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것이 이일 저일 거치며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좀 뜸했다가..
지인의 결혼식이 서울에 있어서 올라온 길.. 인사동이 가깝기도 해서 오래간만에 들러 볼까 싶어
결혼식이 끝나고 바로 인사동으로 향함.
열심히 뭔가를 만지작 거리며 고민 하는 상황이 잠시 눈에 들어옴.
'역시 어린 아가씨들은 보기만 해도 좋구나~'
라며 혼자 20대 중반과 어울리지 않을 아빠미소 잠깐 지어주시고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돌리려는데, 두 처자가 흘깃 흘깃 나를 쳐다보기 시작함..
'뭐지? 내가 결혼식이라고 옷을 좀 차려 입었더니 나에게도 봄이 오는건가?'
※ 대충 요런 후줄끈 복장 이었지만, 근자감 쩌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였음을 이해 부탁 드림.
두 처자가.. 뭔가를 결심한듯 조심스레 다가옴
이때 온갖 망상과 함께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함.
(낯선 여자사람에게 면역이 별로 없을때임)
그 멀지도 않은 거리를 좁혀가며 두 처자가 다가오는 사이
'아 나도 거리에서 헌팅을 당해 보는구나~ 부끄럽지만 행복하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두 처자중 오른쪽 처자가 맘에 드네요. 신(God)님 멋쟁이~'
따위의 망상을 번개같은 속도로 끝냄.
그리고 두 처자가 드디어 내 앞에서고, 그 중 한 처자가 잠시 머뭇머뭇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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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들고 있던 필름카메라를 나에게 들이밀며
"저... 필름카메라를 처음 써봐서 그러는데요.. 이 필름 어떻게 갈아 끼워야 하나요?"
그래서 카메라를 받아들고, 친절하게 필름을 갈아 끼워 준 후, 그 두명중 한명이 내 와이파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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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전개 따위 없음;; 오유 가입은 늦었어도 인포메일때 부터의 유구한 눈팅을 해 온 오징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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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망상과 착각을 하던것이 순식간에 창피해짐.
사실 그 여자분 두분이 내 망상을 알리도 없고, 창피해할 필요도 없지만
아직 뭣도 모르던, 파릇파릇함이 향기로 날것 같았던 나는
낯선 여자사람에 대한 면역력이 약했던 바 어찌할줄 모르고 당황하며
약 7.256초간 사고기능이 정지하였고,
뇌속의 그 어떤 세포 필터 조차도 거치지 않고 입에서 소리를 뱉고 있었음.
"아.. 그... 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20대 중반쯔음의 날... 위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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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손에는 항상 들고 다니던 필카가 들려져 있었고..
두 처자는, 아마도 내 손에 있는 필카를 보았을 것이고~
나름의 상황판단상 DSLR을 들고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필카를 들고 있는 나에게 묻는게 확실하겠다 싶어서 왔을텐데...
그 상황에 두 처자도 많이 당황 했을듯.
근데 추억이라 그런가..
두 처자중 한 처자의 얼굴이 엄청 귀여운 얼굴로 전방 45도 우/상 위치에 떠오르며 눈앞에서 아른거리네....
그런 시시한 기억이 있는 인사동
결론. 인사동 갈때마다 그 생각이 나서 허공에 대고 이불 뻥뻥 함..
그냥 끝내기 뭐해서 중간에 뻘사진 투척.
ps. 이전 글의 긴머리로 인한 오해들과, 이번글의 근자감 때문에
많은분들이 오해 하실까봐 얘기 드리지만. 진짜 오징어임. 그것도 피오징어~
얼굴 보면 바로 남자인거 알 수 있는 얼굴임.
꽃문남은 될수 있을지언정 꽃미남은 불가능의 영역...꽃하나 그냥 입에 물면 꽃문남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