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학원 알바생입니다.
학생 둘을 조그마한 강의실에서 개인 강의 중이었습니다.
제가 잠시 전화를 받으러 갔다온 사이에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
한 친구가 묻더군요.
쌤, 오유가 뭐에요?
오늘의 유머
쌤 저 그 사이트 싫어요~
왜?
제가 좋아하는 전효성 욕해요.
너 일베해?
쌤 일베가 왜 나쁜거에요?
내가 수업중이라서 차마 거친말은 못하겠고 네가 딱 한번만 들어가봐ㅎㅎ
쌤! 오유가 일베보다 더 나쁜거래요!
누가?
아니 전효성 그런 걸로 까는 것도 웃기 잖아요
너 국사 배우니? 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알지?
아는데 그거 하나로 전효성 까는거 이해 안돼요
그래 그럼 전효성 좋아해. 근데 사람들이 일베하는지 안하는지 판단기준을 나처럼 전효성으로 볼 수도 있어.
쌤 근데 왜 오유가 일베 욕해요
욕하고 싶지 않은데 욕하게 하는데?
일베가 오유 욕하던데 오유도 똑같이 일베 욕하니깐 일베나 오유나 똑같잖아요.
너 그소리도 일베로 오해받기 쉽다
아. 쌤 저 진짜 일베 안해요. 무슨 그런 걸로 일베한다 그래요~
진짜 요즘 그래. 네가 오유야. 여기 있는 철수가 일베야. 너는 이유없이 철수를 욕하진 않지? 근데 철수가 물건을 훔쳐놓고 그거 네가 그런 짓이래. 너는 그럼 철수욕을 하니 안하니?
안하는데요.
.........
그니깐 오유나 일베나잖아요.
너 그소리 하면 진짜 일베 오해받는다고. 일베가 맨날 하는 소리야.
이렇게 한참을 실랑이 벌였습니다.
제가 그 학생의 친구였다면, 이새끼, 저새끼 욕해가며 더 열을 올릴수도 있었지만, 중3한테 열내는건 소용없잖아요
제가 조근조근 설명하려해도 이미 실실 쪼개면서 저를 보고 있으니 자꾸만 열이 뻗쳤습니다.
일베도 나쁘고 오유도 나쁘고 다른 것도 다 나빠. 너는 아무 것도 하지마.
네 쌤. 아무것도 안하려구요~
응 하지마.
쌤 근데 오유 나빠요?
응 나쁜거 같아.
일베도 나빠요?
모르겠네. 네가 일베를 하는 거 같아서 네 앞에서 일베 욕 못하겠다.
쌤 우리 이얘기 그만해요
나는 네가 어디가서 나쁜사람 되지 말라고, 일베하지도 말고, 쓰는 언어도 조심히 하라고 하는 소리야.
그렇게 계속 아이들 시험감독에서도 실랑이가 계속 되었습니다.
화를 내려다가 참고 참고 또 참았는데,
한 여학생이 들어오며 말하더라구요.
쌤! 오유해요? 그거 일베 다음으로 나쁜거래요!!
그리고 얘기를 끝마칠 무렵 한 친구가 픽 웃으며 ㅆ선비 이러고 가더라구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어 온걸까요.
너무 화가나서 퇴근하자마자 이렇게 글 남깁니다.
일베=오유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유머였습니다.
저 지금 기분 되게 꿀꿀해요.
토닥토닥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