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박사님, 자료는 다 정리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래, 고생했네. 이제 빛을 볼 날만 남았구먼."</div> <div><br></div> <div> "고생하셨습니다. 박사님"</div> <div><br></div> <div> "그래. 내 이제 출발함세."</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div> 10년간의 연구 끝에 김박사는 세포의 현재 상태가 기록되어 있는 염색체 코드를 발견했다.</div> <div>마치 게임의 세이브(Save)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 처럼, 해당 코드를 다른 세포에 집어넣어 불러내는(Load) 것으로 <span style="font-size:9pt;">같은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이 세포단위의 기술을 확대적용하면, 복제인간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김박사는 그렇게 생각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그래서 이 기술은 피실험체와 완전히 동일한 형질을 가진 '것'을 만들어 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복제인간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십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네. 이론상으로는 그렇습니다. 동물실험에서도 어느정도 입증되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동물실험 결과는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쥐A 의 귀를 자른채, 해당 코드를 쥐B에게 로드한 경우 멀쩡했던 쥐B의 귀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쥐A와 동일한 위치에서 잘린 것 처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외형적인 부분만 적용된다는 건가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쥐A의 귀가 잘리기 전, 반복훈련을 통해 특정 미로의 길을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쥐B는 한번도 보지못했던 미로를</span><span style="font-size:9pt;"> 기억해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럼 기억도 마찬가지로 옮겨진다는 거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일단 결론은 그렇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쥐가 아무리 작아도 세포는 많을텐데, 시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각 세포마다 저장된 위치는 동일합니다. 그리고 인근 세포에 대한 정보도 일부 포함되어 있기에 세이브 및 로드 시에 연계되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게 많은 시간은 소요되지 않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그래서 얼마나 소요된겁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세이브 하는데 2분, 로드하는데 3분이 소요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실험결과는 인상적이군요. 그럼 이제 다음 연구방향은 어떻게 되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 기술을 확대적용하면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복제인간이라... 복제인간이 왜 필요하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복제인간이 왜 필요하냐니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실험결과를 보면, 지금의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을 하나 더 만들어낼 뿐인데, 그게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아니 김박사님. 생각을 좀 해보세요. 나랑 완전히 같은 사람을 하나 더 만들어봐야 그게 무슨소용입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지금 내가 앓고 있는 지병들도 다 세포에 기록이 되있는상황 아닙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이론상으로는 그렇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럼 의료용으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상황이군요. 기껏해야 인체실험만 좀 편해지겠네요. 도의적, 법적 문제는 둘째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래도 복제인간이라는 가치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돈이 되지 않는 기술엔 가치가 없습니다. 그 세포에 저장되는 기록, 그걸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지금의 나보다 건강해서, 그 장기를 내 보험용으로 쓸 수 있어야 복제인간이지요. 그게 내 행세를 하며 돌아다니면 어떡합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지병에 관한 기록을 삭제하고, 아참, 기억도 같이 로드가 안되게 해보세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그게 해당 기록에 주변 세포들의 정보에 대한 편린이 같이 기록이 되있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걸 연구하는게 박사님 아닙니까? 지난 십년동안 저희가 연구비를 뭐 땅파서 댔습니까? 아, 저희 본사가 건설회사니까 땅파서 댄건 맞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아무튼, 지금처럼 연구비는 계속 지원할테니 해보시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애초에 10년을 계약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박.사.님! 박사님이 지금 나오셔서 뭘 어떻게 하시려구요?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파문이 있는데 우리사회 어디에서 받아줄꺼라 보십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저는 맹세코 그런일은 없..."</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만하고 나가보시죠. 그래도 저희가 편안히 모셔드리잖습니까. 편안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허탈했다. 한때 학계에서 명성을 누리던 그였다. 억울한 누명 학계에서 퇴출당하고, 결국 이렇게 기업의 비밀 연구소에 갇혀 </span><span style="font-size:9pt;">연구만 한게 10년이었다. 비밀유지를 위해. 그는 이렇게 연구결과를 보고할 때만 연구소에서 나올 수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보고후엔 불러내서 같이 외식이라도 할까 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나마 연구소에서 보고를 핑계로 나올수 있는건 자신뿐이다. 연구소의 두 조수는 10년째 외부와 차단되어있다.</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 한숨을 쉬며 차에 올라탄 김박사는 일순 당황했다. 옆자리에 누군가가 타고있었다.</div> <div><br></div> <div> "쉿! 일단 가면서 얘기하시죠."</div> <div><br></div> <div> 그러고보니 운전기사도 올때와 다른 사람이다. 조수석에 탄 경호원도 처음보는 얼굴이고.</div> <div><br></div> <div> "워워. 진정하세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div> <div><br></div> <div> 남자가 건네는 명함을 받아든 김박사는 한참 명함을 쳐다보았다. 모르는 회사다.</div> <div><br></div> <div> "처음보시죠? 저희 회사가 생긴지 얼마 안되서요. 하하"</div> <div><br></div> <div> 남자가 멋쩍게 웃었지만, 그게 김박사의 긴장을 풀어주지는 못했다.</div> <div><br></div> <div> "음... 제가 선생님께 드릴 제안이 하나 있는데... 오늘 보고하러 오신거랑 좀 관련이 있습니다."</div> <div><br></div> <div> "제 연구결과를 노리시는 겁...."</div> <div><br></div> <div> <div>본능적으로 김박사는 자신의 연구자료가 든 가방을 끌어안았다.</div></div> <div><br></div> <div> "복제인간이지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 "괜찮아요. 선생님 연구실에서 오는 길이니까"</div> <div><br></div> <div> "거길 어떻게 알고..."</div> <div><br></div> <div> "저희 회장님이, 그래, 십년을 투자했는데 뭘 했는지 좀 알아보라고 해서 말이죠."</div> <div><br></div> <div> "회장님이라면 아까 제가 보고를..."</div> <div><br></div> <div> "아아. 더 큰 회장님이 있지요. 아시잖습니까. 그분이 복제인간이다 하니 관심을 가지셨었죠. 연세가 있으시니까요."</div> <div><br></div> <div> "제가 생각하는 복제인간은 그런게 아닙니다."</div> <div><br></div> <div> "아 네네. 선생님 연구소에서 왔다고 했잔습니까. 의료용으로 쓸건 아니더군요."</div> <div><br></div> <div> "사람을 의료용으로 쓴다니요!"</div> <div><br></div> <div> "복제인간도 사람입니까?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나랑 완벽히 똑같은 걸 만든다는게 뭔가 머리를 탁 쳤다 이겁니다."</div> <div><br></div> <div> "그게 무슨...?"</div> <div><br></div> <div> "자자, 우리 큰회장님께 가보시죠. 뭐 의료용으로 하는 연구는 조수들이 계속하던지 하고. 선생님도 이제 세상에 나오셔야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김박사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큰회장님께서 데려가셨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음? 그분이 뭐 생각하시는게 있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따로 별 말씀은 없으셨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나저나, 오랫만에 스승님 얼굴 보니 어때? 양비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별 감정 없습니다. 회장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래도 자네덕분에 저 유명한 김박사가 우리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잖아. 저렇게 찍소리도 못하고 갇혀서 말이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 시키신대로 할 뿐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몇 년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여러분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줄 기술이 등장했습니다!</div> <div><br></div> <div> 30분! 여러분을 세계 어디든 우리 센터가 있는 곳이라면 단 30분만에 보내드립니다!!"</div></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