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하나밖에 없는 오빠새끼가 몇년전 결혼을 했다</div> <div>아기도 있다</div> <div>여자아이다</div> <div>몇살인지는 벌써부터 헷갈리는데 아무튼 두돌은 지났고 아빠라는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div> <div>굉장히 낯을 심하게 가리는 아이여서</div> <div>처음엔 엄마아빠 외 다른사람이 만지거나 눈을 마주치기만해도 빽빽 울곤했다</div> <div> </div> <div>그러다 조금 적응이 됐는지 아님 기억을 하는건지 나와 우리엄마를 보고도 울지않기 시작했다</div> <div>손! 하면 손을 잡고, 무섭다고 느끼는 순간 양팔을 벌려 안기기도 한다</div> <div>어쩔땐 오빠한테 가기보다 나한테 올때도 있다</div> <div> </div> <div>조카는 자기 아빠(나의 오빠새끼)를 너무 좋아해서</div> <div>엄마라는 단어는 말하지 못하지만</div> <div>아빠라는 말은 입에 달고산다</div> <div>우연히 나온소리가 아니고 정확히 뜻을 알고 아빠를 불러댄다</div> <div> </div> <div>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div> <div>말끝을 최대한 올려가며</div> <div>아~~빠?? 라고 수없이 말한다</div> <div>딸에게만은 마음약한 딸등신인 우리오빠는 그 말에</div> <div>우쭈쭈~~~하며 조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곤 한다</div> <div> </div> <div>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div> <div>저새끼가 사람구실을 하고살까 저저저저 오라질새끼하며 근심걱정을 하게만들었던 오빠가 </div> <div>조카가 생긴후로는 점점 사람모양을 갖춰가고 있다</div> <div> </div> <div>오빠새끼의 유일한 장점인 외모를 물려받아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우리조카</div> <div>조카 외모가 인형같기도 하지만</div> <div>그보다도 오빠새끼를 사람새끼로 만들어주는 것같아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조카가 어려워서 감히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지만</div> <div>조카가 선심쓰듯 내 손을 잡아줄때면</div> <div>허리를 80도로 굽히며(허리디스크때문에 90도는 못굽힘) </div> <div>"아이고 조카님 뭐해드릴깝쇼? 아이고 내조카 아이고 내새끼"를 연발하며 </div> <div>발꾸락에 흙이라도 묻을까 애지중지 꼭꼭 껴안아주곤한다</div> <div> </div> <div>조카라는 단어는 마법의 단어이다</div> <div>오빠새끼랑 사이가 안좋다가도</div> <div>"니 조카가 너 보고싶어하는거 같은디?"</div> <div>라고 말하면</div> <div>"아이고 오빠새끼님 우리집 어서옵쇼. 식사는 조카님 좋아하시는 한우1등급으로 준비하겠삽니다"라는 말과 함께</div> <div>호들갑 떨며 대청소를 시작하곤 한다</div> <div> </div> <div>다른것은 전혀 닮지 않았지만</div> <div>보조개가 없는 조카의 엄마아빠와는 달리</div> <div>한쪽 보조개만 들어가는 점만 나를 닮아</div> <div>웃을때 한쪽 보조개가 쏙 들어간다</div> <div>그 모습을 보면 괜스레 흐뭇하다</div> <div>그리고 다른것은 닮지 않아 다행이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한다</div> <div> </div> <div>보조개말고 눈이나 코 입 다리 팔 뱃살 허리라인 대뇌 소장 직장 십이지장을 닮았더라면??????!!</div> <div> </div> <div>우리조카는 대성할게 분명하다</div> <div>자기가 하지말아야할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div> <div>그래도 자신을 이뻐하는 고모한테 팬 싸비스로 보조개 한쪽정도 내어주는 센스!</div> <div>아아아 불러도 불러도 그리운 이름! </div> <div>조카님 보고싶사와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