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화이트데이에 사탕 살 돈이 굳어 치느님을 영접한 29세(남) 솔로입니다. ㅡㅜ</div> <div> </div> <div>게시글 기준문제로 공게분위기가 뒤숭숭한데</div> <div> </div> <div>그런 와중에 쌈빡한 이야기 하나듣고 투척합니다.</div> <div>(사실 진작 올릴려던 글이지만 컴이 없어서 이제야 올립니다)</div> <div> </div> <div>제 주변에서 이런일도 생기는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인생사는게 공포의 연속인것 같아 기분이 삼삼해지네요.</div> <div> </div> <div>재미는 보장할 수 없지만 이 글이 괴담에 목마른 공게에 촉촉한 미스트가 되길 바랍니다... 후후</div> <div> </div> <div> </div> <div>시작</div> <div> </div> <div>저는 중학교 시절을 지방에서 보냈습니다.</div> <div> </div> <div>그 곳에서 적응하기란 정말 힘들더군요.</div> <div> </div> <div>무엇보다 사투리... 그 놈의 사투리 덕분에 저는 중학교 시절을 강제로 벙어리처럼 살아야만 해습니다.</div> <div> </div> <div>표준어를 쓰면 느끼하다나 뭐라나 암튼 친한 친구들마저도 제가 말을 하면 핀잔을 중 정도였으니</div> <div> </div> <div>저는 갈수록 음울한 아싸가 되어갈 수 밖에 없었죠.</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한 놈, 저를 구박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하는짓도 성격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우울한게 저랑 참 비슷했습니다. ㅋ</div> <div> </div> <div>착하기도 착해서 제가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전학을 갔을때에도 요놈만큼은 꾸준히 연락을 해주더군요.</div> <div> </div> <div>덕분에 15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이 닿아 가끔 만나곤 합니다.</div> <div> </div> <div>비록 많이는 못 보더라도 사는 곳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굳이 약속을 잡아 얼굴 한 번씩은 보는 사이정도 되겠네요.</div> <div>(제 친구는 씨버러버 사이라고 표현합니다 ㅋ)</div> <div> </div> <div> </div> <div>아, 이 친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리노라면</div> <div> </div> <div>여자에게 금방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입니다.</div> <div> </div> <div>한 번 본 여자에게도 목숨도 내어 줄 듯 순정적이지만 동시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곤 하죠.</div> <div> </div> <div>그래놓고는 혼자 소설을 쓰고 영화를 찍습니다.</div> <div> </div> <div>상상으로요.</div> <div> </div> <div>그렇게 여자가 도망을 가면 또 몇 달을 술로 보냅니다.</div> <div> </div> <div>이 짓거리를 10년동안 해왔는데 지겹지도 않은지 그 버릇은 여전하더군요.</div> <div> </div> <div>하지만...</div> <div> </div> <div>이 친구의 광적인 집착과 찌질함이 스펙타클한 반전을 만들어낸 대사건이 일어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작년 가을인가 초겨울쯤</div> <div> </div> <div>간만에 서울에 온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사랑타령을 늘어놓았습니다.</div> <div> </div> <div>이번에는 채팅앱으로 만난 동갑내기라는데 사진을 보니 예상외로 꽤나 미인이더군요.</div> <div> </div> <div>역시나 사랑에 적극적인 제 친구.</div> <div> </div> <div>벌써 만남을 약속하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니 배에는 칼이 안들어가냐며 장기를 조심하라는 제 충고도 무시하고 한껏 들뜬 모습.</div> <div> </div> <div>혹시...혹시?! 드디어 찌질한 모쏠 인생에도 꽃이 피는 건가! 저 또한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두 달 후 나타난 친구의 모습은 폐인 그 자체였습니다.</div> <div> </div> <div>그 뚱뚱하던 얼굴도 반쪽이 되어서 말이죠 ㅜㅜ</div> <div> </div> <div>그 동안 톡으로 간간히 그 여자와 잘 되어간다, 연락이 통 안되어 불안하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div> <div> </div> <div>이 정도로 사람이 망가지나 싶더군요.</div> <div> </div> <div>"야 너 뭔 일이냐. 또 차여서 질질 짜고 살았나본데?"</div> <div> </div> <div>저의 실없는 농담에도 녀석은 묵묵무답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30분정도 별말없이 소주만 마셨을까 친구가 드디어 운을 띄웠습니다.</div> <div> </div> <div>"니 전에 내가 말한거 기억나나? 그 여자가 앨범하나 준 거 말이다."</div> <div> </div> <div>그 말을 들으니 전에 친구가 해 준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친구가 처음 본 그녀의 모습은 사진 속 모습처럼 정말 미인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하지만 뭔가 우울하고 불안한 모습.</div> <div> </div> <div>그렇습니다.</div> <div> </div> <div>바로 제 친구의 이상형이었던 거죠.</div> <div> </div> <div>그 때 친구는 결심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이 처자를 처음이자 마지막 내 사람의로 만들겠노라고.</div> <div> </div> <div>매일 입던 고르뎅바지도 벗고 쫙 빼입었겠다, 머리에 힘도 줬겠다.</div> <div> </div> <div>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친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고백을 해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근데 이게 왠 걸?!</div> <div> </div> <div>그 쪽도 제 친구를 마음에 들어했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채팅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두 사람.</div> <div> </div> <div>지금까지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그녀.</div> <div> </div> <div>고백을 못받았으면 먼저 했을거라며 선물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손바닥 크기만한 폴라로이드 앨범.</div> <div> </div> <div>자신의 보물이니 소중히 간직해 달라며 절대 다른사람에게는 보여주지말라고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했습니다.</div> <div> </div> <div>당시 28년 모쏠이었던 제 친구는 얼마나 기뻤을까요?</div> <div> </div> <div>앨범에는 환하게 웃는 그녀의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div> <div>(분명 매일 밤 여기에 뽀뽀 했을겁니다)</div> <div> </div> <div>그렇게 그 둘의 행복이 시작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이 결말이 해피엔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div> <div> </div> <div>그렇게 친구의 비극은 활짝 열린 앨범과 함께 서막을 열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처음 일주일은 좋았습니다.</div> <div> </div> <div>아침을 여는 문자와 이어지는 대화.</div> <div> </div> <div>심지어 사귀고 일주일만에 데이트도 했답니다. +0+</div> <div> </div> <div>맥도날드에서 빅맥세트를 먹던 그녀.</div> <div> </div> <div>그렇게 사랑스럽던 그녀...</div> <div> </div> <div>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를 끝으로 감자튀김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ㅜㅡ</div> <div> </div> <div>마지막 데이트 이 후 그녀는 갖은 핑계를 대며 친구를 피하기 시작했던겁니다.</div> <div> </div> <div>몸이 안좋다. 멀리사는 친구가 와서 만나기 힘들다 등등</div> <div> </div> <div>하지만 이상한건</div> <div> </div> <div>이상하리만치 아침마다 꼭 안부를 묻는 문자가 오더라는겁니다.</div> <div> </div> <div>근데 그 내용도 이상한게</div> <div> </div> <div>"별일 없었어...?"</div> <div> </div> <div>마치 별일이라도 있으라는 듯한 뉘앙스의 문자.</div> <div> </div> <div>그 뒤에 문자가 5~6통정도 오고가면 답장이 늦어지면서 연락이 안되곤 했죠.</div> <div> </div> <div>찌질한 제 친구는 오만가지 상상을 시작합니다.</div> <div> </div> <div>'혹시 다른 남자가 생긴건 아닐까? 내가 많이 먹어서 실망한건 아닐까?'</div> <div> </div> <div>그렇게 그녀에 대한 친구의 집착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div> <div> </div> <div>매일 시도하는 문자와 전화</div> <div> </div> <div>이어지는 무반응</div> <div> </div> <div>어느덧 2주 3주 시간은 흘렀고</div> <div> </div> <div>그녀는 질려버린건지 매일 보내던 안부문자마저 하지 않았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여기까지가 제가 연애상담이라는 걸 하며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날 듣게 된 제가 미처 알지 못한 뒷 이야기...</div> <div> </div> <div>ㄷㄷㄷ</div> <div> </div> <div> </div> <div>친구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나 너 잊기로 했다. 그래도 너가 준 앨범은 다시 줘야 할 것 같다.</div> <div> </div> <div>저녁에 너희집 앞에서 기다릴게 나올때까지 안갈거니까 알아서 해라.'</div> <div> </div> <div>대충 이런식의 문자를 보낸 제 친구의 전략은 다름아닌 배수의 진이었죠.</div> <div> </div> <div>앨범을 핑계로 만나 애원을 할 생각이었던 겁니다.</div> <div> </div> <div>적진으로 향하는 장수의 마음으로 외출 준비를 하던 중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div> <div> </div> <div>'내가 요즘 힘들어서 그래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줘. 내가 준 앨범은 잘 가지고 있어.'</div> <div> </div> <div>제 친구는 또다시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죠.</div> <div> </div> <div>마음이 약해진 친구는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려 보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아니 오리혀 그녀의 마음은 장비가 지키는 장판교보다 더 단단히 잠겨버린듯 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독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답니다.</div> <div> </div> <div>'내 얼굴 보기 싫은 것 같은데 니 주소로 택배 보낼거니까 받아라.'</div> <div> </div> <div>그리고는 사탕과 초콜릿, 사랑이 가득담긴 손편지 등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선물이 한아름 담긴 택배를 보내러 눈누난나 집을 나섰죠.</div> <div> </div> <div>그 때 걸려온 그녀의 전화</div> <div> </div> <div>친구는 옳타꾸나 전화를 받았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아니 비명소리</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font color="#ff0000">"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font></div> <div><font color="#000000"></font>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녀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고 그 때서야 친구는 깨달았습니다.</div> <div> </div> <div>단단히 잘 못 된게 하나 있다는 것을.</div> <div> </div> <div>친구는 곧바로 그녀의 집으로 가 우편함에 그녀가 준 앨범을 넣고 튀었답니다.</div> <div> </div> <div>그 후로는 어떠한 문자도 전화도 보내지 않고 그녀를 깨끗히 잊기로 마음 먹었죠.</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인가 장문의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그녀에게서요.</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녀는 원래 누구보다도 활발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몸이 아파오기 시작하였고 점차 성격이 그늘지기 시작한거죠.</div> <div> </div> <div>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div> <div> </div> <div>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div> <div> </div> <div>처음에는 환각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병세는 악화되기만 했습니다.</div> <div> </div> <div>결국 어머니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어물어 간 곳이 무당집이었고</div> <div> </div> <div>그 곳에서 부적하나를 써 왔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부적을 써 준 무당말에 의하면</div> <div> </div> <div>이 부적은 귀신을 홀리는 부적으로, 부적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귀신이 일시적으로 부적을 쫒아가는데</div> <div> </div> <div>시간이 지나면서 부적을 지닌 사람에게 완전히 옮겨 붙게 된다는거죠.</div> <div> </div> <div>주의사항은 반드시 귀신을 등에 업은 사람이 직접 부적을 전달해야하며</div> <div> </div> <div>귀신이 완전히 붙기 전까지는 부적이 되돌아와서는 안된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한 번 맛을 본 귀신을 떼어내려면 보통 부적으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랍니다.</div> <div> </div> <div>문제는... 그 부적을 누구에게 전달하느냐는 건데</div> <div> </div> <div>이미 고통을 알고있는 그녀로서는 지인에게 그 고통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겠죠.</div> <div> </div> <div>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고작 채팅으로 사람을 만나자는 것이었습니다. ㅡㅡ</div> <div> </div> <div>제 친구는 앨범을 가장한 부적을 전해받기 위한 사람이었던거죠.</div> <div> </div> <div>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하고 이런 바보같은 걸 믿는 바람에 상처를 준 것 같아 얼굴 보기 힘들다</div> <div> </div> <div>즉, 날 잊고 잘 살아라</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문자로 이별통보를 받은 그 친구는 가슴아픈 나날을 보낸 후 저를 만난겁니다.</div> <div> </div> <div>이야기를 다 들은 저는 쌍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 줬습니다.</div> <div> </div> <div>오히려 헤이져서 다행이라며 친구를 위로해주었죠.</div> <div> </div> <div>근데 이 놈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건지 그녀편을 들더군요.</div> <div> </div> <div> </div> <div>"내는 그 아 다 이해한다. 얼마나 힘들었겠노. 안보이는게 보이는데"</div> <div> </div> <div>"야 세상에 그딴게 어딧냐. 혹시 아냐? 니 때어놓을라고 거짓말하는건지?"</div> <div> </div> <div> </div> <div>"아니다...사실 내도 봤다...</div> <div> </div> <div>자다 깼는데...몸뚱이만 달린 여자가 책상위에서 혀로 앨범을 존X 핥고 있더라. 책장 넘길라고."</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 </div> <div>그 친구, 그 이야기는 끝내 그녀에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다 끝난 마당에 죄책감 들게 하기 싫었다고</div> <div> </div> <div>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저와 친구는 술만 진탕먹다가 헤어졌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 뒤 제 친구는 어떻게 되었냐하면</div> <div> </div> <div>운명이 나타났다느니 이런소리를 해대며 여자 꽁무니 쫒느라 바쁩니다.</div> <div> </div> <div>역시 금강석멘탈</div> <div> </div> <div> </div> <div>그러고보면 사람이란게 참 대단한 것 같네요.</div> <div> </div> <div>사랑의 힘 앞에서는 귀신도 별게 아는걸 보면 말이죠.</div> <div> </div> <div>그 마음을 이용하려던 그녀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생각도 듭니다.</div> <div> </div> <div>오죽 힘들고 아팠으면 그랬을까요.</div> <div> </div> <div> </div> <div>암튼 결론</div> <div> </div> <div>하나, 사람 마음 갖고 장난치지 말자.</div> <div> </div> <div>둘, 커플보다는 솔로가 좋더라</div> <div> </div> <div> </div> <div>피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