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기를 거치고 고등학생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어느새 원숙미를 풍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은 병신미를 풍기기 시작한다. 옛말에 유유상종이라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법이랬으니 내 주변만 그랬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단언컨대 내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만났던 모든이들은 나와 친하게 지낼만했다. <div><br></div> <div>밤이 되어 점호를 마친 뒤에는 조용히 취침을 하던가 혹은 공부방에서 공부를 해야했다. 돌아다니거나 야식을 먹는것은 물론 일체의 잡담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어디 법이 없어서 범죄를 저지르던가</div> <div><br></div> <div>내가 1학년때 생활하던 7호실은 사감실과 가장 멀었으며 입담이 좋은 삼학년 선배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7호실은 핫 플레이스가 되었으며 기숙사생들에게 점호란 7호실에 모이기 전에 하는 의식같은 것이 되었다. 특히 월드컵 경기가 있는날이면 더 어마어마했는데, 그 이유는 7호실이 DMB가 잘 터진다는 복창 터지는 이유 때문이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잠자는 숲속의 야수 패턴의 나에게는 거의 고문과도 같았다.</span></div> <div><br></div> <div>원래부터 잠꼬대 등의 잠버릇이 심했던 나는 잠자리를 옮긴 스트레스와 형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인해 한층 더 각성했다. 꿈을 생중계하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어느정도는 대화도 가능했다. 꿈에서 어떤 선배가 나와서 신기하다고 하고 있으면 사실 그 선배가 잠든 나와 대화를 한 경우가 많았다.</div> <div>이러한 나의 각성은 어느새 유흥거리가 되어 7번방을 찾는 또다른 이유가 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드디어 일이 터졌다.</div> <div>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div> <div>그러나 사감은 가장 엄하디엄하고 잠도 없이 순시를 도는 양반이었다.</div> <div><br></div> <div>그래. 사감이 무서운 사람이니까 오늘은 별일 없을거야.</div> <div><br></div> <div>기대는 실망을 불러오는 법이다.</div> <div>평소보다는 적었지만 그만큼 시끄럽기로 따지자면 정예멤버라 할만한 이들이 모였다.</div> <div><br></div> <div>어떻게 꾸역꾸역 잠이 든 나는 판타지 월드의 꿈을 꾸었다. 오크들과 싸우고 다크엘프들의 화살을 피하느라 바빴다.</div> <div>그리고 방언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형님. 형님"</div> <div>"얔ㅋㅋ 얘 또 시작했다. 어, 왜."</div> <div>"얼른... 세요...."</div> <div>"뭐라고?"</div> <div>"..빨...션 주세요...."</div> <div>"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그리고.</div> <div>"형니이이이임!!! 빨간포션을 주세요!!!!"</div> <div>나의 표정의 긴박함과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 선배의 인벤토리를 열리가 없죠. 네. 선배들은 깜짝 놀라서 나를 제압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조용히해 임마 독배(사감 별칭) 나온다고!"</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꿈속에서 오크들에게 둘러쌓였다.</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 살려줘!!! 제발!!! 풀어!!!"</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하면 왜 꿈에서 깨질 않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div> <div>깜짝 놀란 선배둘이 한사람은 입을 막고 한사람은 날 흔들기 시작했다.</div> <div>다른 세사람은 축구를 보느라 휴대폰을 들고있는 그대로였다.</div> <div><br></div> <div>난 소리지르는 것을 멈출줄을 몰랐고</div> <div>방문이 열렸다.</div> <div><br></div> <div>사감선생의 눈에 들어온 방안 풍경은 선배 두놈이 저항하는 후배놈 위에 올라타있고 세놈이 휴대폰으로 그걸 찍는듯한 모양새였다.</div> <div><br></div>
4월 7일. 생일걸고 글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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