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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197037
    작성자 : 북치는청년
    추천 : 5
    조회수 : 623
    IP : 61.97.***.15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0/09/05 13:02:56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97037 모바일
    방문 전도 3인팟 퇴치 경험기
    안녕하세요, 올해 20대 중반의 지극히 정상적인 대한 민주 공화국의 한 청년입니다.
    베스트에 있는 글을 보고 얼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저도 한번 올려봅니다.

    몇 달전에 1주일 가량 짬이 생겨서 간만에 XX에 있는 
    친척집에 인사 겸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바빠서 친척들 뵐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 친척분은 가친께서 군 장교를 하시는 지라 BOQ라 불리는 군인(간부) 전용 아파트에 거주 하십니다.
    외진 곳에 있는 곳도 아니고 시내 거의 한복판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깜짝 놀래켜 드릴까 하는 생각으로 연락도 안 드리고 
    간단한 선물을 손에 들고 룰루랄라 찾아 갔습니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문제는 큰훈련 중이라 
    고모부께선 요술봉을 들고 야전에서 지휘를 하고 계셨고
    다행히 작은 어머님이 계시긴 했지만 다른 간부 부인들과 으쌰으쌰 할일이 있어서 
    (위문품 제작 & 포장) 저에게 집 좀 한 4~5시간만 지켜 달라고
    (+청소와 설거지 좀 해놓지 않겠니 저녁 거하게 쏘마) 하시더군요. 
    사촌들은 열공 한다고 핸드폰도 안 들고 독서실에 갔구요.

    뭐 이래서 늦은 점심을 차려먹고 청소를 하는 와중에 초인종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엥 도대체 뉘기여 하고 인터폰을 들여다 보니 
    주보와 성경책을 품안에 안고 있는 아주머니 한분과 아가씨 두분.
    그리고 "예수 믿으세요~ 잠시만 들여보내 주세요~ 안 믿으면 지옥 갑니다~ 우리 교회 나오세요~" X 무한.
    참고로 전 무교지만 친척분 가족은 모두 기독교 신자입니다.
    제 집이었으면 이리 소란을 피우면 바로 112를 불렀겠지만 남의 집에서 그러기도 뭐하고......

    (나중에 작은 어머님께서 '우리가 군인 가족이라는 거 알고 저렇게 막 나가더라 어휴' 말씀하시더군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군인은 국민의 세금으로 생활하고 군인의 가장 큰 임무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뭐 이래서 군인은 민간인에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조심히, 정중히 대하는 감이 있음)

    이거 뭐 2, 3분도 아니고 10분 넘게 시끄럽게 대니 
    주위 분들에게 민폐다 싶어서 일단 문을 열었습니다. 
    아가씨들 때문에 열어준거 절대 맞음.
    그리고 이어지는 전도의 (정확히는 새로 생긴 우리 교회에 와서 돈을 내라는) 속사포.
    아침부터 먼길 와서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이기적인 작태에 솔직히 짜증이 밀려 오더군요.
    그래서 저도 기독교 믿습니다 지금은 몸이 좋지않다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저리가 휙휙 이러니
    오히려 잘 되었다고 안에 들어가서 믿음을 나눠보고 은혜를 경험하니 어쩌니......

    예, 예 맞장구만 치면서 대충 넘어가려고 했는데 갈수록 들이대는 논리가 가관이더군요.
    안 믿으면 죄다 지옥으로 간다느니 성령이 충만해야 뭐시기뭐시기 성경은 진리다 어쩌구저쩌구
    제발 잠시라도 저 입 좀 다물게 하려고 제가 사온 과일까지 내와서 제가 깎았을 정도니......

    10분이 넘어가고 20분이 넘어가고 이래저래 넋 놓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불쑥 
    "그럼 성경이란걸 접해볼 기회도 없던 17세기 이전의 한반도 사람들은 죄다 지옥 간겁니까?"
    말해 버렸습니다.

    대답은 "예" 그러길래 저도 모르게 짜증이 확 밀려와서 (그래도 나름 평정을 가장하며)

    "저기 성경에 공룡은 왜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나요? 
    박물관에 있는 뼉다구와 화석 같은건 다 가짜인가요? 
    그리고 자기를 믿을 기회도 주지 않고 그것 때문에 죽은뒤 지옥에 쳐 넣어서 
    평생 고통받게 하는 신이라는 자가 우리를 사랑하는거 맞나요?"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입에 거품을 물면서 저에게 욕보다 심한 말들을 하더군요. 부모님 욕까지.
    (뭐 처음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사탄아 물러가라! 할때는 실소가 나왔습니다만)
    화가 나서 인상 팍 구겨지고 저도 모르게 과일 자르던 과도를 드럼스틱 돌리듯 현란하게 휙휙 돌리면서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지구를 만드는데 6일이나 걸리고 졸라 힘들어서 하루 쉰 새끼가 전지전능하다고?"

    이러니까 도망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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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5 13:10:34  116.126.***.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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