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한지도 10년이 다되어 가네요... 지금은 직장인이 되어서 추억거리로 대학시절을 되새기고 있는데

불현듯 같은 과 선배 99학번 이강인 형님의 얘기가 떠오르네요...



월요일


어엿한 4년제 대학에 입학한 형님은 부푼 꿈을 안고 입학 후 개강 첫날

학내 풍물패에 가입원서를 냈답니다.

개강날이라 학생회관 지하 풍물패 동아리실은 각종 OB들로 북적였고

어떤 신입생이 들어왔는지 관심어리게 보는 선배들이 다수였죠


"오~ 신입생~ 어디사니? 뭐할 줄 알아? 여자친구는 있어?"


그리고는 예정된 대사


"술한잔 사줄게 가입 기념이야~"


그래서 저녁 7시 즈음해서 먹자 골목으로 술을 마시러 갔다고합니다.

신난 와중에 폭음을 하는 선배들. 부어라 마셔라해 술을 다 마시고 파한 시각이 다음날 새벽 4시경.


화요일



집이 멀었던 그 형은 첫차 다닐때 까지 동아리방에서 잠시 취침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하 연습실 특성상 햇볓이 비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에... 강인이형은 그만 푹 자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어난 시간이 7시.

오전 7시가 아니라 저녁 7시였던 겁니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로 일어난게 아니라 강의가 끝난 뒤 동아리방으로 들이닥친 선배들 소리에 깼다네요

새로운 얼굴의 선배들이 던진 첫마디는


"오~ 신입생~ 술한잔 하러 가야지~"


그날은 중국요리를 거하게 먹고 고량주로 얼큰하게 취하며 좋은 선배들의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역시나 많은 조언을 듣고 난 뒤 시간은 새벽 4시경. 아주 애매한 시간..



수요일


고량주 다들 드셔보셔서 아시겠지만.. 올라옵니다. 형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학생회관 화장실에 거하게 토를 한 뒤 지쳐 그만 동아리방 소파에 몸을 던져 누웠습니다..

...

...

문이 열리고 닫히고, 인사소리가 크게 들리고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번에는 신입생들 구경하려고 졸업하신 대선배님들이 오셨다네요!

아주 긴장되는 시간! 하지만 대선배들은 대인배답게 젠틀한 목소리로 강인형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오~ 신입생~ 술한잔 하러 가야지~~"



목요일


강인형은 택시 탈 돈이 없었습니다. 대선배들과의 술자리가 끝난 시간은 2시경. 아주아주 애매한 시간이죠.

강인형은 동아리방에 놓여있는 꽹과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상쇠 이외에는 잡기 어려운 꽹과리.

마치 수십 명의 풍물 행렬을 진두지휘하듯이 꽹과리를 치던 강인형은 첫차를 기다리며

더욱 빠르고 숙련된 손놀림을 스스로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웅성웅성?!


새로운 신입생들이 보였고, 월요일에 술을 사주었던 선배들이 다시 보이네요. 데자뷰??

강의가 끝나고 돌아온 그들. 강인형은 또다시 저녁 6시에 학생회관 지하 동아리 방에서 기상하게 됩니다.

월요일에 술을 같이 먹은 선배들과 다시 저녁자리를 함께한 강인형...



금요일



일주일간 과로한 탓일까... 강인형은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일어난 시간은 오후 4시... 강인형은 집에 갈 수 있었을까요?



노노우...


그날은 동아리 전체 연습이 있는 날

신입생 환영회와 더불어 진행된 동아리 전체 연습은

거나한 막걸리와 함께 밤새 꽹과리 소리로 학교를 가득 채우기에 충분했죠.

그리고 당연하게도 또 동아리 방에서 취침



토요일


강인형은 월요일에 등교한 이후로

5일 간을 학교 동아리 방에서 지내며 햇볓을 단 한차례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동아리 방에 아무도 안와, 아무도 깨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저녁 8시나 되어서야 일어났다고 하죠..



남얘기가 아닌 것 같은 그시절 신입생 얘기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