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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40482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20
    조회수 : 1411
    IP : 123.111.***.24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5/09/10 03:35:1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0482 모바일
    옛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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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div>서로 좋아하는 사람과 관심분야가 같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div> <div>그 수많은 인연 중에서도 1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그 타이밍에 서로 마음에 드는 일도 신기한데</div> <div>거기에 더해 하는 일이나 취미, 좋아하는 것이 같다면,</div> <div>그래서 그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지 </div> <div>경험해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짜릿한 행복인지 안다</div> <div> </div> <div>나또한 그런 적이 있다</div> <div> </div> <div>그사람과는 모든 부분에서 많은 것이 통했다</div> <div>즐기는 취미가 영화라는 것도, 영화 장르도, 분위기도 모든 것이 닮았었다</div> <div>나보다 몇살어린 친구였지만 나이따위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나와 통하는 것이 많았다</div> <div>투박하지만 섬세한 손길과 털털하지만 여린성격도 나와 비슷했다</div> <div> </div> <div>처음부터 우리는 서로를 의식했다</div> <div>오랜 휴학끝에 복학한 대학교 생활</div> <div>그 친구도 군 제대후 복학한후 나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됐다</div> <div>수많은 학생들 틈에서도 우리는 우연의 일치인지 수업시간마다 가까운 자리에 앉게됐고</div> <div>조별과제에도 우연치않게 같은조에 편성됐다</div> <div>그리고 우연히도 그 친구가 조장을 맡게 되었고</div> <div>자연스럽게 그 친구의 연락처도 공유할 수 있었다</div> <div>과제를 핑계로 먼저 연락을 한건 나였지만</div> <div>그후 그 친구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연락한지 하루만에 우리는 야구장에 가게됐다</div> <div>정말 우연히도 우리는 야구를 좋아했고 같은팀을 응원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나는 글을 좋아했고</div> <div>그친구는 영화찍는 것에 꿈을 두고 있었다</div> <div> </div> <div>당시 영화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던 나는</div> <div>자연스레 야구이야기와 함께 영화이야기를 많이 나눴다</div> <div>연락한지 하루만에 야구장에 가게됐던 그날 </div> <div>우리는 집에 들어가기 전 연인이 되었고 첫키스를 했다</div> <div> </div> <div>그후 우리는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div> <div> </div> <div>그러다 함께 영화를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그친구가 마침 학교 제출목적으로 영화를 한편 만들었어야 했었고</div> <div>그 즈음 영화에 푹빠진 나도 영화를 한번 만들고 싶었다</div> <div>자연스럽게 나는 시나리오를, 그 친구는 감독을 맡게 됐다</div> <div> </div> <div>꽤 힘든 시간이었다</div> <div>주제선정부터 시나리오작업, 장소섭외, 장비대여, 배우섭외까지</div> <div>어느것하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그 긴 시간동안 우리는 단한번도 싸운적이 없었다</div> <div>서로 배려했고</div> <div>짜증이나도 그러려니 삼키며 다독였다</div> <div> </div> <div>편집도 만만치 않았다</div> <div>며칠밤을 같이 학교작업실에서 밤을 새며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면서도 우리는 웃었다</div> <div> </div> <div>모든것이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div> <div> </div> <div>때로는 싸우기도 했다</div> <div>질투때문이기도 했고 사소한 의견이 안맞아서이기도 했다</div> <div>그렇지만 관심분야에서만큼은 서로를 존중했다</div> <div>그 일로 싸운적은 한번도 없었다</div> <div> </div> <div>서로 헤어지기 아쉬워 공원에서 아침을 기다리며</div> <div>밤새 이야기한 것은 영화와 글 얘기였다</div> <div> </div> <div>정치적인 생각이나 생활 신념도 나와 아주 잘 맞았다</div> <div>그런 얘기는 서로 꺼내지 않는 편이었지만</div> <div>어쩌다 우연히 알게된 생각이 비슷했기에 조심스레 얘기를 몇번 꺼내다 알게 된 것이었다</div> <div>그 부분은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그냥 반가웠다</div> <div> </div> <div>그렇게 비슷했던 우리는 점점 더 비슷해졌고</div> <div>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시간은 당연하게도 흘러갔고</div> <div>졸업 시기가 다가왔다</div> <div>서로 진로가 달랐기에 자연스레 멀어졌고</div> <div>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div> <div> </div> <div>보통 연인들이 그렇듯 </div> <div>다시 가까워졌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div> <div>헤어지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우리는 헤어졌다</div> <div> </div> <div>헤어진 후 그 누구도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div> <div>잊으려 애썼고 자연스레 잊었으며 서로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div> <div> </div> <div>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div> <div> </div> <div>그 사이 나는 책을 한권냈고 그후 원하던 작가가 됐다</div> <div>그 사이 그 친구는 단편영화제에서 큰 상을 수상했고 누구나 알만한 단편영화를 만들어냈다</div> <div>그 친구의 수상소식을 듣고 내 일처럼 많이 기뻤다</div> <div>일부러 소식을 찾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오유 영화게시판에 그 친구가 만든 영화를 올렸고 수많은 찬사가 이어진 댓글을 보며 내심 뿌듯했다</div> <div> </div> <div>그 영화를 보면서</div> <div>언젠가 그친구를 주인공으로 글을 써야겠다 다짐했고</div> <div>막 첫발을 내딛었을때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div> <div>나는 글 쓰는걸 멈췄고</div> <div>그 친구와의 기억을 미화하는 것을 그만뒀다</div> <div> </div> <div>과거는 과거일 뿐이고</div> <div>그 시절 '우리'는 아름다웠지만</div> <div>지금은 '너와 나'이기에</div> <div>기억에서 꺼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div> <div> </div> <div>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흘렀고</div> <div>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div> <div>그 친구가 그립지는 않지만</div> <div>그 시절 내가, 그때의 우리가 그립다</div> <div> </div> <div>또 그때 그 시절이 그립긴 하지만</div> <div>돌아가고싶진않다</div> <div>다시 돌아가더라도 우리는 또 똑같이 헤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div> <div>그리고 그때 우리는 후회없을만큼 사랑했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서른셋.</div> <div>지금 내 나이.</div> <div>짧은 시간도 아니고 긴 시간도 아닌 어정쩡한 세월을 보낸 지금</div> <div>그래도 기억하고싶은 행복한 한 조각을 남겨준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div> <div>그리고 행복하길 바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출처 새벽에 살랑이는 바람때문에 센치해진 나의 뇌와 심장
    리리로로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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