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해 3월 2년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그녀 부모님이 정육점을 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극심하게 반대했기 때문. 용기를 내서 여자친구 집에 찾아간 이문기 씨는 뺨만 맞고 되돌아와야 했다.
이문기 씨는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소개팅을 했다. 잘 되어 가는 분위기였지만 여성은 그가 정육점을 한다는
사실을 안 이후부터 연락을 끊었다.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이문기 씨는 “내 일이 예전으로 치자면 백정이다.
옛날 사람들에겐 아직도 그런 편견과 오해가 남아 있는지 모른다”며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은 항상 마지막에
부모의 반대로 나와 헤어졌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이문기 씨의 친구 역시 자신의 직업에 대한 고충을 고백했다.
고층 아파트에서 리프트를 타고 페인트칠을 한다는 그는
“사람들이 무척 위험하다고 여긴다. 안전장비 갖추고 하는 거라 사실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며
“나도 5년 전에 만났던 여자와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그쪽 어머니가 반대해서 헤어진 적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MC 정찬우는 이문기 씨를 향해 “직업을 바꿔 볼 생각은 안 해 봤냐”고 물었다.
그는 “단 한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 대학 전공인 전자 쪽을 포기할 정도로 재미있는 일”이라며 “
남이 쉽게 못하는 일이지 않냐. 요즘 젊은이들 어렵고 힘든 일을 꺼린다. 내 미래의 소망은 작은 고깃집을 차리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고기를 부위별로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잠깐 하려고 했던 건데 좋아서 계속 하게 됐다”고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9년간 정육점 일을 해온 그는 이번 ‘안녕하세요’ 출연 계기에 대해 “
소개팅이 들어왔는데 직업 때문에 또 거절당했다”며 “상대 여성은 한 살 연상이다.
대학 졸업 후 4년 동안 직업 없이 백수로 지내고 있다더라. 나는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어느
정도 꿈과 희망이 있는데 기분이 나빴다”고 전했다.
이어 “제발 겉모습이나 직업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난 항상 사람을 만날 때 세 번 이상 만나보자고 한다. 그래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 한 번만 보고 그 사람을 다 알 순 없지 않냐”고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자신의 직업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일에 최선을 다해왔던 이문기 씨의 일침은
심사위원들과 방청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엇보다 세상의 편견에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꿈에 대한 확신을 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