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난 오랜만에 만나는 내 친구 우니(가명)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얼마 전 '창의력' 을 중요시한다는 회사에 입사한 우니는 늘 웃는 얼굴에 만날 때마다 회사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
회사 내부 인테리어에 대단히 신경을 많이 썼으며
대표이사의 "좁고 답답한 공간에서는 창의력이 잘 발휘되지 않습니다." 라는 경영지침에 의해
굉장히 높은 천장, 약 20명이 일하는 공간에 무려 80평이라는 무지막지한 사무실을 차려 주었다.
한가지 더 특이한 점은 높은 직책으로 올라갈수록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임원진들은 전부 개인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넓은 공간에 있어야 머리가 잘 굴러간다나...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효율적인거 아냐?"
난 무의식적으로 우니에게 이 말을 내뱉었다. 창의성을 중시해도 그렇지... 그 넓은 공간을 이렇게 활용한다는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난 일하기 너무 좋고 편한데?"
우니는 이 생활이 익숙해져서인지, 오히려 계속해서 회사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개인 사무실을 쓴다는 임원들은 더 특이한 점이 있었다.
사무실은 개인 사무실에 20평정도 되는 무지막지한 넓이였지만 한 건물을 4등분 해 놓은 것이었고,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늘 같이 움직였다.
움직이는 방식도 굉장히 특이했는데, 개인 자가용을 운전해 자동차 4대를 실을 수 있는 카 트레일러에 차를 싣고
한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정말로 대단히 비효율적인 짓이 아닐 수 없었다.
말은 창의성을 위해 차 속에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대표이사의 배려라 하지만
이건...
"말만 창의성 중시의 쓸데없는 돈 낭비, 자유 구속이잖아!"
우니의 이야기는 가면 갈수록 가관이었다.
업무 내용은 별거 없으면서 아무리 봐도 쓸데없는 돈지랄에 공간 낭비, 시간 낭비의 회사였다.
혹시나 삼X 같은 대기업이 세금을 피하기 위한 페이퍼 컴퍼니가 아닐까 생각도 해 봤지만
그런 회사 치고는 너무 규모가 컷다.
다만 그 규모에 비해 사원이 형편없이 적었을 뿐이지만..
그리고 우니는 나에게 말을 건넸다.
"나, 신제품 개발 팀장으로 뽑혔어. 이번에 임원들과 함께 행동하며 더 창의적인...."
난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우니를 만날 수 없었다.
그 후...
임원들의 돈 낭비, 공간 낭비의 결정체인 트레일러에 자동차 4대를 싣는 것에 영감을 받은 우니는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마X오 리X브X우니를 출시했고
지금도 이걸 한번이라도 사먹은 사람들에게 대차게 까이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 회사에서 받은 창의성은 과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한 대표이사의 지침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