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던 배우던 단편적이거나 일차원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신파나 소위 국뽕 영화로 전락(?)하는

불상사를 피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이해합니다. 네, 이건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영화이며

하물며 새마을 운동 홍보도 태극기 펄럭이고 일어나서 경례해야하는 그런... 그런 필름은 아니겠죠.

하지만 모음 인터뷰들을 보다보면 사람들이 의아함을 느끼고 왠지 모를 거리낌을 받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전제'를 너무 터부시했어요.

일본도 나빴지만 '조선인도 모두 착했던 것이 아니다'는 다른 생각일 수도 있지만 틀린 생각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나빴고 그 와중에 조선인도 기회를 틈타고 물욕을 탐하고 민족을 버린 자들도 있었다가 그때의 시대상황이죠.

일본이 수탈하고 일본이 강제하고 일본이 전쟁하고 일본이 겁탈해서 그 뒤의 일들이 벌어진 겁니다.

굳이 말하자면 인터뷰의 대응 스킬이 모자랐고, 좀 돌리지 않고 말하자면 생각이 짧고 영화를 만들 능력이 있었나

의심이 되는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론 그 인터뷰 모음 본 뒤로 아예 관심을 끄고 있는데, 차라리 인터뷰가 왜곡되었거나 단락을 짤라서

저런 식으로 편향되게 보도 되었다고 믿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건 사건이자 실제 역사의 한 장면을 따서 만든 영화입니다.

예컨데 세월호를 영화화했는데(하길 바란다는 게 아닙니다) 세월호 학생들 중에는 장난만 치고 부모 속도 썪이며

성적도 나쁜 학생도 있었고, 심지어 기간제 교사 중에는 교수능력이 부족한 함량 미달의 교사도 있었을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면 이게 정말 영화로서 좋은 내러티브를 가졌다고 해줄 수 있을까요?

그 소재 자체 하나가 이미 '불가결하게 포함하는 내용'을 짤라내면 그건 판타지-그리고 왜곡-이겠죠.

군함도라는 소재 자체는 이미 일본의 수많은 억압과 수탈, 반인륜적인 범죄 등을 그냥 가지고 시작하는 겁니다.

이렇게 필수적인 부분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고 미시적인 부분만 확대해석하는 걸 잘하는 놈들이 있습니다.

일본 역사학계요. 일본 정치권요.

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되죠? 전범인 부분 잘라내고 보면 그들은 그냥 (나라를 위해)죽은 조상입니다.

사실 이게 감독 자체만의 인터뷰 였어도 씁쓸했을 텐데, 배우들이 모두 비슷한 늬앙스'만' 전달했다는 건

아쉬운 정도를 넘어서서 속에서 울컥하는 느낌이 매우 큽니다.

하다못해 '일본의 잘못된 부분은 역사적 사실이므로 응당 영화의 전반에 이미 깔려있는 부분이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잔혹한 모습을 통해 그것이 잊혀지기도 하며 극대화되기도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정도면 충분히 이해할만 했습니다. 원래 인터뷰 취지(로 추정되는 의도)와 이게 뭐 크게 어긋나기라도 한가요?

영화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질 수도 없으며, 때로는 문제적 작품이라는 주제하에

다수의 시각에서도 벗어나는 구성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읽은 인터뷰들은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저에겐 그 인터뷰들은 잘못된 인터뷰입니다.

그래서 전 지천에 깔린 저 영화를 볼 생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