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 원태연
수많은 지구의 생물들 중 인간으로 태어나
대한민국의 남자로
이십여 년을 그럭저럭 살아오다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 중
하필이면 너를 만났고
하필이면 너와 헤어졋다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 사람을 사랑했더라면
그 사람과 헤어졌더라면
특특 털고 일어나
또 그럭저럭 살아가다
혹시라도 널 만날 수 있었을텐데
그게 가능했을지도 모르는데
하필이면 너였을까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큰일을 겪은 것 같다
제가 한 7년전에 집에서 시집을하나 발견해서읽었는데
원태연님의 시집이더군요..
그중에서 요즘 가장 공감대는 시입니다..
어깨 축쳐져 있는것도 잠깐이다.
눈앞에 보이는 값진 명예보다 친구를 선택했고.
자빠지는 한이 있어도 무릎만은 꿇지 않으리.
한가지 일에 목숨걸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지금은 내가 보잘것 없지만 두고봐라.
언젠간 세상을 가져 너희들 앞에 바치겠으니
친구와 나를 믿으며 살아가리라.
남자는 눈빛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호랑이가 배고파 죽을지 언정 절대 풀을 뜯어먹지 않는 법이다.
한사람을 죽이고 살인자가 될바이야.
여러명을 죽이고 정복자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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