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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290068
    작성자 : 언더버스크
    추천 : 2
    조회수 : 707
    IP : 168.188.***.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1/25 17:15:50
    http://todayhumor.com/?humordata_1290068 모바일
    친한 언니, 알고 보니 내 남친이었다

    어디에 올려야 맞을까요.. 일단 올려보고 수정하겠습니다


    --------------------------------------------------------------------------------------------------

    난해 11월 중순. 인천에 사는 A(26·여)씨는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한 여의사를 알게 됐다.

    여의사가 A씨의 글에 먼저 댓글을 달았고, 이후 둘은 틈날 때마다 쪽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비슷한 또래인데다 취미도 같아 쉽게 친해졌다. 어느 순간 A씨는 이 여의사를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던 언니는 1주일 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왔다. 둘은 카카오톡으로 매일같이 일상을 공유했다. 급격히 친해지자 언니는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남자 선배를 소개해 주겠다며 만남을 주선했다.


    교사 출신의 부모님에 검사인 형을 둔 남자. A씨는 의사라는 남자의 직업도 부담스러웠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언니는 "밑져야 본전이니 편하게 만나보라"고 했다. 

    같은 달 28일 인천의 한 호프집에서 결국 단둘이 만났다. '의사라고 잘난 척하면 곧장 집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나간 자리였다. 썩 마음에 드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심성이 착해 보였다. 그날 빈 소주병이 많아지면서 주고받는 대화도 깊어졌다. 

    남자는 만난 지 4일만에 '사귀자'고 했다. 소개를 주선한 언니는 카카오톡으로 '착하지 않더냐. 선배가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하던데 계속 만나봐'라고 부추겼다. 남자도 "내 직업은 신경 쓰지마. 서로 좋아하면 되는 거야"라며 A씨를 배려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만난 지 4일 만에 둘은 연인이 됐다. A씨는 배려심 많은 남자를 만났다는 생각에 순간순간이 행복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사귄 지 사흘도 안 돼 남자의 돈타령이 시작됐다. 갑자기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돈을 꿔달라고 했다. 박사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려 병원 교수들에게 접대를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남자는 그날 이후에도 비슷한 핑계를 대며 10여 차례에 걸쳐 300여만원을 빌려 갔다. 적게는 10만원, 많을 때는 90만원까지 빌렸다. A씨도 사정이 넉넉지 않아 친구에게 돈을 꿔 빌려준 적도 있었다. 남자는 곧 갚겠다고 했지만 정작 통장으로 입금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전화 연락도 닿지 않을 때가 잦아졌다. 답답한 마음에 언니에게 연락했다. '선배 요즘 바쁘다'며 '이해하라'고 했다. 문자로 속마음을 털어놓는 게 답답해 전화를 걸면 언니는 받지 않았다. 오직 카카오톡으로만 대화했다. 남자친구를 소개해 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지만 전화통화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언니는 '선배가 췌장암 3기 확정 받았다'고 했다. 몇 시간 뒤 남자에게서 연락이 왔고 걱정 말라며 오히려 A씨를 위로했다. A씨는 걱정이 앞섰지만 어른스러운 남자가 대견해 보였다. 꼭 나아서 결혼하자고 약속도 했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는 설렘으로 가득한 12월31일. 날짜가 한참이나 지났는데 생리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부인과에 간 A씨는 임신 소식을 들었다. 

    어쩔 줄 몰라 당황하다가 언니에게 먼저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평소 믿고 따르던 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냉정한 답이 돌아왔다. '임신은 우리 잘못이잖아. 여자 잘못'. 

    남자는 달랐다. 들뜬 목소리였다. '내가 그래서 어제 돼지꿈을 꿨나봐'라고도 했다. 그 모습에 기뻤고 한편으로는 마음도 조금 놓였다.

    그러나 임신 소식을 알린 다음 날인 새해 첫날 이후 남자와는 연락이 끊겼다. 3일 뒤 여의사 언니도 카카오톡 답장을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A씨는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한다던 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그런 의사가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친구의 휴대전화를 빌려 두 사람에게 동시에 전화를 걸었다. 남자는 받지 않았고 언니는 통화 중이었다. 남자에게 걸었던 전화를 끊자 언니의 휴대전화 연결 신호음이 들렸다. 남자가 통신회사의 '투넘버 서비스'를 이용, 1개의 휴대전화에 2개의 다른 전화번호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도 예전에 이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A씨는 "남자는 병원 일을 핑계로 오후 6시 이전에는 거의 연락이 안됐다"며 "낮에는 주로 언니와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는데 알고보니 1인2역을 한 거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지난 21일 사기 혐의로 예전 남자친구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인천 연수경찰서에 제출했다. 남자가 A씨에게 알려준 이름과 나이 등 모든 신상정보가 거짓이어서 고소장은 제출할 수는 없었다.


    출처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301/h2013012511024521980.ht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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