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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맛나는세상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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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476638
    작성자 : 살맛나는세상
    추천 : 62
    조회수 : 7158
    IP : 116.36.***.168
    댓글 : 3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8/03 15:11:28
    원글작성시간 : 2017/08/03 13:22:5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76638 모바일
    술먹은 진상 도둑과 그걸 봐주라는 경찰
    안녕하십니까~ 부산의 택시기사입니다.
    새벽에 승객이 마음을 심하게 상하게 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별 큰일은 아니지만 저녁이 되도록 복잡미묘한 감정이 떠나질 않네요. 진심이 난도질당한..그런 느낌? 불신? 뭐라 딱히 정의내리기는 힘드네요.

    새벽 3시 10분쯤에 승객의 차내물품 절도(미수)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과 간단한 상황 설명은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링크최종변경하였습니다. 영상시청에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얼굴때문에 반전영상처리했습니다. 60초짜리 영상이라 바쁜분은 25초경부터 보십시오.)


    https://youtu.be/2BNqLwd6Fds


    제 택시내 뒷좌석 시가잭에는 사과폰,국내폰 둘 다 충전이 가능하도로 충전선 두개짜리 급속충전케이블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승객이 충전중 폰을 들고 있어도 불편함이 없도록 길이가 아주 긴 충전케이블로 구입해 선이 거추장스럽게 놀지않도록 고리와 양면테이프등으로 선을 마감했습니다.
    충전케이블을 본 승객들은 꼭 쓰지 않더라도 센스있다 배려심이 있다며 칭찬을 하시거나 충전기를 보고는 너무 좋아하며 충전을 하곤합니다.
    레어템을 발견한 듯 너무 좋아하는 승객을 보니 제 기분도 좋아지더군요.

    제가 무뚝뚝한 편이라 말로 친절하지는 못하니,
    내 택시에 승차한 승객들(정상적인 범주의 승객에 한해)에게 차분하고 안전하며 신속한 운행으로 서비스하고 승객용충전기라도 하나 더 비치해서 편익을 제공하자는 주의입니다. 흔한 충전케이블 하나지만 나름 고민하다가 배려의 진심을 담아 마련한거랍니다.

    영상은 목적지 바로 도착전에 케이블을 뽑는 장면입니다.
    원본은 케이블을 뽑기 전과 뽑은 후의 진상녀의 표정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인지한 건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였습니다.
    5160원 요금이 나왔고 만원을 받아 5천원을 거슬러주며 고개를 돌렸는데 뭔가 허전해 보니 충전케이블이 없더군요. 발판쪽에 떨어졌나 싶어 봐도 없었기에 급히 '잠깐만요!'외쳤는데 무시하고 뒷문을 닫더니 차뒤로 무단횡단으로 건너 가려고 하더군요. 급히 차에서 내려 겨우 막아 세웠습니다. 운전석 문열다가 뒤에 차가와서 급히 닫고 다시 열고 했네요.

    충전기를 돌려받으며(자기껀데 충전기 달라니까 바로 주는 이유는 뭔지..)
    차에 비치해 놓은 걸 왜 가져가냐고 하니 자기꺼랍니다.
    막무가내로 자기꺼랍니다.
    이게 내꺼지 왜 아가씨꺼냐고 하니 자기꺼라고 계속 우기다 끝내 반말과 막말로 내게 '내껀데 왜 가져가고 지랄인데' 하길래 그 뒤로는 같이 막말해줬습니다.

    제가 그런애들 더 붙잡고 상대해봐야 나만 손해니 얼른 떼어내려고 진상부리지 말고 술마셨으면 집에 곱게 들어가라고 해도 오히려 내껀데 왜 가져가냐고 반말로 끝까지 적반하장태도더군요.

    이거 미친녀ㄴ아이가?
    c발놈아!개새기야!
    도둑년아!
    서로 한심한 욕을 주고 받고 했습니다.

    근데 이 진상녀가 번호판을 찍더군요.
    이대로 가면 내가 당하겠다 싶어 112출동 요청을 했습니다. 제가 신고하는 사이 자기도 신고하더군요.
    (내용은 택시아저씨가 자기 충전기를 뺏어가고 막말욕설했다...)

    한 15분을 기다려 출동한 경찰관이 자초지종을 물으시길래 아가씨한테 먼저 들어보라고 한 후, 테이핑도 돼있는 차량용 충전기를 보여주며 이걸 가져가놓고 자기꺼라고 우긴다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적반하장으로 반말과막말하길래 나도 막말욕했고 아가씨도 욕했다. 절도장면은 택시에 녹화되어 있다.
    막말욕은 서로했으니 됐고 절도(미수)로 처벌 할 수 없느냐' 물어보니 술도 마셨고 경미하니 좋게 넘어가자는 쪽이더군요.

    그 사이 여경은 여승객에게 충전케이블이 택시아저씨꺼라고 설득하며 달래고 결국 여승객은 울더군요. 뭘 잘했다고..
    결국 뉘우침의 사과 한 마디 못 받은 상태에서 진상녀는 그대로 여경분이 집까지 데려다주고 오더군요.

    충전케이블 하나로 경찰조사까지 받게 할 만큼 모질지 못해 현장에서 정식으로 사건접수해달라고 못한게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생각하기도 싫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면
    휴...그저 한 숨만 나옵니다.

    그 아가씨가 훔쳐갔던 건 단순한 케이블이 아니었다는 생각이..승객을 배려하고 싶은 내 진심을 처참히 짓밟은 것이라는 감정이..지금까지 저를 괴롭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은 축 쳐지지만,
    여러분들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 나누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추가글 올려봅니다)

    공감,응원,대신욕해주심,재신고요구 모두 감사합니다.
    출동경찰의 업무처리가 좋은게 좋은거다식으로 잘못된 건맞으나 너무비난은 하지 말아주세요. 강력하게 처리 못한건 저의 불찰도 있습니다.

    저도 새벽에는 낮지 않은 확률로 취객들 진상들을 겪는 일이다 보니 참다참다 안되면112의 도움을 받는 편이고 경찰들의 수고와 고충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단순하고 경미한 폭행이나 절도는 112출동 경찰들 웬만하면 조서작성까지는 안하려고 피해자들에게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실정은 맞습니다.

    다른 험한 사건도 많고 새벽에 출동이 많은 동내(서면)이다보니 당 사건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취객의 단순주취진상 짓 쯤으로 현장에서 판단했겠지요.
    저도 찝찝하지만 젊은 청춘에게 절도전과 남기는게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대처했던 것 같습니다.

    택시내 후방영상을 확인한 건,경찰들보다 먼저 이동해 혼자있을 때 였습니다. 혹시 진상녀가 시에 불친절로 고발할까봐서 방어용으로 핸드폰녹화본을 남기기로 마음먹고 한적한 곳으로 차를 옮겨서 열어봤습니다.

    근데 혼자 보고 있자니 이건 단순한 술기운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더군요. 충전케이블을 응시하고 가져가는 과정이 너무 의도적이고 신속해서 술기운에 의한 실수가 아니겠구나 하는 판단을 그때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진심 빡쳤죠..

    아쉬운건, 동영상의 존재를 알렸을 때 경찰들이 동영상을
    현장에서 확인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 입니다. 제 사건이야 경미 그 자체지만, 더 중한 타 출동건에 대해서도 현장증거를 확인도 하지 않는다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건 당연수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아쉬운건 진상녀의 사과과정이 생략됐다는 점인데..확실히 술은 취했고 인사불성은 아니었지만 경찰의 판단으로는 진상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게 의미없는(진심이 안 담기는 억지사과)행위로 판단되었을 부분은 한편으로는 이해를 합니다.

    여경분이 진상녀를 집 건물까지 바래다준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합니다. 술취해서 택시에서 사고친 여자가 집에 가는 동안 또 다른 사고를 치면 안되니 뭐 빨리 집구석에 들여보내고 싶은 심정 저도 들었으니까요.

    보배님들 진정하시고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절도문제는 크게 보면 남녀차이가 아니라 개인차이니 성갈등으로 확대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 년전에는 제법 귀여운 인형을 뒷유리 아래에 놔뒀는데 그걸 훔쳐가는 진상남도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케이블 주신다는 분 그 마음이 정말 고맙습니다. 마음만 시원하게 받겠습니다.

    공감 많이 해주셔서 응어리 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더위에 모두들 건강하시고 안전운전, 안전보행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출처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accident&No=45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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