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녀의 집에 초대되어 놀러갔다. 혼자사는 집이라 두근 거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span></p><p><br></p><p>약간 계면쩍기도 하지만 그녀가 맛있는 밥고 해줘서 먹고 맥주도 한 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p><p><br></p><p>밥상에 마주 앉아 맥주를 마시며, 모니터를 올려놓고 예능프로를 보고 있었는데,</p><p><br></p><p>문득 모니터가 내쪽으로 너무 돌려져 있는걸 보고 그녀쪽으로 잘보이게 화면을 돌려주었다.</p><p><br></p><p>"왜?"</p><p>"아...너 잘 안보일까봐"</p><p>"칫...그럼 네가 안보일거 아냐?"</p><p>"아냐 잘보여 괜찮아"</p><p>"됐어 일루와."</p><p><br></p><p>그녀는 책상 다리를 하고 자신의 허벅지를 탁탁 치면서 이리 오라했다.</p><p><br></p><p>...</p><p><br></p><p>엉거주춤 일어나 그 위에 앉으려니 등짝을 후려친다.</p><p><br></p><p>"누가 앉으래! 머리 줘. 귀파줄께..."</p><p>"..."</p><p><br></p><p>멍청한놈...</p><p><br></p><p>한 쪽 뺨에 닿는 허벅지의 탄력이 느껴지고, </p><p>다른 한 쪽에는 부드러운 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p><p><br></p><p>두근. 두근. 심장 소리가 빨라진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단지 귀를 파주는 중인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온다.</p><p><br></p><p>그녀의 숨소리가 또렷이 들리고 뒤통수에서 그녀의 고동소리가 들려온다.</p><p><br></p><p>두근. 두근. 나랑 같구나.</p><p><br></p><p>"돼..됐어. 돌아누워"</p><p>라고 이야기 하며, 내 어깨를 잡고 나를 돌렸다. </p><p><br></p><p>좋은 향기가 난다. 호흡곤란이 일어날 지경이다. 열이 오르는 것 처럼 어질어질 하다.</p><p><br></p><p>그녀가 내 귀를 파고 있는지, 내 마음을 캐고 있는지 분간도 되지 않고, 머리속이 하얘지기 시작할 찰나.</p><p><br></p><p>"야...나 안되겠어."</p><p>떨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이야기 한다.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있는 내 얼굴을 돌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p><p><br></p><p>"나 이제 못참겠어."</p><p>그녀의 숨에서 꽃향기가 난다. 나는 눈을 감았고 그녀도 감는다.</p><p>꽃향기가 더 짙어졌다. 그녀의 숨이 내 폐로 빨려들어가고, 부드러운 손길. 손길.</p><p><br></p><p>보일러 온도를 너무 높였나. 몇 도 였지? 왜 이렇게 덥지?</p><p><br></p><p>발그레한 뺨, </p><p>젖은 눈동자, </p><p>흐드러진 머리카락,</p><p>입에서는 단내가 나는데.</p><p><br></p><p>누군가 현관을 두드린다.</p><p><br></p><p>똑똑똑...</p><p><br></p><p>쨍그랑!</p><p><br></p><p>분위기는 산산조각 나서 온 파편이 방안에 쏟아진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똑똑똑...</span></p><p> 다시 현관을 누군가 두드린다.</p><p><br></p><p>"누...누구세요?"</p><p>나른하고 젖은 그녀의 목소리에 짜증이 살짝 섞여있다. 누굴까?</p><p><br></p><p>"예수믿고 천국 가세요."</p><p>"교회 나오셔서 구원 받으세요."</p><p><br></p><p>내 안 깊은 곳에서 열이 뻗쳐오른다.</p><p><br></p><p>나와 그녀는 동시에...</p><p>=======================================================</p><p><br></p><p>"씨발..."</p><p>눈을 떴다. 아직 새벽인가보다. </p><p>시계를 보니 시계바늘은 다섯 시를 가르키고 있다.</p><p><br></p><p>어두컴컴한 사무실. 불편한 의자 위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되뇌인다.</p><p>"아...씨발 개새끼들. 하필 그 때..."</p><p><br></p><p>아...적으면서 다시 생각해도 빡치네...</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