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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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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7-06-28
    방문 :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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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714451
    작성자 : 리봇
    추천 : 2
    조회수 : 1023
    IP : 175.193.***.16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6/30 21:26:20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14451 모바일
    실화아니고 동화가 대세_5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14448
    4탄

    제6화
    부리나케 엉덩이를 떼는데 나를 따라 나오려는 온별이를 다시 앉히며 “어디감? 넌 여기 있어. 나랑 둘이 먹은거다.”
    라며 “나중에 넌 뒤짐.” 이라는 말따위를 뱉어 대는 유은수.
    그들을 버려 두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어느 놀이터.

    “잠깐. 어디가. 집에 가야 되는 거 아냐?” 
    내가 이주호에게 묻는다.

    “집에 너 없는 거 확인 하고 나왔을 거야.” 
    놀이터 벤치에 털썩 앉은 이주호가 말을 한다.

    “어떡해? 어떡하지? 클났네.. 근데 우리 거기 있는건 어떻게 알았어?”
    초조한 두 다리를 덜덜 떨며 물으면 그 문제의 장온별의 인스타를 내미는 이주호.

    ‘꺅  #토요일 다둉이랑 일탈하러 떠나요♡
    #일탈#오피스룩#회사원느낌#정팀장잘부탁해#고1#기다려라_이슬아’

    아까랑 다르지 않은 그 사진엔 아까는 보지 못 한 위치정보 라는 것이 떡하니 박혀 있었다.

    ‘위치정보 : 삼거리포차_유연점’
    할 말을 잃은 내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넋을 놓는다.

    “빨리 술이나 깨. 넌 오늘 장온별이랑 카페 갔다가 술 먹는거 싫어서 거기서 헤어진거야. 그 뒤로 계속 나랑 있었던 걸로 해. 그리고 유은수랑 장온별 둘만 술 먹은거다.”

    “그럼 넌 나 어딨는지 모른다고 처음부터 거짓말 한건데.. 더 혼나는거 아냐? ”
    온별이랑 유은수가 그 자리에 남았던 이유를 깨달으며 물었다.

    “됐어. 난 안혼나..이미 유은수랑 말 다 맞췄어. 아마..벌써 만났을 껄? ”
    더욱 없어진 할 말에 무릎을 내려다 보는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감싼다.

    아까부터 계속 울려대는 그 명랑한 만화주제가와 반대로 내 마음은 점점 착잡해져 간다.

    “전화.. 받아야되는거 아냐? 오빤데.”

    “받지마.”
    태연하게 내 벨소리를 따라 부르는 이주호가 말을 한다.

    “....미쳐가지고. 퇴원한지 얼마나 됬다고 벌써 술이나 먹고 다녀? ..너 정다정 아니지?”
    뜬금없이 물어오는 목소리에 뜨끔한 가슴을 진정시키며 반색을 한다.

    내 모습에 씩 웃어보이는 이주호는“정다정은 분명 맞는데 이상하단 말야.”라고 말하며 내 눈을 빤히 쳐다본다.

    “뭐가. 기억이 없어서 그런거지.”
    온별이에게 수 없이 했던 말을 다시 내뱉고 달려드는 모기를 피해 발을 탁탁 내리친다.

    “네. 형.”
    갑작스레 전화를 받아 든 이주호.
    나를 한번 흘끔 보고는 저 멀리 미끄럼틀 뒤에까지 걸어가 긴긴 통화를 한다.
    한없이 착잡해 보이던 통화가 끝나고 다시 곁에 앉은 이주호.

    “뭐래? 우리오빠지?”
    내가 긴장 된 표정으로 묻는다.
    이주호가 내 말에 장난스런 미소를 가득 지어 보이며  “가자!” 라고 말을 한다.

    “어디? 집에? 나 지금 술냄새 나는데..”

    “아니. 내가 너 아침에 데려 간다고 했어.”
    라고 말하는 이주호.

    뭐시라.
    그 말을 듣고 우리 오빠가 퍽이나 그래 잘 놀다 오렴? 했을리가 없잖아.

    “뭐? 말이 되냐? 우리오빠가 그 말듣고 가만있겠냐!”    

    “난 안혼난다니까. 지금 멀리 데려와서 물리적으로 못 간다고 했어.…..아니면 지금 가서 술처먹은거 걸리고 머리 다 뽑히고 싶어?”
    “아.. 물론 그건 아니지, 그리고 술 ‘처’ 먹진 않았다니까.”
    생각보다 무거울 것이 뻔한 총대를 맨 그 아이에게 그저 할 말이 없을 뿐이었다.

    “그럼 아침까지 뭐하냐..이렇게 된 거 그냥 술이나 더 먹을까..”
    철없는 내 물음에 나를 한번 흘겨 본 이주호가 말한다. 

    “ 밥 부터 먹자. 나 너때문에 밥도 못먹음.”
    우리는 식당이 많이 있는 거리로 들어선다.

    “뭐 먹을래? A세트? B세트?”
    메뉴를 보며 내가 나름 친절히 이주호에게 말을 한다.
    “둘 다.”
    망설임 없이 말하는 그 애를 할 말이 없어 멍하니 보다가 조용히 일어나 주문을 한다.
    '하나만 먹지. 지 돈 아니라고.'
    두서 없이 궁시렁 거리며 돌아와 말없이 밥을 먹는다.

    -

    5분 전부터 텅 비어있는 그릇들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우리.
    아까전 전화로 자초지종을 설명들은 온별이가 유은수랑 노래방에 있으니 할 거 없음 오라는 메세지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었고 별로 내키지 않는 것 같은 이주호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이제 뭐하지.. 차라도 있음 좋을텐데.” 
    라고 혼잣말을 하면 표정이 확 굳은 이주호가  끔찍한 소리 좀 하지 말라며 반색을 한다.

    안그렇게 생겨서 왠 바른생활 코스프레인지?

    “그냥 차 있음 좋잖아. 차에서 한 숨 잘 수도 있고 . 왜 정색을 하고 그래.” 

    “.....정다정 극혐.”
    되도 않는 극혐 타령을 하며 노려 보던 이주호 . 
    그렇게 아주 한참을 굳은 얼굴로 말이없던 그 아이가 도저히 할 것이 떠오르지 않았는 지 장온별과 유은수가 있는 노래방으로 가자며 말을 꺼냈다.

    ‘진작 갈 것 이지..’
    이 기회에 잘만하면 유은수 그 요주인물의 정체를 더 캐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걸음을 재촉한다.

    *호랑이 노래방*
    커다란 호랑이가 마이크를 잡은 이상한 그림이 그려진 동네 어귀의 작은 노래방.
    '하고 많은 노래방 중에 이런 음침한 노래방을 고를 건 뭐람..'
    계단을 내려가며 내가 생각을 해 본다.
    알록 달록한 조명이 비추는 계단을 내려가면 우리 엄마랑 약간 닮은것 같은 아줌마가 인사를 건낸다.
    ‘우리 엄마 아빠는 잘 즐기고 있으려나.’
    다시 만난 우리 엄마, 아빠가 원래 세계에서는 그 흔한 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 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얼마전 전재산을 탈탈 털어 제주도 여행을 보내 주었던 나였다.

    특이하게도 꽹과리 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15번 방을 지나 16번방을 지나던 그때
    16번 방이 활짝 열리고 술독에 빠졌다 건져 진 것 같은 한 남자와 마주친다.

    “어?.............정다정이네?”
    잔뜩 꼬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남자.

    “네? 누구시더라.. 제가 기억이 잘..”
    그 남자를 보며 말을 하는 중 갑자기 내 손목을 낚아채 듯 꽉 잡고 빠르게 걸음을 걷는 이주호.

    영문모를 행동이었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로 봐서는 뭔가 말을 하지 않는게 좋은 사람인것이 분명했다.
    기분 나쁘게 깔깔 웃는 그 술주정뱅이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꺾어져 들어온 그 복도에  3번 문을 노려보던 이주호는 화가 난 건지  짜증이 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을 한다.
    “아무나 아는 척 좀 하지마. 모르면 물어보던가.”
    도깨비 같은 김수현 보다 삼백배는 더 화난 목소리로 말을 하는 이주호.
    처음듣는 화난 목소리에 말문이 막힌다.

    “아. 손목 아프잖아. 왜 누군데 그래? ”

    “.........”

    “물어봐도 말도 안해주면서 뭘 물어 보라고 해! ”
    나 또한 답답함에 언성이 높아진다.

    “됐어. 그냥 쓰레기 차 하나 지나 갔다고 생각 해. ”
    라며 다시 손을 잡아끄는 놈.

    “물어 보라면서! 말도 안할거면서 뭘 물어보래! 괜히 화내고 진짜. ”
    ‘탕’소리와 함께 닫힌 7번 문 안엔 우리를 반기는 장온별과 뚱한 표정의 유은수가 있었고 들어오자 마자
    자리에 털퍽 주저 앉아 머리를 젖히고 눈을 꽉 감아버리는 이주호.

    산 만한 놈이 감정 기복 진짜 더럽게 심하네.

    “쟤 왜그래?” 묻는 온별이 말에 “봤나보네?”라며 대답 하는 유은수. 

    “왜? 뭘봐? 뭘 봐?”
    계속 물어오는 온별이를 잠시 제쳐둔며 말한다. 

    “오다가 어떤 사람이 내 이름 부르 길래 누구냐고 했더니 갑자기 화내잖아.. 막 아무한테나 말걸지 말라면서!! 괜히 화내고 난리야! 뭔지 말을 하던가!”
    내가 씩씩 거리며 말을 했다.

    “....그새끼가 너한테 말을 걸어? ” 
    내 말에 갑자기 표정이 싹 굳은 유은수가 이주호 만큼 열받은 눈을 하고 때려 죽이러 가기라도 하려는 듯 자리를 박차면 장온별은 미쳤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유은수를 말린다.

    잊고 있었는데.. 그래 저아인 충분히 사람때리는 일 같은 것쯤 할 수 있는 폭력범이었지.
    한참 흥분한 그 아이들을 말리고 겨우 진정이 되었을 무렵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하나 도착한다.

    • 이주호랑 사귀나봐? 정다원이 엄청 좋아하겠네. ㅋㅋㅋㅋ

    분명 아까 그 놈의 메시지가 확실했지만 이 상황에 꼭 내용을 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보였다.

    한동안을 서로 다른 생각에 잠겨 씩씩거리던 우리는 “아 뭐야 진짜!”
    라며 산통을 깨는 온별이의 목소리에 차츰 정신을 차린다.

    “정다정.”
    날 부르는 이주호의 작은 목소리에 뾰로통한 표정으로 돌아본다.

    “화내서 미안해..” 
    이주호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말을 한다.

    진짜 감정기복 더럽게 심한 놈이네. 어린티가 팍팍 난다.
    “그래. 앞으로 화내지마. 내가 기억 못하고싶어서 못하니?”

    “응..미안..”

    “미안하면 노래부르던가..”
    분위기 전환은 일도 아닌 서른 한 살의 내가 말했다.

    “........싫어..”
    이렇게 나올 줄도 이미 알고있었다.

    “그래? 싫으면 말아라. 내가 부르지뭐..” 라고 말하며  뻔스러운 서른 한 살 답게 리모컨을 집어 든다.

    ‘분위기 전환에 무슨노래가 좋을까나..
    그렇지..너네들 수준에 딱 맞는 그 노래가 있었지..’

    시크하게 시작 버튼을 누르면 상황에 맞지 않는 샤방샤방한 소녀풍의 반주가 울려 퍼진다.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그런!슬픈!기분인걸!!!!”

    그 분위기와 어울릴 리 없는 약간은 뻔뻔한 목소리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이 노래는 가사가 참 내 마음을 잘 표현해 준다는 말이지..

    “이젠 숨.바.꼭.질.은!그만!!!!! (그만 )
    우울한 건! 모두 파란 하늘에!!! 묻어버려!!!!!!!!!”

    묻어 버리지 않으면 죽일 것 같은 그 노래의 1절이 끝나고 나와 함께 ‘그만’을 외치던 장온별이 주저 앉으면 2절 까지 부를 체력 따위 없는 내가 리모컨을 찾아 두리번 거린다.  리모컨은 도대체 어디로 간건지..
    세상 평화로운 간주가 흐르는 가운데 “오졌다”라는 말을 중얼거리는 유은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색하게도 끝나버린 간주에  2절이 시작되고

    “눈을 감으면 누군가 내 곁을 
    스쳐가는 느낌인 걸 
    눈을 떠보면 바람 같은 
    너의 향기만이 가득한 걸.” 

    늘 그렇듯 차분하고 긴장감 없는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 부르는 이주호.

    “내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어디서도 한눈에 널 
    알아볼 수 있어.” 
    안어울리게 그 소녀소녀 한 노래를 세상 진지하게 부르는 이주호. 
    유은수 처럼 엄청난 실력의 노래는 아니지만 나긋 한 목소리가 두 귀를 쫑긋하게 한다.

    ‘2절 가사는 사람들 잘 모르는데.. 알고보니 막 소녀만화 매니아고 그런거 아냐?’

    그 뒤로는 유은수와 장온별의 끊임없는 노래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얘네들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 부터 와 있었으면서 아직도 부를 노래가 남았는지 연신 번호를 찍는다.
    목이 타오름에 테이블에 있는 생수병을 집어 넘긴다.

    “아. 뭐야. 이거.”
    알싸한 알콜 냄새.

    “그거 소주야.” 라며 킬킬거리는 온별이.

    기댔던 등을 떼 내 손에 들린 생수 병을 뺏어들고 노려보는 이주호.
    어쩐지 하고 많은 노래방 중에 이렇게 요상한 노래방을 골라 온 이유가 있었구나..
    그나저나 이주호 이 놈 이 생수병, 아까부터 계속 마시고 있었는데 괜찮을 라나 모르겠다.

    -

    09월 22일 일요일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 
    바람을 쐬러 잠시 나와 조그만 근린 공원 앞 벤치에 앉아 한숨을 푹 내 쉰다.
    옆엔 아까부터 이수인이랑 통화하고 있는 이주호가 붙어 있었다.
    “왜?”
    “응. 그랬어?”
    “쉬엄쉬엄 해.”
    “응. 조심하고.”
    “그래. 너도 잘 자.”

    다정하게도 말 하네.
    수인이 한테 관심없는 척 하더니 그래도 싫지는 않은지.
    쳇. 괜히 기분이 상한 내가 옆 벤치로 자리를 옮기면 끈질기게 따라 붙는 이주호.

    “왜 따라와. 전화 하길래 피해 줬더니.”

    “끊었는데.”

    “그럼 너도 저기 가서 담배나 피우던가.”
    턱끝으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재떨이 앞의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 담배 안피는데…. 왜 틱틱거림? 내가 이수인 하고 전화해서 질투?”
    짓궂게 웃으며 말하는 이주호.

    설마요. 저는 어리고 철 없는 남자는 딱 질색이랍니다.

    생각보다 오버스럽게 터져나온 콧방귀에 ‘확신한다’는 표정을 짓는 놈.

    “내가 질투를 왜하니?너랑 이수인이랑 잘 어울리더만. 반장, 부반장 얼마나 좋아.”

    “뭐래. 이수인 성 이씨잖아. 엮을 걸 엮어 ”

    “응? 성이 이씨인거랑 무슨 상관이야?”

    “나도 이씨잖아. ”

    “너네 사촌이야?”

    “아니 둘이 다른 이씨인데.”

    “근데 이씨면 어때”

    “안돼지.”

    “야. 참나. 뭐가 안돼.”

    “안돼.”

    “무슨 이상한 소리야. 우리 엄마도 정씨고 아빠도 정씨거든?”

    “그래도 안돼.”

    또 시작 된 고집 . 아까 자기 자리라고 우기던 그 패턴이다.

    “그래 그럼 이수인이 이씨 아니면 사귀었겠네? ”

    “당연하지. 이수인 예쁘잖아. 누구처럼 술 쳐 먹고 다니지도 않고.”

    “지는. 지도 술 먹어 놓고. 그리고 이씨라도 사귀는거 아무 상관 없다니까? ”

    “안된 다니까.”

    “너 그러면 지금까지 만난여자 중에 이씨 한명도 없었어?”
    내 말에 잠깐 생각을 하더니 딴청을 피우는 놈

    “거봐. 있었으면서.. 그냥 싫음 싫다고 하지 뭔 말같지도 않은 성 타령이야.”

    “....몰라 어지러워. 술취한다.”

    짜식 할 말 없구나.
    고집 센 이주호를 할 말 없게 만든 것에 대한 승리감에 기분이 좋은 나였다.
    킥킥 웃으며 약올리는 듯 바라본다.

    “웃지마. 질투쟁이.”

    “뭐래. 내 입장에서는 넌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인데 내가 질투 할 게 뭐있냐?”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한다.

    내 말에 입을 꼭 다물고 상처 받은 듯 잠시 침묵을 유지하는 이주호.

    “말을 꼭 그렇게 하냐..”
    라고 말하는 목소리에 약간은 미안해 져 버린다.

    “음..처음 본 게 맞는데 이상하게 오래 안 사람 처럼 편하네. 무의식 중에 그런 익숙함은 남아 있나봐?”
    라며 눈에 뻔히 보이는 달래기용 멘트를 보테면 내 멘트가 잘 먹혔는지 그새 씩 웃으면서 내 머리를 한손으로 끌어당겨 안는 놈.

    “뭐야. 좋으면 말로해라.”

    “뭐래.”

    “뭐가 뭐래야. 너 나 좋아하는거 아냐?”
    짓궂게 웃으며 말하면 “웃기시네.” 라고 말하며 내 머리를 자기 어깨에 더욱 푹 묻어 버리는 이주호.

    “너 근데 남자애가 카드캡터체리 노래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집에서 몰래 그런 만화나 보는거 아냐?”
    장난스럽게 건 낸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친다.

    “니가 맨날 부르던거잖아. 좋다고.”

    “엥..진짜로?”
    이 세계의 정다정도 이 노래를 좋아했다니 역시 정다정은 정다정인가 보다.

    “...그거 삼절도 있는데 알아?”
    이주호가 말했다.

    “응. 당연하지. 구름같은 널, 바람같은 널 만질수는 없지만. 알아주겠니. 나의마음을 
    ~ 뭐 그런 거 잖아..”

    내 대답에 세상 기분 좋게 씩 웃는 이주호.
    그러고는 진짜로 술기운이 감도는 건지 피곤한 듯 눈을 비비고 “내일 아침까지 뭐하지?” 라고 묻는 놈.

    “내일 진짜로 우리 둘다 죽는거아냐?”
    내가 걱정스레 말을 한다.

    “그래. 그럼 넌 술독 밑에 묻어 달라고 해. 혹시 술이 셀 지도 모르니까.”

    “아! 진짜 뭐라는 거야. 지도 아까 그 생수병에 든거 다 먹어놓고.”  
    고개를 확 들고 가자미 눈으로 흘겨 보며 말을 하면 진짜 술취한 사람처럼 웃으며 내 얼굴을 붙잡는다.

    그리고 응???
    예상치 못 한 전개.
    '얘가 왜 나한테 뽀뽀를 하지?'
    아무 감흥 없이 영문에 모를 생각만 둥둥 떠오른다.
     
    5초 정도의 짦은 시간이 흐르고 아직도 내 얼굴을 잡고 빤히 나를 보는 이주호.
    요즘 어린 것들은 참 당돌하기도 하지..
    이주호랑 이 몸의 정다정이 사귀는 사이도 아니라고 하던데..뭐, 이럴때는 귓방맹이라도 때려야 하나?
    막연하게 생각을 해 보지만 세상 진지한 그 애의 표정과 감추고 있지만 티나는 불안하게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차마 손이 올라 가진 않았다.

    “뭐,뭐하냐. 내일 자다 이불킥 하려고?”
    어색한 분위기에 담담한 척 말을 한다.

    “술 취해서 내일 기억 안나.” 

    “..그 정도로 취한 거 같지 않은데?”

    “기억 안나. 너만 기억 안나란 법 있냐? 나도 기억 안날 거야.”
    라고 말하는 이주호.

    그 말에 괜히 마음 한 켠이 안쓰럽다.
    내가 기억을 못 해서 섭섭한듯 말을 한다.

    “..근데 있잖아. 넌 왜 병원에 있던거야?”
    분위기를 전환 하고자 말을 이으면

    “그 얘기 빼고.”
    라고 대답하는 이주호.
    입원했던 얘기는 하지 말란 건가. 

    “그래? 말 하기 싫음 말고. 그럼.. 아까 그 사람 누군지 말해주면 안돼?”

    “궁금해 하지마. 그런거.”

    “뭐야. 뭔 비밀이 이렇게 많아. 나도 뭘 듣고 그래야 기억도 나고 그러지! ”

    “...............”

    “아까 온별이 한테 옛날에 너네랑 얼마나 친했는지 들었는데 니 얘기는 안하더라? 너한테 직접 물어보라던데. 우리 원래 친했어? ”

    “아니. 내가 너 엄청 싫어했음.”

    “왜?”

    “못생겨서.”

    “.........”
    어이없어서 할 말을 잃은 내 표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킥킥 웃는 이주호.

    ‘죽여버리지도 못하고 진짜..’

    진지함이라고는 1도 없어보이는 그 영양가 없는 대화가 끝나고 유은수나 떠 볼걸 그랬다 싶을 때 쯤 진짜로 나타난 그 애들에게 끌려 우리 넷은 그렇게 야밤의 번화가를 돌아다녔다.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도 진짜로 끝까지 내 옆에 남은 이주호와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정말 17세로 돌아 간 것 마냥 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놀이란 놀이는 다 해보고 또 정처 없이 연신 돌아다닌 덕에 한 발자국도 더 가지 않으려는 내 발.

    이주호와 나는 ‘올빼미족을 위한 심야영화 패키지’를 커다랗게 광고하고 있는 어느 영화관에 들어오고 들어온지 10분도 안되서 잠이 든 이주호의 머리에 아까전에 뽑기에서 뽑은 지방이를 베어주고 진짜로 ‘한 낮의 일탈’ 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탈을 위해 삭발을 감행하고 헤어진 남자를 찾아가는 여자의 스토리가 담긴 영화.

    분명 피곤했는데 희안하게 몰입이 되는 영화였다.
    흥미진진한 그 영화를 감상하며 팝콘 한 통을 다 비워 갈 때 쯤.
    기막힌 타이밍으로 눈을 뜨는 이주호.

    “잘 잤니?”

    영화관을 나오는 내내 혼자 푹 잔 것 같아 보이는 이주호가 얄미워 잔소리를 해 대면 잠이 덜깬건지 할말이 없는건지 모르겠는 이주호. 아무 반응도 없다.

    이제 어슴푸레 밝아오는 하늘 ..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은데? ”

    “응. 10분만 있다 가자.”

    “응. 고생했어 나때문에... 너 근데 진짜 혼나는거 아냐? 우리 어디 갔었다고 하지?”
    아까 전 그 근린공원앞 벤치에 다시 앉은 우리.

    “그냥 아무 말도 하지마.”

    “나더러 지금 오빠 말을 그냥 씹으라는 소리니?”

    내 말에 장난스레 웃는 이주호가 말했다.

    “물어보면 말 하지말고 계속 물어보면 그냥 슬픈 척 해. 뭔가 사연 있어 보이게..”

    “그러다가 정말로 슬픈 사연있는 여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인데?”
    내 말에 이주호가 씩 웃는다.
    처음에 느낀 인상과 다르게 웃기도 잘 웃고 상냥하다.
    이수인이 이 애를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이제 슬슬 졸린데... 집에 들어가면 잘 수는 있을까. 오빠의 잔소리가 한바가지 기다리고 있을 집이 마냥 한숨만 나오게 했다.

    한가롭고 조용한 늦여름 아침의 공기. 
    사방에서 들리는 참새인지 비둘기인지.. 알 길 없는 새들의 소리.

    ‘삐리릭. 뾰로록. 짹짹. 찍찍.’
    새소리와 한가로운 아침의 느낌에 스륵스륵 눈이 감긴다.

    -

    ...몸이 안 움직여 진다. 누가 이불을 눈썹 까지 덮어 놓았다.
    코에 이불이 닿아 답답한데, 몸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침대. 내 방인건가. 답답함에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애를 쓰고 있었다.

    ‘탁’

    갑자기 켜진 불에 이불위로 빛이 스며든다.
    그리고 누군가 내 얼굴 위의 이불을 걷는다. 

    오빠… 뿌옇게 보이는 오빠얼굴.. 나오지 않는 목소리.
    그리고 옆에 혜원이..무언가 다급히 말을 하는 혜원이…
    내가 잘 못 보고있는 것일까..

    아니.. 흐리긴 해도 여긴 내 집이 확실하다.
    삼정빌라.. 최팀장이랑 공동구매 한 벽시계. 내 책상. 자전거 운동기구 .. 불이 꺼진 어항..
    다시 돌아왔다. 삼정빌라로.. 원래의 나로..
    조여오는 심장 ..이렇게 세차게 심장이 뛰는데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오빠…..혜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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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30 23:03:20  124.146.***.27  ᕙ()ᕗ  5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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