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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714448
    작성자 : 리봇
    추천 : 2
    조회수 : 740
    IP : 175.193.***.16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6/30 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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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탄좌표

    제5화

    09월 21일 토요일

    그로 부터 몇개의 날이 지났다.
    난 여전히 이 세계에 갇혀 있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여전히 시끄러웠고, 내리 쬐는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다.

    코끼리 분식의 떡볶이는 생각보다 너무 매웠다.
    나란히 배탈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 우리는 같이 뻔질나게 드나 든 병원에서의 우정으로 조금 더 친구라는 이름에 걸맞는 사이가 되었다.

    유은수는 그 날 이후 별다른 행동 없이 늘 그렇듯 교실을 뛰어 다녔고 도깨비 같은 그 아이는 유은수 옆에 착 붙어 매일 날 노려 보며 더 이상 유은수에게 뭘 캐낼 수도 없게 만들었다.
    그 무렵,
    새로운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이 세계에서 만난 엄마, 아빠, 오빠. 
    나중에 모든 실마리가 풀리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 간다면 그들과의 이별을 난 견뎌 낼 수 있을까.

    아니. 현실로 돌아 갈 수는 있을까?
    우리 팀원들, 내 친구들, 혜원이. 모두 다시 만날 수는 있을까.

    아니….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긴 한 걸까.

    날이 갈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안감이 엄습 해 왔다.
    나는 늘 그랬던 것 처럼 마음을 굳세게 다잡는다.

    -

    변함 없는 아침이 밝아온다.
    늘 신던 구두대신 이제 익숙해 진 운동화를 신고 오늘은 오빠보다 먼저 대문을 나선다.

    ‘앗 깜짝이야.’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지만 처음보는 남자아이가 문앞에 서 있다.

    매일 날 노려보는 그 도깨비 김수현 만큼 키가 크고 유은수 만큼 덩치도 큰 아이에게서 왠지모를 친숙한 향기가 스며온다. 
    묘한 기분이 드는 사람이다.

    날 빤히 쳐다보며 배경의 일부인 것처럼 가만히 서 있는 그 아이의 시선이 어색해 애꿎은 발만 탁탁 구르며 하늘을 쳐다본다.

    ‘오빠는 왜 안나오는 거야’
    어색함에 괜히 핸드폰을 만지며 오빠를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대문이 열리고 오빠가 나온다.
    오빠를 기다리던 건지 오빠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그 커다란 아이.

    “어? 너 벌써 학교가냐? 빠르네.”
    오빠가 그 아이에게 묻는다.

    “네.. 오늘 제가 데려가도 되죠? ”
    오빠말에 대답을 하고는 되 묻는 커다란 아이.

    나랑 그 애를 번갈아 보던 오빠가
    “그래.그럼 나 먼저 간다.”라고 말하며 빠르게 걸음을 옮긴다. 
    “예..이따가 들를게요..” 라고 말한 뒤 다시 꾸벅 인사를 하는 그 아이.

    깜짝놀라 오빠를 따라가려고 발을 떼면 그 아이가 내 가방을 잡아끈다.

    “뭐..뭐야..나 알아…? ”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그 묘한 아이에게 묻는다.

    “알면 뭐... 기억도 안나면서.”
    라고 되묻는 산같이 큰 그 아이.

    괜히 미안해 지는 기분에
    “어...아니 미안한데 내가 기억이 없어서. 누구였더라?”
    라고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기억 안나면서 막 반말 해도 돼?”
    그 아이가 나를 내려다 보며 무표정 하게 말했다.

    “........”
    할 말을 잃고 잠시 굳어 버린 나를 무시하고 빨리 가자는 듯 돌아서 걷는 아이.

    서른 한 살 인생을 살아 온 나에게 학생들은 아무리 커도 애처럼 보여서 나도 모르게 반말을 했는데 이 아이, 아마도 우리 학년이 아닌가 보다.

    ‘선배한테 반말했다고 막 때리거나 옥상으로 불러 내는 건 아니겠지. 이지매 라던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지매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생각을 한다.
    우리 오빠 한테 인사한 걸 보면 3학년은 아닌 것 같고 그럼 2학년 인 걸까.
    나를 지나쳐 걷기 시작한 아이를 따라 영문도 모른채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저기. 근데요. 죄송한데 그래도 좀 누구신지 알려 주시고 가면 안돼요?”
    걸음이 빠른 그아이를 쫒아가기 버거워 가파른 숨을 내 쉬며 내가 물었다.

    내 말에 나를 돌아 보며 씩 웃는 그 아이.
    아직 약간은 묘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아이지만 미소라는 우호적인 행동을 취하는 그 아이에게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내려 놓으면 어떤 대답도 없이 나와 걸음 속도를 맞추는 그 아이.

    ‘이주호’ 라고 쓰인 명찰이 반짝 빛난다.

    불어오는 바람에 또 한번 그 익숙한 향기가 흩날린다.
    “몸은 괜찮고?”
    갑자기 건네는 질문에 말을 이해하는데 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려 버린다.

    “아..몸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냥 기억이 안나서..기억 못해서 죄송해요.”
    입버릇 처럼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이며 말을 맺는다.
    “기억하려고 너무 애쓰지마...”
    라고 말하며 또다시 지어 보이는 웃음.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에 큰 키. 
    예쁘게 올린 앞 머리, 시원한 눈썹과 이마 ..
    로보트 처럼 큰 몸집. 
    웃을 때 마다 아련하게 남은 추억속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보면 볼 수록 아주 묘한 아이였다.

    -

    학교.
    “끝나고 같이 가.” 라는 말을 남기고 빠르게 사라지는 아이. 그 아이의 발소리를 등지고 교실로 올라 간다.

    ‘어디서 어떻게 같이 가자는 거지. 반도 모르는데.’
    그 아이의 묘했던 분위기를 한 순간에 날려 버릴 만 한 잡음이 가득한 교실로 들어서면 어느덧 친해진 아이들이 그리운 우리 팀원들 처럼 재잘재잘 말을 뱉는다.

    “그래서 우리..오빠들 보러 거기까지 갔는데.. 호성이 레알 낫닝겐.. ”
    눈에 파란 렌즈를 낀 어떤 여자아이가 각도기로 잰 듯한 앞머리를 계속해서 세 갈래로 갈라지게 만드려 애쓰며 말을 했다.
    오버스럽게 입을 손으로 가리며 예수라도 본 듯 감상평을 늘어 놓는 아이. 
    “아! 나도 같이 갔어야 됐어. 과외센세 갑자기 시간바꾸고 난리.. 호성이 어제 핑크머리 레알 씹덕포였는데..과외년 절래 짜증남. ”
    동그란 안경을 쓴 두 볼이 통통한 아이가 아쉬운듯 발광을 하며 말을 한다.
    왠 아이돌 이야기에 흠뻑 빠진 아이들의 방언과 맞먹는 그 신기한 대화가 지루해져 갈 때 쯤에 그 예쁜 부반장인 이수인 이란 아이가 평소와 다른 밝은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반기는 친구들에 인사에도 뭐가 그렇게 급한지 연신 가방을 열었다 닫으며 머리를 쓸어 넘기던 그 아이는 왠지 모르게 자꾸 나를 쳐다보며 초조한 듯 입술을 깨문다.

    그 아이에게 다가가 앉으며 말을 건네는 어떤 아이.

    “이주호 지금 교무실에 있다며? 봤어?”
    그 아이가 묻는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가 다시 나를 돌아보고 마주친 눈에 살짝 웃어 보이면 다시 초조한 듯 시선을 떨구는 아이.

    ‘이주호라고 한 것 같은 데. 아까 그 묘한 선배를  말하는 건가?’
    떠오른 궁금증을 파헤쳐 볼 틈도 없이 뭐라고 말을 하고있는 장온별로 인해 생각은 끊겨 버린다.

    새로 생긴 카페에 허니브레드가 맛있다며 오늘은 꼭 그걸 먹으러 가자고 조르는 온별이에게 오늘은 안된다고 벌써 세번째 이야기를 하고있다.

    ‘허니브레드는 무슨..소맥이나 한 잔 말아 마시면 딱 좋을 날씨인데.’
    창 밖의 내리쬐는 하늘을 바라보며 한 숨을 내 쉬는 찰나

    문이 열리고 늘처럼 흥얼대는 유은수와 웬일로 오늘은 핸드폰에서 눈을 뗀 도깨비 그리고 
    이주호 라는 그 아이가 들어온다.

    ‘엥...우리 반엔 왜 왔지….왜 저 애들과 되게 친구같은 느낌인 거지..’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나를 비웃 듯 장온별 외 여러명의 아이들이 이주호라는 아이에게 반가운듯 인사를 건넨다.
    거기엔 엉덩이에 용수철 단 듯 튕겨져 나가 그 아이 팔에 딱 달라 붙은 이수인도 포함 되어 있었다.
    처음 듣는 애교가 잔뜩 묻은 목소리로 세상 귀여운 망아지 같은 목소리로 말을 거는 수인이.

    ‘이거 왠지 촉이 딱 오는걸…’
    그 아이를 구지 떼어 낼 생각도 안하는 듯 한 그 묘한 아이가 내 앞으로 다가온다. 아니 내 옆에 앉아 있는 장온별에게 다가간다.

    ‘탁’
    장온별 책상위로 툭 던지듯 가방을 놓고 장온별을 처다본다.

    “뭐지? 이것은 무슨 의미?”
    절대로 물러서는 일 없는 장온별이 눈을 부릅뜨고 외쳐댄다.

    “여기 원래 내 자리.”
    나긋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이주호.

    “개소리? 너 자리 뽑을 때 있지도 않았음. 저기 뒤로 짜져 주시길?”

    “여기 원래 내 자린데.”
    아까와 전혀 다르지 않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말을 반복한다.

    “무슨! 왜 여기가 니자린데 내가 일주일 전 부터 앉았거든?”
    이라며 외치는 목소리에 아직도 달랑달랑 옆에 붙어 있던 수인이가 “그래 여기 온별이 자리야 그냥 저기 가서...” 라며 말을 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금 더 확실한 목소리로 
    “여기 원래 내 자리 잖아. 원래부터.” 라고 말하는 묘한놈.

    순간 분노에 가득찬 장온별이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무언가 외치려다 멈추고 가만히 이주호를 노려본다.

    “.................”
    그리고는 큰 소리가 쏟아 질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꼬리를 내리고는 

    “그래. 여기 니 자리네..니 자리 해라..”라고 중얼거리며 가방을 들고 유은수 옆으로 가버린다.
    물론 교실이 곧 폭팔 할 것 같은 유은수의 불만에 찬 목소리가 들려 왔지만.

    “그 자리에 금이라도 발라놨니?”
    라며 한심한 눈으로 그 아이를 보며 말을 건다.
    묘한 느낌이고 뭐고 그까짓 자리가 뭐라고..너도 똑같은 어린애 였구나.
    그래 심지어 사람 낚시까지 하는 어린애.

    “이제 존댓말 안하네?” 
    씩 웃는 이주호가 말을 한다.

    “낚시가 취미 신가봐요? ”
    라고 말한 내가 한껏 노려보면

    “난 너보다 더 나이 많다고 한 적 없음.”
    라며 차분히 반박 한다. 
    얄밉지만 웃는게 귀엽다 쳇. 내가 귀여운 어린애들한테 약한건 어떻게 알고..

    “네, 그러셨어요? 뭐.. 그러시겠죠..”
    내가 비꼬듯 말을 하면 뒤에서는 한바탕 유은수와 장온별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정신없는 소음에 귀를 막고 “왜 애 자리는 뺏어 가지고 시끄럽게 만들어.”라며 이주호를 향해 소리친다.

    “뭐가. 원래 여기가 내 자린데.”
    라며 끝까지 자기 자리임을 강조하는 놈.

    역시나 시끄러웠는지 귀를 틀어막고 나타난 도깨비가 “그렇다고 저기가 장온별 자리는 아니지 않냐?”라며 못마땅 한 듯 한 숨을 뱉는다.

    -

    토요일이지만 독서 및 재능수업이 있는 우리학교 .
    수업이 시작되고 내가 왔을 때 처럼 안부를 묻는 선생님들의 말로 보건데 이주호라는 이 아이는 아마도 병원에 오래 입원을 했다 온 모양이었다.

    하루 종일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듣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사실들.
    예를 들면 이주호라는 이 아이는 우리 오빠랑 같이 유도를 한다는 것이라던지, 지금까지 부반장이 인사를 했던게 의아 했었는데 그것이 반장의 부재로 인한 것이 었다는 것, 유은수 그 아이와 도깨비 같이 생긴 주제에 ‘김수현’ 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그 아이, 그리고 이주호는 매우 친하다는 것 정도.

    “근데 오늘 왜 같이 가자고 한 거야?”
    지치지도 않고 허니브레드를 조르는 온별이에게 되려 지쳐버린 내가 이주호에게 물었다.

    “형이 데려다 주래.”

    “우리 오빠가? 우리오빠 오늘 합숙이라며. 그냥 나 온별이랑 빵먹으러 간다?”

    “그러던지?”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이주호.
    뭐야 진작 이럴 걸.

    -

    허니브레드에 눈이 멀어 더운 줄 도 모르는 지 팔랑팔랑 뛰어가는 온별이를 따라가며 더위에 찌들어 갈 때 쯤 조그만 카페가 나타난다.
    토요일 한 낮의 더위를 피하려는 한가로운 사람로 인해 가게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으아 시원하다.’ 
    에어컨 앞에 자리를 잡고 그 맛있다던 허니브레드를 주문한다.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온별이를 보고 있자니 괜한 흐뭇함에 주머니를 탈탈 털어 아이스 커피까지 시켜주고 오랜만에 먹는 커피향에 한 껏 좋아진 기분을 즐긴다.

    “정다정 원래 커피 안먹었는데.. 이상이상.”
    온별이가 또다시 도무지 웃음포인트가 어딘지 모를 말투로 말을 한다.
    저 십대 말투 도무지 적응이 안되 죽겠다.
    그건 그렇고 아, 이몸의 나는 커피를 안 먹었나.
    원래의 나는 커피 없이 못 살았는데.

    하긴 내가 고등학생일 때 커피는 아이들은 먹으면 머리 나빠지는 그런것이었었지.

    “나 커피 안먹었었어? 신기하네, 맛있기만 한데 왜 안먹었지.” 라며 어색한 웃음으로 넘어가보려 한다.

    “그러고 보면 너 기억 잃고 나서 입맛도 성격도 달라 진 것 같애. 옛날엔 허니브레드도 완전 환장 했으면서.”
    생크림을 한가득 입에 문 온별이가 말을 한다.

    “내 성격이 어땠었는데?”

    “음..그냥 지금은 뭔가 세상 다 산 할머니 같달까.”
    온별이가 깔깔 거리며 말을 한다.

    세상 다 산 할머니라니..

    “옛날엔 엄청 잘 웃고 말도 더 많았고 나랑도 더 잘 놀아 줬었는데..요즘은 그냥 상투적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기억이 안나니까 혼란스럽겠지만 그래도 이상하단 말야..”
    온별이의 말에 서운함이 뚝뚝 묻어난다.

    이 아이 그동안 많이 섭섭했나 보다.
    하긴 나같아도 내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70먹은 할머니 처럼 행동 한다면 답답하고 힘들겠지.
    어쩌면 허니브레드를 핑계삼아 나와 솔직 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이야기라..
    솔직한 이야기 라면 술이 최곤데.

    술 안 먹은지도 진짜 오래 됬구나..

    “온별아. 너 소주 먹을 줄 알아?”

    내 말에 안그래도 동그란 눈이 더 동그래져서 날 쳐다보는 아이.

    “소주? 있으면 먹지. 근데 니가 못먹잖아.”

    “나 술 못먹어? 왜? 먹으면 발작 한다거나 피를 토하는건 아니지?”

    “아..무슨 피를 토함 ..그냥 너 술먹는거 싫어한다는 말이지. ”

    “아, 그럼 못 먹는건 아니네... 음... 그럼 우리 소주 먹으러 갈래?”

    “지금?? 지금 소주를 먹자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온별이를 향해 커다랗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뚫리는 곳이 있을까? 이 동네 엄청 안뚫리는데. ”
    싫지는 않은 지 놀란 눈을 거두고 한 껏 흥미를 보이는 온별이.

    아가야,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 나만 믿고 따라오렴.

    어리둥절 해 하는 온별이와 문구점에 들러 회사 사원증(이자 출입 키) 과 가장 흡사한 목에거는 형식의 명찰을 두개 사고 텅텅 빈 우리집에 들러 원색의 티셔츠들과 청바지 수박이 그려진 메리야스 등을 잔뜩 뒤집어 엎으며 시원해 보이는 셔츠와 청바지 등을 잔뜩 꺼낸다. 누가 봐도 딱 토요일에도 특근을 위해 출근 한 여자 느낌으로 옷을 코디 해 주고 

    “화장 더 찐하게 해야 되는거 아냐?”

    “아니. 직장인은 화장 따위 할 시간이 없지. 그 시간에 10분 더 잘 테니까.”
    거의 쌩얼에 가까운 얼굴로 A4용지가 가득 든 파일 하나를 쥐어주고 그렇게 집을 나선다.

    “다원이 오빠 알면 우리 생매장 이라능”
    삐질삐질 이라는 의성어를 말로 중얼 거리며 눈치를 보던 온별이는 진심으로 불안 한지 자꾸만 집을 돌아 보았다.

    “산채로 가죽을 벗기려 들걸? 근데 괜찮아 우리오빠 오늘 합숙 갔잖아.”
    아까부터 말도 안된다며 못믿는 눈으로, 반면 이런 스릴 넘치는 짓은 처음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따르는 온별이.

    우리오빠야 어릴 땐 나도 무서웠던건 사실이다.
    그땐 오빠는 엄마 아빠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이었다.
    오빠 말이 법이고 진리 인 줄 알았었지.. 그 당시의 내 친구들은 아직도 오빠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얘기를 했을 정도 였으니.

    그래도 그 어린 내가 아닌 지금의 나한테 사실 이 세계의 어린 오빠가 그리 무섭지는 않은게 사실이었다.
    날 끔찍하게 아끼는 오빠한테는 내 눈물이 아주 탁월한 무기라는 것을 이미 한참전에 깨달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편 가짜 사원증엔 그럴싸 하게 복사해 오린 어떤 영문모를 회사의 명함이 꽂힌 채 달랑 달랑 흔들리고..
    우리는 회사가 많이 모여 있는 동네의 뒷 골목으로 들어선다.
    물론 내가 아주 잘 아는 그 뒷 골목이었다.

    간만에 입은 스커트가 자꾸 흘러내려 열심히 치켜 올리며 내리쬐는 태양에 자체 물광 메이크업을 얻은 우리는 작은 포차 앞에서 잠시 매무새를 다듬는다.

    “그냥 너는 내말에 맞장구만 치고 대충 눈치껏 따라오면 돼.”

    “야. 나 너무 떨리는데!! 진짜 된다고??”

    “쉿! 긴장 따윈 개나 줘버려.”
    한실장님과 거의 매일오던 그 익숙한 포차의 문을 당당하게 열어 제끼며

    “싸장님~~~저 왔어요옹-”
    이라며 주인 아주머니를 부른다.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한동안 못왔는데 저 안잊어 버리셨죠?”
    라며 한 마디를 더 건네면
    “응 오랜만이네, 헬쓱해졌구만 아주 !”
    라며 괜스레 아는척을 해 주는 주인 아줌마.

    아줌마.. 죄송합니다.조용히 먹다 갈게요. 
    약간 찔리는 양심을 무시하고  온별이를 돌아보며 여 들으라는듯 ‘ 아 글쎄 정과장이 !’라며 말도안되는 소리를 해댄다.
    내 말에 회사는 왜이렇게 덥냐며 한 껏 맞장구를 치는 온별이.
    얼씨구. 아주 연기가 대상감인데.
    그렇게 죄송하지만 주인 아줌마를 속여내고 작게 나눠져 있는 칸막이 안으로 들어간다.
    연신 입을 가리고 대박과 개이득을 외치는 온별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참이슬과 맥주를 주문하고
    ‘오돌뼈 맵게 해주세용’ 이라는 말을 천연덕 스럽게 덧붙이는 나를보고 온별이가 진짜로 귀신 본 듯한 눈을 하고 물었다.

    “대박 이거 실화냐? 민증검사 왜 안함?”
    온별이가 입을 가리며 놀라 말을 한다.
     
    “너 정다리 아니지? 뭐야 무슨 도플갱어 아냐? 아니,이런건 어디서 배웠어. 술이라면 질색하던 애가?” 라며 웃는다.

    “왜~드라마 같은거 보면 이런거 자주 나오잖아~”
    얼렁설렁 둘러대는 내 말에 금방 의심을 거둔 온별이가 다원이 오빠가 알면 둘 다 메치기라는 둥 또다시 오빠걱정을 한 보따리 늘어 놓는다. 

    맛있는 안주와 술이 나오고 간만에 마시는 알콜의 짜릿함을 한껏 만끽한다.
    지금 시간이 고작 오후 4시 반. 한 낮의 더위가 말끔히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캬 바로 이맛이지!’

    우리 대화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던 유은수의 파렴치한 행동들과 다음 주 부터 시작 한다는 수영수업에 대한 고찰 등 이야기 거리와 함께 슬슬 술이 바닥나 갈 때 쯤. 

    “근데 온별아. 나 예전엔 어땠었는지 그런 것, 조금만 더 얘기 해 주면 안돼?”

    “옛날에? 음 어떤거?”

    “그냥 성격이나 그런거랑 ..나 남자친구는 있었어?”

    “남자친구? 음..있었다고 해야되나..”
    눈을 굴리며 뜸을 들이는 아이.

    “왜. 뭔데? 모쏠은 아니겠지 설마?”

    “꺄하하. 모쏠? 아니 모쏠은 아닌데. 어..이거 말하면 이주호가 나 죽이려고 할듯...”

    “이주호? 걔가 왜? 설마 걔랑 사귄건 아니겠지?”

    “아니야.. 걔랑 사귄건 아니고.. 어떤 오빠랑 사귀었었지. 근데 헤어졌어. 그니까 잊어버려!”
    그 아이가 대강대강 말을 했다.
    헤어진 남자친구야 지금 나에게 관심사는 아니었기에 나도 더이상 묻지는 않았다.

    내가 알고 싶은 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였으니까.
    그래도  영 의미없는 일은 아니었다. 일석삼조 라고 했던가.
    온별이의 섭섭함도 달래주고, 그다지 신통한 정보는 없었지만 나에대한 정보도 듣고, 간만에 목도 축이고..여기에 오기 잘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고조된다.

    내가, 아니 이 세계의 내가 온별이랑은 중학교 부터 친했었고 유은수랑은 내가 소위 잔인하다 부르던 어떤 게임의 일인자 자리를 다투는 사이였으며 도깨비 김수현이랑도 친했었는데 글쎄 온별이도 잘 모르는 일로 감정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온별이도 모르는 일이라면 이주호는 알까? 혹시 도깨비도 이 일과 관련이 있을까.

    “음.. 이주호는..직접 물어보길. 헤헤헤헤헤.”
    이주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하지 않는 이 아이.
    이주호 그아이는 참 여러가지 방면에서 묘한 아이다.

    이제는 대놓고 섭섭하다며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에게 과거의 나랑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 놀아주겠다는 약속을 스무번 쯤 하고 오늘 본 내 모습이 과거를 통틀어 제일 짱이라는 온별이의 말을 스무번 쯤 듣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사랑에~ ♪마법의 열쇠가 있다면♪그건 바로 이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
    ‘캣치유’ 를 외치는 온별이를 진정시키고 전화를 받는다.

    ‘모르는 번호인데..오빠는 아니겠지..’

    “여보세용.”

    “...어디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응?누구야?”

    “어딘데 시끄러워.”

    “누구신데요오?”

    “누군지 말하면 알아?”
    아하 이주호 요놈이구만.

    “아~ 이주호 오라버니 시구나~”
    한껏 달아오른 흥에 나도 모르게 말이 나온다.

    “...어디야”

    “왜효? 말하면 이곳으로 친히 납셔 주시게효?”
    내가 술의 힘을 빌려 오두방정 맞은 말을 잘도 뱉어낸다.

    “...너네 형이 너 어디냐는데.”
    이주호가 말을 한다.

    오빠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든다.
    아니.. 합숙 간다던 오빠가 왜 나를 찾는거야.

    “진짜야? 진짜 오빠가 나 찾아? 오늘 합숙간다고 했잖아.”

    “진짜라고. 내가 너 대신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안데려다 줘서 열받음. 어디냐고. 너 아직도 집에 안간 거 알면 나 죽어.”

    “나 지금 집에 못가는데..”

    “너 술처먹었지.”

    “음.. 술을 먹긴 했는데.. 처 먹진 않았는데. ”

    “미쳐가지고. ”

    “미 안쳤는데”

    “아..어디냐고..”

    “ 그냥 나 집에 잘 갔다고 하면 되잖아. 오빠 어차피 태릉에 있는거 아냐?”

    “뭐래. 장온별이 인스타에 올렸는데.. 너랑 무슨 일탈 한다고.”

    “.....그게 사실이야?......”
    이 망할 기집애.

    “왜! 왜! 다원이 오빠가 알았대??? 이리온대???” 라고 묻는 온별이.

    “온별아..너 인스타에 뭐 올렸니..?”
    설마 하는 표정으로 온별이에게 묻는다.

    잠깐 내 눈치를 살피던 온별이가
    “아! 아니 그냥 아까 너네 집 갔을 때 사진만 올렸는데. 헤헤헤헤.” 라고 말을 하고

    확인 한 그 문제의 인스타엔 우리집에서 한참 옷을꺼내 가며 옷장을 뒤지는 내 뒷 모습이 배경인 온별이의 셀카와.. 기막힌 해시태그들이 나를 경악하게 했다.

    ‘꺅  #토요일 다둉이랑 일탈하러 떠나요♡
    #일탈#오피스룩#회사원느낌#정팀장잘부탁해#고1#기다려라_이슬아’

    후.. 예나 지금이나 꼭 일을 그르치는 것들이 한개씩 있지.. 

    “이주호. 잠깐만. 일단 오빠한테 나랑 아직 연락 안된다고 해. 내가 수습 할테니까.”
    이 말을 남겨 놓고 불만에 가득차서 뭐라 말하는 이주호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전화를 끊는다.

    자, 지금 일단은 사태부터 수습 해야 한다.
    내가 누구냐 사태수습의 일인자 정다정 팀장이라는 말이지.

    먼저 ‘기다려라_이슬아’

    자, 여기서  이슬이는 우리반 친구다.
    좋아. 이슬이랑 나랑 장온별은 영화를 보러 온 것이야.

    마침 내용이 뭔지는 1도 모르지만 ‘한 낮의 일탈’ 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했던게 참 다행이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진짜 우리반 이슬이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 해 주고는 오빠에게 전화를 건다.
    받자마자 어디냐고 물어오는 오빠. 짜여진 각본대로 영화보느라 전화 못받았다 둘러 대고.

    “그래? 알겠어.” 라며 순순히 내 말을 믿는 오빠.
    의외로 순순히 넘어가는 구나! 약간 이상하긴 한데.. 기분 탓 이겠지?
    하긴 오빠도 서른 한 살 나에겐 그저 열 아홉 살 아이 일 뿐이지!

    나의 완벽한 각본에 스스로 감탄하며 다시 축배를 들며 한껏 놓인 마음으로 오붓한 시간을 이어 간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흘렀을까..
    지금 막 문을 박차고 들어온 두 남자가 내 눈앞에 멈춰 서서 가쁜 숨을 내뱉는다.

    “너네 미침? 왜 둘다 전화 안받아!”라고 외치는 유은수와

    “형 지금 집이래. 택시 타고 일로 온데. 빨리! 나가야 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하며 나를 잡아 끄는 이주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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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30 23:03:47  124.146.***.27  ᕙ()ᕗ  550128
    [2] 2017/07/01 00:19:19  182.228.***.199  냥이두마리  416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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