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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156543
    작성자 : 인큐버스
    추천 : 12
    조회수 : 550
    IP : 211.226.***.23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08/08/06 23:50:47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56543 모바일
    "싸이에서 찾은 첫사랑의 흔적 "
    이틀 전 싸이를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5-6년 전엔가 만든 기억은 있는데 만들어 놓고
    잊고 지냈습니다. 비밀번호부터 가물가물하고 막상 들어가 보니 흉가가 따로 없더군요. ㅎㅎ



    방문록에는 상업성 글들... 그것도 몇 개 안 되고 조회 수도 5-6년 동안 300도 안되네..
    내가 이걸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 당시에는 유행이었던 것 같아서 그냥 한번
    만들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아내와 사진 몇 장을 올리고 아내는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컴퓨터를 끄고 자려고 하는데 문득 사람검색이란 문구가 눈에 띄더군요.
    맞다.. 싸이에는 사람찾기란 기능이 있었지...



    문득 떠오르는 한사람의 기억을 찾아 입력했습니다.
    이름..성별..나이.. 이걸로 찾을 수 있을까? 미심쩍은 마음으로 클릭했습니다.
    흔한 이름인지 8명 정도가 뜹니다. 그런데 순간 사진이 보이는 홈피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고 아내가 잠들 걸 확인하게 되더군요.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 작은 사진이지만 어렴풋하게 다가오는 얼굴...20년 가까운
    세월이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기분이더군요.
    홈피에 접속을 하려다 문득 다녀가면 기록이 남는 지가 궁금해지더군요. 흔적이 남아
    버리면 속된말로 좀 쪽팔리잖아요 ㅋㅋ. 일단 로그아웃을 하고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들어가 지더군요. 사진첩을 열어 보려는데 왜 그리 떨리던지 다시 한번 자는
    아내를 돌아봤습니다. 막상 열어본 사진첩에는 제가 바라던 사진은 안 보이고 종교
    관련 사진과 풍경화들만 잔뜩 있더군요, 글쎄요 얘가 종교가 있었든가 하는 기억도
    가물가물... 그녀란 걸 확인할 수 있는 단서라고는 메인화면에 있는 작은 사진뿐이더군요
    클릭을 해서 보니 좀 크게 보였습니다. 제가 18살 때 만났으니까 벌써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얼굴은 알아보겠더군요. 나이가 있어선지 나잇살은 있어 보였습니다. ㅎㅎ
    그 당시에도 예쁜 얼굴을 아니었는데..ㅋㅋ



    방명록에 있는 날짜들을 보니 여기도 만들어만 놓고 그렇게 몇 년간 사용하진 않았더군요
    하긴 우리 나이에 싸이를 한다는 게 좀 그렇긴 하죠 ㅎㅎ
    화면을 닫고 잠들어 있는 아내를 봤습니다.




    좀전에 줄넘기 500개를 하고 저렇게 곯아떨어졌습니다. 제 아내는 일단 잠들면 기절 수준
    이죠. 잠 정말 잘 자는 사람들 보면 이유 없이 얄미울 때 있잖아요 ㅎㅎ
    이때 문득 제 아내 싸이도 궁금해 지더군요. 혹시 있나?


    바로 검색해 봤습니다. 이름이 워낙 촌스러워서 ㅎㅎ 딱 두 명 나오더군요. 막상 들어가 보니
    저보다 더한 흉가네요. 처제가 달아놓은 방명록 딸랑 하나에 우연히 들어왔어요가 한 열댓 개..
    젤 처음 페이지로 이동하는데 제 이름이 있더군요




    2004년 10월
    "내가 제일 처음이구나
    언제나 너한테는 내가 제일 처음이었지 ㅋㅋ
    앞으로도 너에게 항상 처음인 사람이 될게...너의 남편"




    4년 전에 제가 첫 번째 방명록을 장식했더군요. 아마도 제거 만들 때 같이 만들어 놨을 겁니다.
    아내는 항상 저에게 말합니다.
    "내 첫사랑을 당신이라고.."
    10여 년을 살았는데도 아직도 물어보면 그렇게 말합니다.
    독한 여자죠? ㅋㅋㅋ




    저번 주 일요일에 오랜만에 연안부두로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집에서 고속도로로 한 20여 분
    만 달리면 나오는 거립니다.
    연안부두까지 왔는데 월미도나 한번 들어가 보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그러더군요


    "우리 옛날에 연애할 때 나오면서 길 막혀서 고생했잖아, 가지 말자"
    순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나 월미도 가본 적 없거든....어떤 분이랑 가셨나 보네요?"
    "자기랑 안 갔나?, 그럼 누구랑 갔지......어머 자기야 저기 구름 좀 봐 너무 예쁘다"
    "저기 아줌마 월미도는 누구랑 가셨냐고, 구름이랑 가신 건 아닐 거 아니야?"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댁은 정동진 누구랑 가셨어? 저도 정동진 가본 적 없거든요"
    갑자기 여기서 정동진이 왜 나오나....
    지금 고백하지만 전 정말 정동진 여자랑 안 갔습니다. 남자들 셋이서 같습니다. 정동진을
    남자들 셋이 갔다는 게 더 쪽팔려서 누구랑 갔다고 말하지 않은 거죠 ㅎㅎ




    사실 저도 첫사랑이란 흔적을 아내 몰래 찾아봤지만 지금 생각하면 짝사랑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러므로 제 온전한 첫사랑은 지금의 아내입니다.



    아내도 내가 첫사랑이라고 독하게 주장하고 저도 아내가 첫사랑이라고 뒤 늦게 독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그리고......... 독한년놈들이죠 ㅋㅋㅋ


    <span style="background-color:silver; color:silver;">
    -출처: 다음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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