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부사관 관련한 내용들이 참 많길래 보다가</P> <P>병사들에게 따뜻하고 좋은 간부로 전역하신 분 글을 봤습니다.</P> <P>부럽네요.</P> <P> </P> <P>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중이라 군생활을 돌이켜 볼 시간도 없었는데</P> <P>베오베를 보다가 문득 저의 군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네요.</P> <P> </P> <P>군대가 사람을 버려놓긴 하나봅니다.</P> <P>지금도 남한테는 좋은사람 , 가까운 사람에겐 힘든사람이거든요.</P> <P> </P> <P>저도 따뜻하고 좋은 간부인줄 알았습니다.</P> <P>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자부심보다는, </P> <P>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만 한가득 남았네요</P> <P> </P> <P> </P> <P> </P> <P>제가 바라본 군생활은 마라톤 코스같은 것이었습니다.</P> <P> </P> <P>대대장은 2년마다 바뀌는 감독같은 존재였고</P> <P>감독은 2년안에 많은 성과와 메달을 얻어가야하는 사람이었습니다.</P> <P> </P> <P>저는 저희 담당원사가 참 좋았습니다.</P> <P>원사는 코치같은 존재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감독눈치를 봐야하고</P> <P>코치는 감독이 좋은 성과와 메달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존재였습니다.</P> <P> </P> <P>참 바보같이 열심히 달렸습니다.</P> <P>칭찬을 받고싶었고 , 뒤로 쳐지고 싶지도 않았고, 저희 원사가 </P> <P>욕먹는 것도 싫었습니다.</P> <P>아니, 대대장은 어차피 갈 사람이니 아무 필요없었고 </P> <P>저희 원사가 욕먹는 것이 싫어 열심히 달렸습니다.</P> <P> </P> <P>제가 달리려면 제 병사들을 괴롭혀야 했습니다.</P> <P>외울 필요도 없는 것들을 외우게 해야했고,</P> <P>평가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려고 괴롭혔습니다.</P> <P>대충대충 해도 되는 것들을 FM으로 하려했습니다.</P> <P> </P> <P>선배 간부들이 근무시간에 자거나 , 술을 먹거나 , 노는 것을 보면</P> <P>속으로 욕도 많이 했습니다.</P> <P>선배 병사들이 대충대충 군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P> <P>저의 병사들이 참 미안하고 불쌍했습니다.</P> <P> </P> <P>저도 대충대충 하고싶어도 우리 나이많은 원사가 </P> <P>대대장한테 자존심 상할까봐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했습니다.</P> <P>눈치보는 저때문에 , 저의 병사들도 눈치를 봐야했고</P> <P>그 미안함 때문에 너무 괴로웠습니다.</P> <P> </P> <P>다른간부를 만났으면 우리애들도 참 편했을텐데...</P> <P>하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P> <P>.</P> <P>.</P> <P>.</P> <P>.</P> <P>잠못자고 근무를 서는 일이 많다보니 코피 터지는 일이 수도없고</P> <P>너무 괴로웠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지금 뛰고있는 코스가</P> <P>42.195 키로로 끝이 있는 마라톤 코스가 아닌</P> <P>30년 이상을 달려야하는 코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P> <P> </P> <P>열심히 달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P> <P>오래 달려야 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습니다.</P> <P> </P> <P>끝이 있는 코스인줄 알고 달렸습니다. </P> <P>열심히 달리면 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P> <P> </P> <P>저와 제 병사들의 페이스나 상태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려야 되는 것임을</P> <P>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P> <P> </P> <P>단거리처럼 달렸습니다.</P> <P>페이스도 잃었고, 몸도 만신창이고 , 뛰고싶은 마음도 없어졌었습니다.</P> <P> </P> <P>대충대충 뛰는 선배들이 멍청한게 아니라 </P> <P>현명한 것이었습니다.</P> <P> </P> <P>우리 애들한테 미안해서 참 많이 울었고,</P> <P>성과만 얻어가려는 감독과 그 감독 눈치보며 선수를 다그치는 코치,</P> <P>선수가 힘들어 해도 쉬게 할 수 없는 그 코치의 속마음을 알고나서</P> <P>많은다짐을 했습니다. </P> <P> </P> <P>군대에 있어봐야 저도 코치가 될 것이 뻔했기에</P> <P>뛰는 만큼 얻을 수 있는 사회에 나갈 것이고, </P> <P>열심히 하는 만큼 보상이 있는 삶을 살기로...</P> <P> </P> <P>코치처럼 되고싶지 않았습니다.</P> <P>마음아파하며 저의 병사들을 달리게 하고싶지가 않았습니다.</P> <P> </P> <P>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P> <P>[남한테는 좋은사람, 가까운 사람에겐 힘든사람이었습니다.]</P> <P>다시는 그 말을 듣기 싫었습니다.</P> <P> </P> <P>윗사람한테는 성과를 내어주니 항상 좋은사람이었고,</P> <P>저의 병사들에게는 힘들게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P> <P> </P> <P> </P> <P>군생활하시는 간부님들.. 장거리 코스입니다.</P> <P>눈치보며 남을 위해 달리지 마시고</P> <P>병사들 후임들을 돌아보며 , 페이스를 유지하십시요</P> <P>소신껏 달려야 오래달리고 </P> <P>군대는 중간만 가는것이 진리이더라구요.</P> <P> </P> <P>메달, 상장 수도없이 받았지만</P> <P>경기장을 나오니 아무 필요없더라구요</P> <P> </P> <P>눈치보는 코치 만나서 이유도 모르고 달리기만 했던</P> <P>내 착한 조원들아</P> <P>이제와서 미안하다는 말을 혼자서 이렇게 한다.</P> <P>내가 제일 힘든 순간에 만나서 제일 많이 고생시켰던</P> <P>재윤이,동준이 , 무성이, 종석이 ,상하 , 기인이, 종철이, </P> <P>귀여운 정무.. 다른애들도 기억 다 나지만 </P> <P>니들이 나때매 진짜 고생해서 맘아팠다.</P> <P> </P> <P>모두들 성공하고. 예방주사 맞았다 생각해라^^</P> <P>누구를 만나도 나보단 착할테니 어디를 가서</P> <P>누구를 만나도 김중사보다는 낫다 생각하며 버틸수 있을테니</P> <P>예방주사 확실히 맞은거야</P> <P> </P> <P>그리고 지금도 듣는다.</P> <P>[남한테는 좋은사람 , 가까운사람에겐 힘든사람]</P> <P>잘안고쳐지네...</P> <P> </P> <P>여자친구한테 미안해서 고민만하다가</P> <P>군생활 돌이켜보니 , 웃음도 나고 , 맘도 아프고 그래서</P> <P>글을 끄적였다.</P> <P> </P> <P>속이 다 시원하네 ^^</P> <P> </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