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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367063
    작성자 : WAFU
    추천 : 1
    조회수 : 384
    IP : 210.216.***.16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3/01 04:28:02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67063 모바일
    가족들의 관찰 보고서
    재밌으라고 쓰는데 끝에가서 진지먹을거같음
    일단 긴지 아닌지는 풀어봐야 아는거임
    풀어봄

    동생썰을 풀었었는더 본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음
    첫 이야기는 동생의 이야기

    난 동생이 있다.
    왜 같은 씨를 물려받았지만 비슷한점은 눈꼽 부스러기만큼도 없다.
    아니, 없는줄 알았다.
    외형은 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목구비가 적절하게 되어있는 반면
    동생은 새어머니를 빼다 박았다.
    나는 어릴적엔 퉁실퉁실해서 잘 굴러다녔고 키 또한 컸었지만
    동생은 잘 빠지고 키는 어디가서 빠진단 소릴 듣는다.
    성격도 난 과묵하고 무관심한...좋게 말하면 시니컬
    나쁘게 말하면 티벳여우인 반면
    동생은 모든것이 과장되고 활발하며 과격하다.
    7살이 다 그렇지 않냐만
    아버지의 씨를 물려받은 생명체가 위로 둘이 있고
    그 둘이 누나와 난데
    둘 다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침착하면서도 침울한 아이들이였다.

    이렇게나 많은 차이를 보이는 동생이지만
    나는 순간 느꼈다.
    역시 이 녀석도 우리 아부지의 아들이란걸

    그것을 알아차린건 내가 여자친구를 처음으로 집에 소개할때의 이야기다.
    나는 20살까지 여자친구의 존재를 집에 밝힌적 없었고
    없었다.
    그냥
    없었다.

    그러다 20살의 겨울, 크리스마스에 처음 여자친구가 생겼고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렸다.
    보통은 착하냐, 어떤아이냐, 몇살이냐를 묻지만
    아버지는 단 두가지를 물어보셨다.

    이쁘냐
    사진 있냐

    왜죠


    무튼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가 가족들에게 소개시킬 일이 있었다.
    여자친구는 다소곳이 소파에 앉아 사과를 먹고 있었고
    나는 편하게 있으라며 이런저런 대화를 시도했었다.

    집에 처음보는 여자가 있으니 궁금증이 폭발한 동생은 나와 여자친구 주변을 어슬렁거렸고
    앞에서 관심을 가져달라는듯 온갖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귀엽다며 동생을 구경했고
    동생이 여자친구에게 다가와 처음 걸은 말은 핏줄에대한 확신을 주었다.

    "누나 이뿌다. 누구야?"

    별거이겠냐만은
    나 또한 저런 시절이 있었음이 떠올랐다.

    어릴적 같은 아파트엔 고모가 사셨고
    고모의 딸들, 그러니까 사촌누나들은 우리집안 핏줄을 통틀어 존재할 수 없는 외모를 지녔었다.
    그중에서 첫째누나가 유독 이뻤었고
    난 그 누나에게 껌딱지마냥 붙어다녔었다.
    착하기도 했지만
    이뻐서였다.

    우리집 남자 셋은
    여자의 외모를 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복동생도
    동생이다.

    ㅁ1친...



    두번째 이야기는 아버지 이야기다.

    아버지는 주방장이셨다.
    난 중학교까진 아버지가 접시나 닦으시는줄 알았다.
    아버지를 깔보는게 아니라
    아버지의 요리를 먹어본 역사가 없다.

    이런 아버지가 어느날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계셨다.
    호텔 주방장의 요리는 과연 어떤맛일까 기대감에 벅차있었다.
    아버지는 밥먹으라며 우릴 부르셨고
    우린 인스턴트 카레를 쳐먹었다.
    그냥 전자렌지에 돌리세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어떻게 만났는지가 궁금해서 어머니에게 물어봤다.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감금당했다고

    난 아직도 어떻게 결혼에 골인했는지가 궁금하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때였다.
    아버지는 졸업식에 꽃도 들지않고 오셨다.
    그리곤 카메라로 우리 반 친구들만 찍으셨다.
    1주일 뒤에 알고보니 신부감을 찾고 계셨었다.
    그게 과연 나의 신부인지 아버지의 신부인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어머니의 이야기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판타지가 남다르시다.
    우리 아들은 순수하고 잘생기고 키도큰데 착하다는 생각을 내가 고2가 될때까지 가지고 계셨다.
    그 예로
    내가 야동을 받아서 봤지만
    혼나는건 누나였다.
    나는 보지 않을꺼란 어머님의 믿음은 강했다.
    누나 미안해

    우리 어머님의 아들에 대한 믿음은 고2때 어머니가 내가 야동보는것을 알아버리신 후 깨졌고
    그때부터 밥반찬의 스케일과 퀄리티가 달라졌다.
    다운그레이드가 아니라 업그레이드로


    어머니는 조금 취향이 독특하시다.
    드라마를 챙겨보시는건 다른 어머님들과 같지만
    소설을 즐겨 읽으신다.
    게임판타지만
    또한 컴퓨터를 잘 다루신다.
    게임할때만
    난 이런 어머니가 참 좋다
    날 버리고 피시방만 가지 않으신다면



    누나 이야기

    우리 누나는 나와 똑같이 생겼다.
    내가봐도 그렇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다.
    초등학교때 문방구에서 준비물을 살적에 이야기였다.
    나는 처음보는 형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누구누구 동생 아니냐고
    난 이새끼들이 흑마술이라도 배운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누나와 같은반 친구였다.

    흑마법은 확실히 25살 이전에 동성에게 동정을 잃으면 전직할 수 있다.


    이런 우리 누나에겐 3가지 미스테리가 있다.
    나와 똑같이 생겨서 왜 남자친구가 생기는지
    채식주의자가 어째서 살이 안빠지는지
    왜 그 몸무게로 A컵인지

    누나가 오유를 안해서 참 다행이다.



    새어머니 이야기

    새어머니는 유독 나를 이뻐하셨다.
    내가 대 격변의 시기를 겪기 전까진
    나는 하드코어 육식주의자였고
    밥반찬에 주부9단 소세지라도 안 올라오면 밥을 안먹었다.
    내 자식이 아니라도 정말 이뻐해주셨는데
    매일같은 육식이 힘드셨는지
    살이 쪘다고 다이어트를 시작하셨고
    나도 새엄마지만 우리 엄마가 이쁜게 좋으니 채식에 동참했다.
    채식을 시작한지 3달이 지났고
    새어머니는 19키로가 찌셨다.
    새어머니는 그 이후로 육식주의자가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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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1 10:47:47  125.177.***.67  동정심  37535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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