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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봄빛인생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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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516736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71
    조회수 : 3490
    IP : 108.162.***.24
    댓글 : 2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1/05 02:07:10
    원글작성시간 : 2017/11/04 22:39:4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16736 모바일
    오늘 굉장히 행복했어요.
    임신 26주차에 들어서는 임산부입니다. <div><br></div> <div>착한 남편 만났고, 절실히 원했던 때에 아기가 생겼고, 임신 후 몸 상태도 썩 괜찮고 큰 문제 없는 삶입니다.</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엔 많이 우울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남편이 10월 내내 일때문에 많이 바빠서 지쳐있었거든요. </div> <div>그게 안쓰러워서 자꾸 남편 눈치 보다보니 오히려 서운한 마음이 쌓였는지 남편의 별 거 아닌 표정이나 행동에 눈물이 멈추질 않는거에요.</div> <div>그 순간만 그런 게 아니라 다음날까지, 혼자 운전하다가 눈물이 또 왈칵 쏟아지기도 하구요.</div> <div><br></div> <div>이러다 임신우울증이라도 오면 아기한테까지 나쁜 영향이 있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세 가지를 부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첫째, 매일매일 예쁘다고 해 줄 것.</div> <div>둘째, 시간 나는 대로 함께 산책 가자고 해 줄 것.</div> <div>셋째, 11월 중에 함께 근사한 곳에서 외식할 수 있도록 준비해줄 것.</div> <div><br></div> <div>단, 위의 세가지 행동을 할 때는 절대 "하아~~ 니가 해달라니까 해준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진심을 담을 것.</div> <div><br></div> <div>고맙게도 남편은 "내 마음은 당연히 항상 너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가 쓸쓸하게 느꼈다면 미안하다. 좀 더 많이 표현하도록 노력할게"라고 말해줬습니다. 여전히 바빠서 함께 산책은 못가고 있지만, 매일 여러 방식으로 애정표현을 해주고 있어요. </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늘은 남편이랑 데이트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오랜만에 고데기로 말은 머리도 너무 잘되었고, 화장도 딱 마음에 들었고, 거울에 비친 옷차림도 만족스러웠어요.</div> <div>쌀쌀한 바람맞은 후에 차안에서 발라드 음악 틀어놓고 드라이브하는 것도 기분 좋았구요.</div> <div><br></div> <div>미술관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있어서 보러갔는데, 서로의 어린시절 이야기 나눠가며 그림들을 보는 시간이 왠지모르게 따뜻하고 즐거웠습니다. </div> <div>저녁은 남편이 예약해 놓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서비스도 음식도 나무랄데 없었구요. 무엇보다 정말 오랜만에 남편이랑 '한끼를 때우기 위한' 외식이 아니라 여유있게 시간을 즐기기 위한 외식을 하는 그 자체가 기분 좋았습니다. 분위기가 좋으니까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오글토글한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서 서로가 "와~~ 그런 생각도 했어?"라며 스윗스윗했구요.</div> <div><br></div> <div>집에 돌아와서 남편은 페퍼민트티, 저는 캬라멜홍차 한잔씩 마시고, 우리만 맛난 거 먹고온 게 미안해서 우리집 고양이에게 차오추르 한 봉지 따주고 소파에 앉았는데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div> <div><br></div> <div>사실, 미술관 관람료며 외식 비용이며, 적지 않은 돈이라면 적지 않은 돈이고, 순간적으로 "아... 살까말까 고민했던 아기용품 하나쯤은 살 수 있는 금액이었구나"란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냥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좋은 여행을 한 번 다녀오면 마음이 충전되고, 일상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잖아요. 저는 오늘 반나절의 짧은 외출 덕분에 또 한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의 사소한 스트레스들과 대적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은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 쓴 돈은 낭비가 아니라 훌륭한 투자였다고 말하는 스스로에게 납득되었습니다.(그...뤠잇??)</div> <div><br></div> <div>아이가 태어나면 더더욱 이런 재충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겠죠. 특히 저희는 둘 다에게 타국인 곳에서 살고 있다보니 친정과 시댁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서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서운한 마음이 쌓이고 상처를 줄 수도 있을거에요. 그럴 때, <span style="font-size:9pt;">오늘의 이 행복했던 기분을 잘 기억해 두어서, </span><span style="font-size:9pt;">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서라도 현실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슬기로움을 가질 수 있기를, 또한 남편에게도 그런 기회를 선사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제 자신에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말 남편에게 고맙네요. 딱히 해 줄 수 있는 건 없고, 내일은 좋아하는 수입맥주나 한 짝 사다 냉장고에 넣어줘야겠습니다.</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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