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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967919
    작성자 : 길을걸었지
    추천 : 82
    조회수 : 7661
    IP : 218.233.***.104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0/30 11:50:24
    원글작성시간 : 2014/10/30 10:11:38
    http://todayhumor.com/?humorbest_967919 모바일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며
    (별게엔 처음 글 써보네요.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기분으로 써서 반말입니다.. 그냥 그렇게 봐 주세요.)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br></div> <div>어이, 동갑내기!!</div> <div><br></div> <div>자네는 내가 누군지 모를테지만 내겐 오랜 친구!</div> <div><br></div> <div><br></div> <div>지난 주에 들은 위독하다는 소식에도</div> <div>뭐 얼마 지나면 툭툭 일어나서 [나 그때 진~짜 죽을 뻔 했잖아] 하면서 낄낄 웃는 목소리를 듣겠지 싶어서 </div> <div>그냥 그런가 보다 했었어.</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이게 뭐야.</div> <div>친척 상갓집에 다녀오는 차안에서 자네가 세상을 등졌다는 뉴스가 나오다니.</div> <div>진짜야?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구.</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기를 며칠.. 어쩐지 거짓말 같고 </div> <div>진짜라고 믿기엔 쓸쓸하다 싶은데</div> <div><br></div> <div>포탈에선 연일 자네 이름이 상위에서 내려가질 않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간밤에.. 잘 오지 않은 잠을 청하며 누워 있다가 생각이 나서 집 구석을 뒤져 꺼내봤어.</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46301835gxAcbXbl.jpg" width="800" height="929" alt="PA30001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이런,</div> <div>스스로 팬이었다고 할 수 없지만...</div> <div>꺼내 놓고 보니, 팬이 아니었다고 하기엔 힘들구나 싶네. ㅎㅎ</div> <div><br></div> <div><br></div> <div>자네가 보면 쪽팔리다고 할 만한 디자인과 컨셉의 베스트앨범 (타로 카드는 뭐야~~ 초딩같이 ㅋㅋㅋ)</div> <div>영화보다 음반이 더 팔렸다는 정글스토리, 라젠카, 하도 많이 들어서 늘어난 넥스트 월드, 따로 들으려고 추려 녹음한 테잎,</div> <div>내 마음속의 너- 들어있는 신해철 테잎. ㅎㅎㅎ</div> <div>그래. 8~90년대엔 가난한 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일 때라 돈이 없어서 테잎밖에 못 샀어.</div> <div><br></div> <div>아, 노땐스 음반은 씨디였는데 친구놈이 먹어버렸네..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친구에게 얻은 넥스트 부크릿 안에는 콘서트 티켓도 저장(?)돼 있더라.</div> <div>날짜를 보니 1995년 12월 30일 (토)</div> <div>그날 펜싱경기장 밖에 몇시간 줄 서 있다가 들어갔는데.. 더럽게 추웠던거 알아?</div> <div>안에서는 리허설하는 음악소리가 쿵쿵 울리는데 한겨울 추위는 얼마나 매섭던지. ㅎㅎ</div> <div><br></div> <div>이게 벌써 20년 전이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봐 친구.</div> <div>세월이 그렇게 흘렀네.</div> <div><br></div> <div>음악 한 곡도 안 틀고 오직 자네의 수다로만 때워지는 라디오 들으며 같이 낄낄거리고,</div> <div>노래방 가면 언제나 인형의 기사 찾아서 번호 찍어놓고.</div> <div>노짱 장례식에서 함께 울고...</div> <div><br></div> <div>팬이라는 생각도 해 본 적 없고, 가깝다고 느껴 본 적도 없었지만..</div> <div>그렇게 같은 시대를 같은 것을 느끼며 살아왔다는 걸</div> <div>자네를 회상하다 보니 깊이 느끼고 있어.</div> <div>단지 나이가 같아서가 아니고,</div> <div>자네가 만든 음악을 듣고 자네가 보는 세상을 같이 답답해 하면서 말야.</div> <div>그렇게 47년을 살았군.</div> <div><br></div> <div><br></div> <div>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지만,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 나이인데..</div> <div>그래도 이럴 순 없잖아.</div> <div>정말 이러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그 사람의 장례식을 보면 안다는데</div> <div>자네는 참 잘 살았던 거 같아.</div> <div>바른소리 많이 해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div> <div>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자네를 아껴 왔던 걸 새삼 느끼며 </div> <div>마음이 묵직 해 지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아직도 현실감은 전~~혀 없어. 자네가 세상을 등졌다는 거 말야.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구.</div> <div>그냥 금방이라도 낄낄 웃으며 [속았지?] 했으면 좋겠구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동안 뭔가 글을 쓰고 추모의 말, 추모의 댓글이라도 달고 싶었지만 달 수가 없었지. 현실감이 없어서 말야.</div> <div>단 한 글자도 쓰질 못했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은...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아서 말이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도</div> <div><br></div> <div>자네 이 세상과 영영 작별하러 떠나기 전에 숙제 하듯이 이렇게 쓰고 싶었어.</div> <div>이 말만은 하고 싶어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정말 고마웠어 친구. 내 오랜 친구.</b></div> <div><br></div> <div><br></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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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4/10/30 11:50:24  106.246.***.107  초복아이디  25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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