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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668547
    작성자 : sjjman
    추천 : 11
    조회수 : 1701
    IP : 218.237.***.80
    댓글 : 46개
    등록시간 : 2016/06/10 16:56:56
    http://todayhumor.com/?humordata_1668547 모바일
    아버지 빚에 팔려온 옆집 여자.txt
    "야! 이! 여편네야!! 하늘같은 서방이 말을 하는데 쳐다보지도 않아?!"
    오늘 아침도 시끄럽다. 매일 아침 들려오는 옆집남자의 고함소리, 알람이 따로 필요 없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5만원. 부동산 아줌마한테 '무조건 싼 집'이라고 말한 내가 잘못이다.
    이사 온 첫 날, 떡을 돌릴 때 마주한 옆집 여자는 예쁘장한 얼굴에 뽀얀 피부,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떡을 건네줄 때 나에게 보인 그 미소, 그 모습을 본 남자라면 누구든 그 여자에게 빠졌을 것이다. 설령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그에 반해, 여자의 어깨 너머로 얼핏 본 옆집남자는 작고 말랐으며 반쯤 벗겨진 머리 때문에 볼품없어 보이는 남자였다.
    게다가 가슴에서 어깨로 넘어가는 장미넝쿨 문신. 건달은 아니겠지만 불량해 보이는 건 확실하다.
    아직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자와 40을 넘어 보이는 불량해 보이는 남자. 뭔가 안 어울리는 부부이다.

    7급 공무원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허름한 골방에 틀어박혔지만, 아직 책 한번 펼쳐보지 않았다.
    나는 항상 그랬다. 어릴 때부터 공부는 항상 내일부터였다.
    운이 좋은 건지,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은 건진 몰라도, 4년제 국립대학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입학했다.
    4학년까지 그럭저럭 학교를 다녔다. 매사에 대충 대충인 내 성격 탓에 친구도 많지 않다.
    4학년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7급 공무원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세 달 넘게 빈둥거리고 있다. 이럴 거면 휴학이나 하지 말 것을…

    1시간쯤 지났을까? 옆집에서 쾅하는 문 닫는 소리와 함께 옆집남자가 출근하는 소리가 들렸다.
    전에 얼핏 보니 검은 정장에 꽃무늬 남방을 입고 출근하던데...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아침 8시에 출근하는 문신투성이의 불량해 보이는 남자. 건달은 아닌 것 같고, 사채업에서 추심을 담당한다면 그럴듯할지도..

    담배를 피우기 위해 원룸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작은 그릇에 고양이 사료를 담아주는 옆집 여자가 있었다. 길고양이들 밥 챙겨주는 게 옆집 여자였군.
    옆집 여자는 고양이를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옆집 남자 때문인가? 궁금하지만 참견하기 싫어 돌아서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촥! 촥!”
    라이터 소리가 이렇게 요란한 줄 몰랐다.
    그 소리에 옆집여자는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뽀얀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 그녀의 눈을 마주친 순간 돌아설 수 없었다. 메두사의 눈을 마주한 수많은 용사들이 왜 돌이 되었는지 알겠다. 옆집여자만 봐도 이런데...
    “왜 울어요? 고양이가 깨물었어요?”
    병신. 할 말이 그렇게 없냐? 아니 이 순간에 그게 할 말이냐?
    옆집여자는 눈물을 훔치고, 말했다.
    “저도 한 대만 주실래요?”
    잠시 멍해졌다. 담배를 핀다니. 요즘 세상에 여자가 담배 피는 건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하던 나이지만, 옆집여자가 담배 핀다는 생각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담뱃갑을 열었다. 돛대다. 젠장. 안줄 수도 없다.
    담배를 건네고 불을 붙여 주었다.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여자는 찡그린 인상으로 연신 기침을 해댄다.
    “도대체 남자들은 이런 걸 왜 피워요?”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내팽개치며 나에게 물었다. 돛댄데..그것도 장초를 저렇게..
    돛대생각에 말이 없어진 나를 바라보며 여자가 다시 말한다.
    “아! 죄송해요. 요즘 담뱃값도 비싸다던데...”
    애써 쿨한 척 나는 괜찮다며, 다음에 커피나 한잔 사라고 했다.
    나름 작업멘트다. 이렇게 예쁜 여자한테 작업멘트를 던지다니. 흐뭇하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미친것 같다.
    미쳤지.. 유부녀한테 작업멘트라니. 골방에서 3개월을 틀어박혀 지냈더니 미친게 틀림없다.
    “아...네...다음에 커피한잔 사드릴게요”
    의외의 대답이었다. 유부녀한테 내 작업멘트가 통한건가? 대충 인사를 하고 자취방으로 올라왔다.
    멍한 상태로 책상에 앉아 책을 폈다. 3개월 만에 처음 펼쳐보는 책이다.
    책은 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옆집여자 생각뿐이다.

    띠띠띠띠띠띠 띠로리! 쾅
    “야! 이! 여편네야 서방이 왔는데 쳐 누워있어?”
    옆집 문닫는 소리와 함께 옆집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벌써 저녁인가? 책상에 앉아 옆집여자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점심 먹는 것도 까먹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하루가 다 지났다. 내일은 꼭 공부해야지.



    "야! 이! 여편네야!! 하늘같은 서방이 출근 하는데 쳐다보지도 않아?!"
    오늘 아침도 옆집남자의 목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옆집남자가 출근하고 30분정도 지났을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뭐지? 택배 주문한 것도 없는데.
    문을 열자 옆집여자가 서있다. 방금까지 울었는지, 눈가는 젖어있고, 손에는 믹스커피 2개가 들려있다.
    “어제 말한 커피. 이걸로 때워도 되요?”
    그래. 담배 한 개비에 커피 한 잔이라니. 수지 타산 안 맞는 장사긴 했지, 내가 과했어.
    정신을 차리고 좋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여 비켜서며, 들어오라고 했다.
    아차! 널브러진 속옷들. 얼른 들어가 속옷들을 이불속에 구겨 넣는다. 그리고 옆집여자는 웃음을 터뜨린다.

    “저는 빚 때문에 팔려왔어요.”
    커피를 마시며 내뱉은 여자의 말은 짧지만 강렬했다. 빚 때문에 팔려왔다니. 요즘 세상에도 그런게 있나? 아니면 다른 의미인가?
    “아버지가 사업하다가 사채 빚을 졌고, 추심하던 깡패들이 저를 가지고 아버지를 협박했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저는 신경 쓰지 않고 혼자 도망갔죠. 그렇게 인질 아닌 인질이 되었는데, 그때 추심하던 깡패중 하나인 저 남자가 아버지 빚 일부를 대신 갚고, 저를 데려왔어요.”
    몰랐다. 그런 사연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 빚에 팔려 강제결혼까지 하다니.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사실 혼인신고도 안했어요. 결혼을 하면 이혼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저에게 채무를 지게하고, 강제로 데려 살고 있는 거죠. 죽고 싶지만, 죽을 용기도 없어서 이렇게 살아요. 벌써 5년이 넘었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다.
    “저..저는 7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3개월 됐어요. 올해 안에 붙을 겁니다.”
    내말에 여자의 표정이 바뀌었다. 슬픈 표정에서 아리송한 표정으로.
    “7급 공무원이 되면, 도와 드릴게요.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드릴게요.”
    여자의 표정이 또다시 바뀌었다. 아리송한 표정에서 애잔한 미소로.
    “말이라도 고맙네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커피의 반도 비우지 않고, 여자는 일어섰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미친녀섣. 어제는 작업멘트 던지고, 오늘은..오늘은..나는 미친녀석이다.
    “꼭 빨리 붙길 바라요.”
    문을 닫기 전 여자가 던진 한마디. 도움의 말일까? 응원의 말일까?
    도움이든 응원이든 중요하지 않다. 나는 반드시 올해 안에 7급 공무원에 붙어서 옆집 여자를 이곳에서 데려 나갈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욕이란 것을 갖게 되었다. 시험까지 몇 달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할 것 같다. 왠지는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옆집여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옆집여자를..아니 태어나서 처음 반한 여자를 위해 반드시 합격하고 그녀를 구해낼 것이다.
    책상에 앉아 책을 폈다. 일단 내가 가장 취약한 영어부터 공부해야한다.
    나의 가장 취약점인 영어를 보강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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