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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30615
    작성자 : 어리버리멍
    추천 : 42
    조회수 : 4250
    IP : 182.216.***.223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06 00:19:25
    원글작성시간 : 2017/12/05 02:59:53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30615 모바일
    옆집 아저씨...
     저는 복도식 아파트에 삽니다.

    제 방은 창문만 열면 복도이기에 양 옆집에 시끄러운 소리를 모두 들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저도 아마 티비소리 음악소리가 양 옆집에 시끄러울때도 있었을거 같네요. 그래서 그러려니 서로 안좋은 소리 없이 잘 지내는편 입니다. 그리고 워낙 오래된 이웃이기에 그런거 같기도 하구요.

    근데 문제가 생긴건 얼마 전 부터 였던거 같아요. 옆집에 사는 아저씨가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였어요. 옆집 아저씨는 40대 후반 내지 50대 초반정도 되십니다. 원래 아저씨는 어머님과 같이 살았는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고 어머님을 시설에 맡기셨는지 어머니는 어느샌가 안보이시고 아저씨 혼자 지내시더라구요. 

    원래도 옆집 아저씨는 좀 엉뚱한 면이 있으셨는데 혼자 지내기 시작하면서 점점 이상해졌어요. 처음엔 그냥 오지랖이 심해지나 싶더니 엘레베이터에서 만나면 가는 사람 붙잡고 자기 얘길 다 하는 일도 있었고 우연히 만나 인사를 해도 어쩔땐 반갑게 받아주다가 어쩔땐 나 몰라라 쌩을 깝니다. 그때만 해도 안타깝다, 딱하다 라는 소리가 이웃들에게 나오고는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시간이 지나 그걸 넘어 혼자 얘길 하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복도에 나와 얘길하니 듣고싶지 않아도 들을수 밖에 없었어요. 처음에는 전화통화 하는줄 알았는데 듣다보니 전혀 이상한 대화 내용이어서 유심히 관찰을 해본 결과 혼자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대화의 주제는 파악할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갚겠다고 했잖아 근데 슬프진 않아 우리집 화장실에 수도가 고장나서 고생스럽다" 

    앞뒤가 절대 맞지 않는 이야기를 꼭 복도에 나와서 했어요. 그러다가 복도에 사람이 나오면 이야기를 끊고 집으로 바로 들어가더군요...솔직히 좀 기괴하기도 해서 항의하기도 겁이 조금 나더군요. 무엇보다 추운계절이 오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추우니 안에 들어가서 혼잣말을 할테니깐요. 그렇게 추운 11월이 되고...제 방의 창문을 모두 닫아도 아저씨의 기괴한 혼잣말이 들리더군요. 아무리 방음이 안되도 이렇게 말소리가 크게 들리는게 이상하다 싶어 옆집을 살짝 보니...

    아파트 현관문에는 고리가 있지요? 그 고리를 걸은채 문을 열고 밖을 향해 혼잣말을 하더군요.. 계속 겪어보며 패턴을 보니 혼잣말은 꼭 복도를 향해 합니다. 

    한번은 "너 왜 왔어? 나가! 여길 어디라고 와.." 라는 소리가 들리길래 혹시 다른 가족이나 친척분이 오셨나 봤더니 역시 혼잣말이었어요...

    제가 바로 옆집이라 신경이 제일 쓰이기도 하고...한번은 술먹고 도저히 참지 못해 소리를 쳤더니 조용해지다가 다음날 또 혼잣말이 시작되더군요. 아침,낮,저녁,새벽 가릴거 없이 심심하면 저렇게 혼잣말을 합니다.

    저도 건장한 30대 아재라 술한잔 먹고 용기내어 항의를 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솔직히 겁나요..저 정신으로 해코지 당할까봐. 평소엔 인간 말을 하지만 저번에는 짐승 소리를 내는걸 듣고는 "아...그냥 닥치고 있자" 하고 조용히 있네요.

    이것도 신고가 가능할까요? 시끄러운건 둘째치고 저렇게 방치하다가 더 이상해질거 같아서 두렵기도 걱정되기도 하네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더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지금도 계속 옆집의 혼잣말을 들으며 글 납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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