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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14437
    작성자 : aeio
    추천 : 64
    조회수 : 8257
    IP : 223.62.***.64
    댓글 : 74개
    등록시간 : 2014/03/27 13:39:17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14437 모바일
    카페에서 본 커플 이야기.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 나는 가끔 혼자서 카페에 간다. </font></div> <div><font size="2">외출이 하고 싶은데 마땅히 갈 곳이 없거나 시간이 남는데 할 게 없으면 아무 책이나 하나 싸들고 동네 </font></div> <div><font size="2">카페로 향한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집에선 담배를 피우며 책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카페에 들어가면 쓴건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왠지모를 의무감에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font></div> <div><font size="2">한 모금 마신 뒤에야 내가 이걸 왜 시켰을까 하며 후회하고는 한다. 그리고는 시럽통에서 유전이라도 </font></div> <div><font size="2">터진것처럼 미친듯이 시럽을 퍼 붓고 나서야 만족한 얼굴로 자리로 돌아간다. </font></div> <div><font size="2">이렇게 가끔씩 혼자 카페에 가는게 몇 안되는 나의 고상한 취미중 하나였다. </font></div> <div><font size="2">이정도면 잠깐의 티타임을 즐기는 차가운 도시남자 분위기가 나겠지? 라며 스스로 뿌듯해 하고 있었지만 </font></div> <div><font size="2">어느 날 카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츄리닝과 삼선 슬리퍼로는 아무리 노력해봐도 한가한 동네 노는형 이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font></div> <div><font size="2">시럽을 일레븐샷 정도 추가한 설탕물 같은 커피를 냉수처럼 벌컥벌컥 들이키며 </font></div> <div><font size="2">허니버터브레드를 장발장처럼 쳐먹는 나의 모습을 보며 이미 품위는 온데간데 없구나 라는걸 느낄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2">그 이후로 내가 카페를 찾는 일은 점점 잦아들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며칠 전 오랜만에 옛생각이 나 다시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항상 앉던 자리를 찾았지만 이미 그자리에는 </font></div> <div><font size="2">다른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겨울에는 적당히 따뜻하고 여름에는 에어컨 바로 아래라 시원하며 적당히 </font></div> <div><font size="2">구석진 자리에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고 창문과 멀리 떨어져 있어 햇살을 피할 수 있으며 </font></div> <div><font size="2">화장실이 바로 옆이라 잦은 배변활동을 실시하는 나에겐 안성맞춤인 그 자리는 이미 다른사람의 차지였다. </font></div> <div><font size="2">그냥 갈까 했지만 이미 커피를 시킨 후라 하는 수 없이 다른 자리에 앉았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오랜만에 온 카페에는 그동안 장사가 잘 됐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커플들이었고 </font></div> <div><font size="2">그들이 내뿜는 사랑의 아우라가 카페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아름답고 찢어죽이고 싶은 모습들을 보며 </font></div> <div><font size="2">빨리 다른 취미를 찾아야겠다 라며 고민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커플이 카페에 들어왔다. </font></div> <div><font size="2">역시나 한쌍의 거머리 같은 아름다운 커플이었다. 그들은 내 바로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font></div> <div><font size="2">이윽고 쉴새 없이 떠들기 시작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그들의 대화는 계속 나에게 들려왔고</font></div> <div><font size="2">도저히 읽던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나는 잠시 책을 덮고 </font><font size="2">그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뭐가 그리 좋은지 쉴새없이 왱왈왱왈 떠드는 여자와는 달리 남자는 과묵한 모습이었다. 핸드폰만 들여다보면서 </font></div> <div><font size="2">간간히 응. 응. 그래. 그래. 같은 성의 없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지만 여자는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를</font></div> <div><font size="2">이어갔다. 오히려 옆에 앉은 내가 그 남자보다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학교얘기, 친구들 얘기, </font></div> <div><font size="2">부모님얘기등 온갖 잠담들을 늘어놓고 있는 와중에도 남자는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기죽지 않고 여자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여자는 영화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font></div> <div><font size="2">아무래도 겨울왕국을 얼마 전에 본 모양이었다. 이제 겨울왕국도 좀 시들하지 않나? 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을때</font></div> <div><font size="2">여자가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자기 나 겨울왕국에 나오는 주인공 닮지 않았어?'</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나도 모르게 안닮았는데요. 라고 얘기할 뻔했다. 물론 충분히 미인이었지만 그정도는 아니었다. </font></div> <div><font size="2">목석같은 그 남자가 처음으로 움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서히 고개를 들어올린 그 남자의 눈빛에는 </font></div> <div><font size="2">분노가 가득했다. '나의 엘사를 모욕하지마!' 라며 귓방망이를 후려갈길 듯한 표정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금새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정을 되찾은 모습으로 남자는 작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아니.'</font></div> <div> </div> <div>하지만 여자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남자에게 대답을 요구했고 계속되는 질문에 남자는 살짝 짜증난 표정으로 </div> <div>대답했다.</div> <div> </div> <div>'... 넌.. 뒤틀린 어미를 닮았어..'</div> <div> </div> <div>마시던 커피가 코로 나왔다. 대낮의 콜롬비아 원두 분수쇼에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향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div> <div>당황해서 휴지를 찾고 있는 데 옆에 있던 여자또한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꼇는지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div> <div>아마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지더니 나 갈래 라고 새침하게 말하며 </div> <div>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크읍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던 여자가 테이블</div> <div>모서리에 허벅지를 찍은 것이었다. 나때문에 이쪽을 보던 사람들은 카페에서 새로하는 슬랩스틱 이벤트인가? 박수를</div> <div>쳐야하나? 고민하는 것 같았다. 여자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새초롬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상당한 </div> <div>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div> <div> </div> <div>그렇게 뒤틀뒤틀거리며 뒤틀린 어미와 엘사빠는 카페를 벗어났고 홀로 남은 나는 앞으로 절대 다시 가지 않을 곳 목록에</div> <div>그 카페를 추가했다.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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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27 13:41:16  223.62.***.86  자동폭포  275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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