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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35685
    작성자 : 고양이요정
    추천 : 57
    조회수 : 6661
    IP : 110.8.***.150
    댓글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28 07:56:53
    원글작성시간 : 2012/09/28 05:01:06
    http://todayhumor.com/?humorbest_535685 모바일
    동물들은 자라면 자랄수록 예쁜 듯.

    지금은 고양이를 기르지만, 전엔 '향단이'라고 이름 붙인 요크셔테리어를 길렀었음.

    14년 살고, 구강암에 걸려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동물병원에서 안락사시켰음.

     

    암튼.

    여러 가지 경험에 의하면 동물들은 어린 때보다 좀 나이가 더 들었을 때가 더 예쁨.

    외모도 어린 시절은 그냥 아기라서 예쁜 거고

    자라면 자랄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뭐랄까............ 내가 그 동물의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그냥 아기로 예쁘던 시절에서 표정이 풍부하고, 나에게 보여주는 그 감정의 다양함이 너무 예쁘게 보임.

     

    엄마랑 나랑, 우리 고양이 두 마리를 보면서 매일 하는 말이,

    어릴 때 데려다 기르다가 커져서 안 예쁘다고 내다버리는 년놈들이 제일 이해가 안 간다는 거.

    몸무게가 1킬로 늘 때마다 예쁜 것도 1킬로씩 늘어나고,

    몸 길이가 1센티 늘어날 때마다 예쁜 것도 1센티씩 늘어남.

     

    게다가 서로 생각하는 걸 잘 이해하게 되서

    내가 기분 나쁘거나 슬플 때면 옆에 다가와서 찰싹 붙어 체온을 나눠주기도 하고

    어머니가 슬픈 일로 울고 계시면 다가와서 눈앞에서 보라고 끙끙거린 다음 재롱을 부리기도 하고....

    내가 막 하소연하면 그걸 눈 크게 뜨고 고개 갸웃거리며 들어줄 때도 있고...

     

    어린 아기동물들을 키우는 심정이 사랑에 빠진 연애시절이라고 한다면

    그 동물들이 자라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아주 오래된 부부, 서로 말 안 해도 눈빛만 봐도 상대의 감정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그런 느낌을 갖게 됨.

     

    혹시 지금 동물을 키우면서, 어릴 때의 그 앙증맞고 귀여운 맛에 데려다 기르다가

    어느덧 사춘기가 되서 말썽 피우고 뺀질거리고 말 안 듣고 그런 시절이 되어서

    못 기르겠다고 내다버리고 싶은 마음 갖고 있는 사람들 있으면 생각 바꾸길 바람.

     

    오래 함께 지내는 진짜 '반려동물'의 참맛,

    오래오래 함께 지내는 친구 이상의 동물을 만나게 되는 기쁨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임.

    고양이요정의 꼬릿말입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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