있던 까만 비닐봉지 한장을 가득 채웠다</div> <div> </div> <div> </div> <div>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응급실에서도</div> <div>나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div> <div>화장실로 뛰쳐가 계속 구토를 했고</div> <div>심장이 머리로 옮겨간 것인지</div> <div>관자놀이가 미친듯이 욱씬욱씬 쿵쿵쿵 거리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가까스로 의사선생님한테 내 상태를 전달했고</div> <div>뇌 ct를 찍고 수액을 맞은 후에야 내 상태는 겨우 진정됐다</div> <div> </div> <div> </div> <div>별다른 말은 없었다</div> <div>내 직업을 듣고는 급성 스트레스 인것 같다고만 말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사이 엄마를 불러 15만원의 병원비를 내고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때까지도 "혹시 커피때문인가?" 라는 의심은 있었지만</div> <div>확증이 없었기에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보다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div> <div>설마 커피때문이겠어? 라고 생각하며</div> <div>다시 늑골바지를 입고 동네 커피숍으로 향했다</div> <div> </div> <div>패기넘치게 콜롬비아 원두를 갈아만든 아메리카노를 시켰다</div> <div>반쯤 마셨을까</div> <div>내 심장은 다시 관자놀이에서 뛰기 시작했고</div> <div>화장실에서 위아래로 쏟아내기를 수차례</div> <div> </div> <div>결국 다시 병원으로 가야했다</div> <div> </div> <div>그 후로 나는 절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div> <div> </div> <div>옛날에는 호환마마가 무서운 재앙이었으나</div> <div>지금 내게 가장 무서운 것은 아메리카노와 비둘기, 내 얼굴보고 침뱉는 소리뿐.</div> <div> </div> <div> </div> <div>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색을 즐기는 것은 내게 더이상 허락되지 않았다</div> <div>대신 나는 술을 겸하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div> <div>커피대신 맥주나 글라스 와인, 보드카 한잔을 시켜놓고 사색을 즐길 수 있었다</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 나는 술고래가 됐다</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
    출처 커피향만 맡아도 덜더러덜덜더ㅓㄹ더럳러 떨려오는 나의 오장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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