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이등병으로 자대에 배치받았던 시절
당시 나는 행정부대의 대원으로써 전화받는 예절. 인사법 등등을 외우느라 정신없을때였다.
원래 군대에서는 다나까를 써야 하므로 당연히 행정병이 전화를 받을때의 멘트는 아래와 같았다.
감사합니다! 00부대 이병 김 아무개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립니까!
그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군대의 유연화? 라는 명목으로 전화받는 멘트와 부대이름 등등이 전부다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고.
보직의 특징상 (일반부대 행정병이 아닌 철도이동관리대 라는 부대의 행정병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군간부의 전화는 다받는다고 보시면 될듯)
전화받는 행정병이 부대의 얼굴이라해도 될정도였기때문에 멘트도 유연하고 부드럽게 바꿔야 된다는 명목으로 아래와 같이 바뀌었다.
감사합니다! 00부대 이병 김아무개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부대에 전입온지 얼마안된터였고 머리로는 요자를 써도된다라는걸 알지만 몸이 아직은 해도되나? 이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히 입이 꼬일수밖에없었다.
내 사수는 정말 부대에서 꼽창(잘 갈구는 악질선임)으로 소문난 사람이었기에 멘트가 공식적으로 바뀌기 전날 난 잠들기전에 계속
바뀐 멘트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대망의 아침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난 옆에 있는 선임을 의식하며 긴장한채로 수화기를 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00부대 이병 김 아무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립니까요?
그 순간 조용히 업무를 준비하던 행보관. 보좌관. 몇몇 부사관. 사무실내의 여러 선임들이 동시에 빵터졌고
내 꼽창선임은 어이없는 순간에 정곡을 찔려 빵터진 웃음을 참느라 벌개진 얼굴로 뒤.푸흐..질...래? 라고 속삭였었다.
뭐 욕을 먹긴했지만 그후로 난 마님을 찾는 김돌쇠라는 별명을 얻게되었고(할깝쇼? 이런말투 같았다나?) 부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수 있었으며
좋은 추억으로 군생활을 마무리했던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