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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122161
    작성자 : GreenBlue
    추천 : 5
    조회수 : 511
    IP : 218.39.***.2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06/07/25 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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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5월 4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가엾은 베르테르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찾아 낼 수 있는 자료들을 전부 모아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렇게 여러분에게 보여 드립니다. 여러분은 아마 나에게 감사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베르테르의 정신과 품성에 대하여는 찬미와 사랑을, 베르테르의 운명에 대하여는 눈물을 아끼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베르테르와 같은 상념에 사로잡힌 다정스러운 분들이 만일 당신이 불우한 환경이나 혹은 당신의 허물로 말미암아 친근한 벗과 사귈 수가 없는 처지라면, 이 작은 책자를 당신의 벗으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제 1 부

             1771년 5월 4일

    훌쩍 떠나오기를 정말 잘했다 싶네 ! 절친한 친구여, 사람의 마음이란 어쩌면 이렇게도 이상야릇한 것일까 내가 그렇게도 사랑하며 떨어질 수 없었던 자네를 두고 떠나왔는데도 이렇게 즐거운 기분에 젖을 수 있다니 말일세. 그러나 자네는 용서해 주겠지. 자네 이외의 딴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나와 같은 마음을 지닌 인간을 괴롭히게 마련인 그런 숙명을 타고난 것만 같거든. 레오노레는 정말 안됐어. 하지만 그건 내 책임이 아닐세. 내가 그녀의 여동생의 개성적인 매력에 끌리어 교제를 하고 있는 동안, 레오노레의 가슴속에 나에 대한 연정이 싹텄다 하더라도 나로서야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기는 해도----나에게는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레오노레의 감정에 그름을 부은 것이나 아니었을까? 레오노레의 꾸밈없는 심정이 드러나는 언동을 재미있어 하며, 사실은 전혀 우스꽝스럽지도 않은데 나는 남들과 함께 그것을 웃음거리로 삼지나 않았던가? 정말 그러치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아아, 자신에 대해 스스로 비난하면서도 태연할 수 있으니 인간이란 참 묘한 거야. 친구여, 나는 자네에게 약속하네, 나는 좀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힘쓰겠으며, 운명이 가져다 준 조그만 불행을 그전처럼 자꾸만 되씹는 그런 짓은 하지 않겠네. 현재를 즐기고 과거지사는 과거지사로서 흘려보내겠네. 자네가 말한 것은 정말 옳았어. 내 가장 사랑하는 친구여, 만일 인간이-----어째서 그런 천성을 타고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부지런히 상상력을 동원하여 지난날의 불행한 추억을 되새기려 하지 말고, 오히려 현재를 태연히 견디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인간의 괴로움은 훨씬 줄어들 텐데 말일세.
    미안하지만 어머님께 말 좀 전해 주게. 어머님이 시키신  일은 될수록 잘 처리해서, 그 결과를 곧 알려드리겠다고 말일세. 아주머니를 만나봤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네. 떠들썩하고 괄괄한 성품이기는 하지만 근본은 선량한 여자일세. 우리 몫의 유산을 아주머니가 움켜쥐고 내놓지 않는다는 어머님의 불만을 나는 아주머니에게 분명히 말해 줬네. 여기에 대해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조건을 제시한 다음, 그것이 충족되면 언제든지 몽땅 내 주겠다는 것이었네. 그것도 우리가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몫을 말일세----이제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쓰고 싶지 않네. 어머님께는 모든 것이 잘 돼 가고 있다고만 말씀드려 주게. 친구여, 이 하찮은 용건으로 해서 나는 새삼스레 느꼈는데, 이 세상의 분쟁은 악의나 흉계보다는 오해와 타성 때문에 일어나는 편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네. 적어도 악의나 흉계 쪽이 수적으로 적다는 것은 틀림없네.
    그건 그렇고, 이 곳에 온 뒤로 나는 아주 잘 지내고 있네. 낙원과도 같은 이 고장에서 고독에 잠길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에 귀중한 진정제 구실을 해 주고 있다네. 게다가 이 청춘의 계절은 곧잘 겁에 질리곤 하는 내 마음을 따뜻이 감싸주고 있다네. 모든 나무들, 모든 생울타리들이 꽃다발일세. 차라리 한 마리의 풍뎅이가 되어 향기로운 꽃냄새의 바닷속을 헤매면서 그 속에서 먹이를 찾는 몸이 되었으면 싶네.
    이 도시 자체는 쾌적하지 못하지만 교외에는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다네. 이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려서, 지금은 고인이 된 M백작이 한 언덕 위에 정원을 꾸몄었네. 그 주위의 언덕들이 가로세로 아롱다롱 아름답게 이어지면서 더할 수 없이 아늑한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곳일세. 그 꾸밈새는 단순하네. 그러나 그 속에 한 발짝만 들어서면 곧 느낄 수 있는 것은, 정원을 설계한 사람이 조경학자 같은 이물이 아니라, 그 속에서 스스로 즐기려는 심정을 지닌 그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일세. 벌써 몇 번이나 나는 이 정원 안의 황폐한 정자에서 고인이 된 백작을 위해 눈물을 흘렸다네. 그 곳은 백작이 생전에 사랑했던 장소요, 나도 또한 그 곳이 마음에 드네. 머지않아 나는 이 정원의 주인이 될 걸세. 이제 겨우 2,3일밖에 안 되었지만, 이 곳 정원사도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해 주고 있네. 내가 이 곳 주인이 되어도 그가 싫은 얼굴을 하지 않으리라 여겨지네.
    5월 10일
     희한한 상쾌감이 내 영혼에 충만해 있네. 내가 마음껏 음미하고 있는 요즘의 달콤한 봄날 아침과도 같은 그런 상쾌감이었네. 나는 혼자서 호젓이 시간을 보내며, 나 같은 삶의 영혼을 위해서 마련된 성싶은 이 고장에서 내 삶을 즐기고 있네. 나는 정말 행복하네. 친구여, 나는 편안한 심정에 잠겨 있다네. 덕분에 내 예술이 피해를 입고 있는 정도일세. 나는 지금 그림을 그릴 수가 없네. 한 획의 선조차 그릴 수가 없는 거야. 그러면서도 나는 지금처럼 위대한 화가가 되어 본 적은 일찍이 없었네-----나를 둘러싼 아름다운 골짜기에서 안개가 피어오르고 드높은 하늘에서 비치는 햇빛은 울창한 숲의 꼭대기에서 머뭇거리며, 그 속의 성전에는 다만 몇 줄기의 빛살만이 새어 들어올 뿐일게. 그럴 때면 나는 소리내어 흐르는 시냇가의 무성한 풀밭에 누워 대지에 얼굴을 바싹대고 일일이 헤아릴 수 없는 갖가지 풀들을 살펴보곤 한다네. 그리하여 풀줄기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생물들 세계의 준 동이며, 기어다니는 벌레와 날벌레들의 무궁무진한 여러 모습들을 가슴 뿌듯이 느끼는 걸세. 그러고는 새삼 우리네 인간을 자기의 모습과 같이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느님의 존재를 실감하고, 우리를 영원한 환희 속에서 떠돌게 해 주신 지극히 높고 자애로운 분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네. 그러다 보면 친구여 ! 내눈은 어느 결엔지 촉촉이 젖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하늘이 마치 애인의 모습과도 같이 온통 내 영혼 속에서 안식을 취한다네----그럴 때 나는 그지없는 그리움에 사로잡히며 생각에 잠긴다네. 아아, 내가 이것을 표현할 수가 있다면, 내 기슴 속에 이토록 충만하고, 이토록 뜨겁게 소용돌이치는 것을 화면에다 내뿜을 수가 있다면...... 그리하여 내 영혼이 무한하신 하느님의 거울인 것처럼, 그것을 내 영혼의 거울로 삼을 수가 있다면......하고 말일세-----친구여, 그러나 나는 한창 그런 생각에 잠겼다가도 그만 힘이 빠져 버리고 만 다네. 이 장엄한 현상의 힘에 기가 꺾여 버리고 마는 걸세.
    5월 12일
     이 곳에는 사람의 마음을 호리는 정령이 있는지, 아니면 성스럽고 생생한 상상력이 내 가슴속에 깃들어 그것이 내 주위의 모든 것을 이토록 낙원같이 바꾸어 버리는 건지 나로서는 잘 알 수 없네. 시내 입구 가까운 곳에 샘이 하나 있는데, 인어의 화신인 멜루지네 자매가 물에 이끌리듯, 나는 그 샘에 끌려가곤 한다네----자그마한 언덕을 내려가면 동굴이 하나 나오고, 거기서 다시 층층대를 스무 단쯤 내려간 곳에 그 샘이 있는데, 맑디맑은 샘물이 대리석 바위틈에서 솟아나고 있네. 샘을 둘러싸고 있는 나지막한 돌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높다란 나무들, 얼굴에 확 끼치는 시원스런 냉기, 이 모든 것들에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 무엇, 그리고 사람을 전율케 하는 그 어떤 분위기가 있는 것일세.
     나는 거의 날마다 그 샘가에 1시간 가량씩 앉아 있다네. 거시 앉아 있노라면, 시내에서 아가씨들이 와서 샘물을 길어 가는 걸세. 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순수하고 단순하면서도 가장 필요한 일이네. 그것을 보고 앉아 있으면, 부족사회 시대의 우리네 조상들의 모습이나를 중심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걸세----마을 어른들이 샘가에서 서로 인사를 트고, 혼담을 교섭하며, 우물가에는 자비로운 정령들이 떠돌고 있는 걸세----아아, 이런 나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한여름의 기나긴 여행 끝에 시원한 샘물로 기운을 되찾은 경험이 없는 사람일거야.
    5월 13일
     내 장서를 보내 주겠단 말인가?----제발 그 짓만은 하지 말아 주게. 나는 이제 이 이상 지도를 받거나 고무되거나 자극을 받고 싶지가 않네. 내 가슴은 스스로도 충분히 소용돌이치고 있다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을 진정시켜 줄 자장가일세. 그리고 그 자장가들은 내가 애독하는 호메로스의 시속에 얼마든지 있다네. 나는 설레는 나의 격정을 그 자장가로 여러 차례 달래어 왔네. 내 마음처럼 이토록 변덕스럽고 불안정한 것은 또 없을 걸세. 새삼스레 이런 소리를 자네에게 할 필요조차 없겠지. 슬픔에 잠겼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정신적인 흥분으로 치닫는가 하면, 달콤한 우울에서 파괴적인 정열로 변하여 가는 내 모습을 목격하고 자네가 곤혹스러워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말일세. 사실 나는 내 마음을 병든 어린애 다루듯 하고 있다네. 어떤 일이건 떼를 쓰는 대로 다 받아 줄 수밖에 없거든. 딴 사람들한테 이런 소리하지 말게. 좋지 못한 방향으로 해석할 사람도 있을 테니까 말일세.
    5월 15일
     이 고장 사람들과도 벌써 낯이 많이 익었고, 모두 나를 호의적으로 대하여 준다네, 특히 어린애들은 나를 무척 따른다네. 처음에 내가 이 곳 사람들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허물없이 물어봤더니. 내가 자기네를 놀리는 줄 알고 몹시 퉁명스럽게 대하는 이들도 있었네. 그러나 나는 화를 내지 않았어, 다만 내가 여태껏 몇 번이나 느끼고 있던 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느꼈을 따름일세. 다시 말하자면, 다소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서민들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위엄이 손상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나서 언제나 냉담하게 서민들을 멀리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걸세. 그런 반면에 자기만은 파격적인 체하고 일부러 공손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거만스러움을 서민들이 한층 더 느끼도록 하는 경박하고 악의적인 사람들도 있는 거라네.
    우리네 인간들이 모두 평등하지 않으며, 또 평등할 수도 없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잇네. 그러나 존경을 받기 위해서 이른바 하층계급 사람들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은 패배가 두려워서 적군 앞에서 도망치는 비겁한 자와 마찬가지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네.
     며칠 전에 새가 샘에 나갔더니, 거기 젊은 하녀 한 사람이 있었네. 그녀는 물통을 층층대 맨 아래에 놓고서 사방을 둘러보고 있더군. 물통을 머리에 이도록 거들어 줄, 누군가 아는 사람이라도 없나 하고 살피는 것이었네. 나는 아래로 내려가서 그녀를 보고 말했지----?거들어 줄까요, 아가씨??----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대답했어----?아니예요, 나리?----?사양할 것 없어요?----그녀는 머리 위의 또아리를 바로잡았고, 나는 물통을 이도록 거들어 주었네.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층층대를 올라가더군.
             5월 17일
     나는 모든 계층 사람들과 알게 되었지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는 아직 찾지 못했네. 내가 지닌 어떤 점이 사람을 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나를 좋아해 주고 있네. 그러나 이 사람들과 나는 다만 잠시 동안만 길을 같이 가는 것 뿐이요, 머지않아 서로 헤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슬프다네. 이 곳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냐고 자네가 묻는다면, 다른 고장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네. 인간들이란 대개 어슷비슷한 거라네. 인간들은 대개 대부분의 시간을 살아가기 위한 일에 다 써 버리고서, 자유로운 시간을 살아가기 위한 일에 다 써 버리고서, 자유로운 시간이 그저 조금이라도 남아돌게 되면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잃고,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그 시간을 없애버리려고 기를 쓰는 것이라네. 아아, 그것이 인간의 운명이련 가!
    그런데 이 고장 사람들은 정말 선량하다네. 나는 때때로 나 자신을 잊고 아직도 인간에게 허용되어 있는 즐거움을 이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있다네. 훌륭하게 차려 놓은 식탁 앞에 마주 앉아 마음놓고 허물없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때로는 마차를 같이 타기도 하고, 댄스파티에 참석하기도 하네. 그런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아주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준다네. 그러나 나의 내부에는 아직도 많은 다른 힘이 잠자고 있으며, 그 힘은 전혀 사용되지도 않은 채 퇴장되고 있는데, 나는 그것이 남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레 감추어야만 한다네. 아아,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죄어드는 것만 같네----그러나 오해를 받게 마련인 것이 우리의 운명인 걸 어쩌겠나.
     아아, 어릴 적 친구였던 그녀가 죽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차라리 그녀를 몰랐더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라리지는 않을 것을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네.?너는 바보야! 이 세상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을 찾고 있으니까?그러나 그녀는 나의 친구였다네. 그 무렵 나는 그녀의 위대한 영혼과 접촉했었네. 그 영혼이나를 감싸주었을 때, 나자신이 현실의 나 이상의 존재처럼 느껴졌었네. 다시 말해서,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될 수가 있었던 걸세. 전말이지 그 때 나는 내 영혼이 지닌 힘을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걸세. 그녀와 마주 대하고 있으면 그야말로 영묘한 감정에 휩싸여서, 자연을 고스란히 내 품안에 안아 들일 수 있었네. 우리의 교제는 더할 수 없이 섬세한 감수성, 비길 데 없이 날카로운 예지의 활동이 아니었던가. 그 활동이 갖가지 변화를 빚어내면서 나중에는 장난으로까지 번져 갔지만, 그러한 변화들이 모두 천재의 표시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아아, 그녀는 나보다 연상이었기 때문에 나보다 먼저 무덤으로 가 버리고 만 걸세. 결코 나는 그녀를 잊지 않으려네, 그녀의 그 꿋꿋한 기질과 숭고한 관용을.
     2,3일 전에 나는 V라는 청년을 만났는데, 그는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솔직한 청년이었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으로 자신이 남달리 영리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보다는 아는 것이 많다고 믿고 있는 눈치였네. 여러 가지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는 상당한 노력가인 모양이야. 예컨대 그는 상당한 지식을 가진 사람일세. 내가 그림을 꽤 그리고, 그리스어를 안다는 사실(이것은 이 고장에서는 놀라운 일이거든)을 저해 듣고는 나를 찾아와서, 그는 자신의 갖가지 지식을 늘어놓았네. 바토에서 우드에 이르기까지, 드필에서 빈켈만에 이르기까지를 논술하는 거야. 그러고는 슬 이론의 제1부를 독파했을 뿐 아니라, 고대연구에관한 하이네의 강의 필기 본을 갖고 있노라고 역설하는 것이었네. 나는 그의 말을 잠자코 들었네.
     또 한 사람 훌륭한 인물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공국의 법무관으로서 상냥하고 성실한 사람일세. 듣건대 그에게는 아이들이 아홉이나 있는데, 그 사람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광경을 보면 흐뭇하다는 걸세. 특히 그 사람의 맏딸에 대한 평판이 자자하네. 법무관이 나더러 한번 놀러 오라고 했으므로, 일간 찾아가 볼 생각일게. 그는 여기서 1시간 반쯤 걸리는 공작의 사냥별장에 살고 있네. 부인이 죽은 뒤에 허가를 얻어서 그리로 이사를 갔다는데. 이 곳 관사에서 그대로 사는 게 그로서는 견딜 수 없이 슬프기 때문이라는 거야.
     그 밖에 두세 명의 괴짜들도 알게 되었는데, 아주 비위에 안 맞는 친구들일세. 특히 친한 체하는 그 태도들이 딱 질색일세.
    그럼 안녕! 이 편지는 자네 마음에 들겠지. 아주 사실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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