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제 이별해서 눈 퉁퉁부어서 안경끼고 출근해놓고</div> <div>이런얘기 쓰려니</div> <div>눈물쎌카 찍어올리는것마냥 오글거리지만,</div> <div>그래도 너무 웃겨서.</div> <div> </div> <div>나만웃길수도있찌만.</div> <div> </div> <div>남자친구랑 한달전쯤 헤어졌지만</div> <div>사내커플이고 해서 매일 봐야했습니다.</div> <div>그리고 어제부로 남자친구가 퇴사하면서</div> <div>이제 모든걸 정리하는 순간이 와버렸어요.</div> <div> </div> <div>사실 둘다 마음이 남아있는데</div> <div>계속되는 싸움과 화해로 지쳐서</div> <div>결혼을 진행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앞서</div> <div>결국 헤어지기로 했습니다.</div> <div> </div> <div>회사앞에 작은 이자카야가 있는데 늘 데이트하던 장소에서 이별하려니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div> <div> </div> <div>사장님도, 알바도 친근한 말을 주고받진않지만 얼굴은 잘 알고있었고...</div> <div> </div> <div>그 곳은 8090노래가 많이 나와서 남자친구가 더 좋아했던 곳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첨에는 둘이 말도없이 맥주만 계속 마셨습니다.</div> <div>그때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이런저런 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div> <div>노이즈라던지, 클론, 터보..</div> <div>우리 둘은 말이 없는데 우리와 상관없이 즐거운 댄스곡은 참 슬펐습니다.</div> <div> </div> <div>그 사이 알바가 여러번 우리 테이블을 왔다갔다했고</div> <div>온풍기를 껐다켰다, 바람에 들어오는 낙엽도 쓸어내고...</div> <div> </div> <div>긴 침묵을 깨고 남친이 입을 열었습니다.</div> <div> </div> <div>-넌, 헤어지는거 마음먹은거 같은데, 난 아직 아니아... </div> <div> </div> <div>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흘러나오던 노래가 갑자기 바뀌면서</div> <div>"넌 이별, 난 아직 - 스탠딩에그" 가 전주가 흐르더군요</div> <div>눈물로 애원을 해도 넌 이별 / 어떤 말을 해도 난 아직 모든걸 다 줘도 난 아직<br /></div> <div>평소 그런음악이 나오던 곳이 아닌데 갑자기 스탠딩에그라니..</div> <div>그리고 무슨 드라마 OST도 아니고 갑자기.. 왜...</div> <div> </div> <div> </div> <div>-넌 이렇게 끝나면 다야? 편해보인다? 맘이 아프기는 하니?</div> <div>" 혼자 - 커피소년"</div> <div>그대는 모르죠 그대는 모르죠 / 나 얼마나 아픈지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div> <div> </div> <div>그렇게 몇 곡이 더 나오더군요.. 정말 노래때문에 더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봤는데...</div> <div>알바놈이 작정하고 멜론 열어놓고 노래를 선곡하고 있더군요;;</div> <div> </div> <div>그 뒤로는 아주 대놓고 대화를 엿듣고 선곡하더군요</div> <div> </div> <div>너 진짜 다음번에 누구만나면 그따위로 하지 말라는 말을 했더니</div> <div>조성모의 다음사람에게는,</div> <div> </div> <div>약속있다면서 연락을 안하면 니가 누구랑 멀하고있는지 의심하는건 당연한거 아니냐는 말에</div> <div>DJ DOC의 부치지못한편지,</div> <div> </div> <div>커플링 돌려달라는 말에는</div> <div>김종서의 러브송,</div> <div> </div> <div>이제 서로 연락도하지말고 정말 남이 되어 살자라는 말에는</div> <div>나윤권&별의 안부,</div> <div> </div> <div>계산하고 나오려할때는</div> <div>신성우의 사랑한후에.</div> <div> </div> <div>이것들 말고도 많았는데 저도 울며 얘기하며 음악들으며 하다가 잊었네요.</div> <div> </div> <div>쓰고나니 디게 재미없네</div> <div> </div> <div>저도 재밋진않고, 어이없는데 화내는건 아닌거같구, 참견하기 좋아하는사람이구나 싶다가도, 짜증나고,</div> <div>난중엔 이번엔 또 무슨노래가 나올까 기가 차기도 하고 그랬네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냥 그랬다고요,</div> <div>결국 저는 다시 솔로로 돌아와 오유에 글이나 남기고있네요.</div> <div>조으다.</div> <div> </div> <div><br /><br />알바의 섬세함에 좋은글에 올리려니</div> <div>좋은글엔 진짜 좋은글만있길래.</div> <div>아 이제 솔로라서 자유니깐 자유게시판에 올려야하나 싶다가</div> <div>헤어진 다음날 이딴글이나 쓰고있는게 웃겨서</div> <div>유머게시판에 올렸는데.</div> <div>맞나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