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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387970
    작성자 : synousia
    추천 : 36
    조회수 : 2298
    IP : 1.249.***.126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2/26 20:13:30
    원글작성시간 : 2017/02/26 11:37:37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87970 모바일
    <긴글주의>'개냥이'가 되어버린 너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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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소위 '개냥이'라는 말이 회자되고는 합니다. 
    고양이 특유의 까칠하고도 도도한 본성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이리저리 꼬리치며 순종적으로 따라다니는 개의 특성이 발현된, 이를테면 일종의 변종 고양이들을 이렇게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개냥이'라는 이름이 어떤 공인된 학명은 아닌 까닭에 딱히 특정 고양이 종을 지칭한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만, 주위에서 '개냥이'라 불리며 널리 사랑받는 여러 이국적 고양이 종들은 분명 품종적으로도 여러 변종들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네들의 그 '개냥이'적 성격은 여러 품종들의 변종적 발현과 관련하여 지대한 영향을 주고 받았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인위적으로 길들여지고 인간 사회에 흡수되는 도상에서 처음부터 그 '개냥이'적 성격이 선택되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역사적으로도 고양이는 쥐를 잡아먹는 그 생태계 내의 지위나, 혹은 고양이 본연의 특성으로 인한 신적 지위로서 선택되었을 뿐입니다.), 점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개냥이'적 성격은 인위선택적 조건 하에서 상당히 중요한 선별 포인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생물학자가 이미 언급했듯이 동물의 본성이라는 것 역시도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서 도태와 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개냥이'의 그 성격 또한 인위선택을 통해서 동일한 과정을 밟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한 인위선택을 위한 다른 조건에서 고양이는 무척이나 난처한 여러 상황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고양이는 인위선택을 통해 교배시키기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기도 하며(고양이는 밤에 싸지르고 돌아다니는 까닭에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어떤 위대한 생물학자가 토로한 바도 있습니다.), 설령 그 영혼을 묶어두는 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인간들은 그 고양이의 영혼만 묶어두는 게 아니라 아예 생식기관까지 도매금으로 묶어버리는 통에 교배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왕왕 발생시키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요한 다른 인간들의 노력으로 인해 그 '개냥이'적 성격이 선택받고 널리 퍼지게 되는 날이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다른 부분에서도 충분한 변이를 일으켜서는, 다양한 변종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종들의 진화에 한 획을 긋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개냥이'들의 목록에 코리안 숏헤어 종?(물론, 코리안 숏헤어는 품종의 이름이 아닙니다만, 여기서는 대충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추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사가 현재 집에 들이고 있는 고양이 종도 그냥 이 집 근처 밭뙈기에서 살던 코리안 숏헤어입니다.
    그 가족들은 여전히 지금도 거기서 거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네들이나 야옹이는 공히 생김새가 별달리 특이할 데가 없고, 그래서 타인들의 눈에 확연히 띠지도 않는, 그야말로 평범한 고양이들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야옹이가 집사 집에 얹혀 살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시나브로 그 차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는, 외관상으로 야옹이가 밖에서 사는 녀석들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깔끔해졌습니다.
    사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때 그 불의의 사고 이후로 뒷다리를 휘청거리고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설혹, 어떤 가상의 성선택적 상황을 가정해 볼 때면, 강력한 성적 매력으로써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이 녀석은 말쑥하고 청결해져 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네들의 가장 큰 차이는 집사를 대하는 행동방식에 있었습니다.
    물론, 두 환경 모두 집사에게나 그 녀석들에게나 공평하게 내재적 판단이 가능한 조건을 만족하고는 있질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서 (상대적으로나마) 따뜻하게 집사와 하루 종일 편하게 지내는 야옹이의 경우와 저 추운 한 길가에서 단지 몇십 분만 만나 밥 먹는 그 녀석들의 경우는 이미 그 환경적 조건에서부터 결과의 차이를 내포하고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집사를 대하는 그네들의 차이는 어떻게 보면 그 녀석들의 본성이나 내밀한 내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환경적 요소가 더욱 많이 개입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집사는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코딱지만 한 공간 속에 갇혀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자기 종족으로선 혼자만 외따로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야옹이의 경우와 넓은 대지를 품고 형제 가족들과 함께 자유로이 지내는, 그럼에도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밥이 좀 부족할 뿐인 그네들 길냥이의 경우를 상정해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땐, 이러한 환경적 요인이 품어내는 결과적 차이가 위의 상황과 상당히 달라지거나, 아예 뒤집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달리 딱 하나의 자연 그 자체로서 고정되어 있는 객관적 단일성으로부터가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른 주관적 차이성으로부터 위와 같은 전혀 다른 환경적 설명들이 가능할 것임은 분명하고, 그러니 다시금 그 녀석들의 차이를 환경보다는 그네들의 내적 특성들에 기인하는 것으로 더욱 방점을 찍게 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낱 인간의 임의적인 환경적 설명들이 그 녀석들에게도 정말 적용되는지, 설혹 적용된다고 한다면, 또 얼마나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보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환경이나 본성을 두고 이러니저러니 하며 길고 짧게 대어보는 궁상은 따로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다만, 지금껏 그네들과 경험한 여러 사건이나 반응들을 두고 최대한 객관적 태도를 유지한 채 톺아보는 일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사실 야옹이가 길냥이 가족들과 같이 밥 먹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그 녀석이 유달리 집사에게 친근하게 군다거나 하는 인상을 딱히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인상을 집사가 조금이라도 받았다고 한다면, 그건 분명히 집사 자신이 친근한 게 아니라 집사가 들고 있던 밥이 친근해서였을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야옹이를 포함 모든 길냥이 가족들은 밥을 먹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쏙 자기 갈 길을 찾아 떠나갔던 것입니다.
    물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확연한 배신?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현재, 밥 준 지가 거의 8개월이 다 되어 가는 요즈음에도, 그 녀석들은 밥 주기 전과 밥 주고 난 뒤의 태도가 꽤나 다릅니다.
    특히 평소 만나는 밤이 아니라 대낮에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대부분의 녀석들은 더욱더 경계하고 위화감을 내보이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녀석들 중 한 놈인 야옹이가 의도치 않게 처음 집사 집에 입성했을 때에는 그 녀석의 경계가 사뭇 풀려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장 생사가 오락가락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다 한 며칠을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니, 이 녀석은 방 구석이란 구석을 다 돌며 사라지기 시작했고, 나중엔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숨어들고 파고들고 하였습니다.
    역시나 집 밖의 길냥이들과 동일한 패턴으로서, 단지 밥 먹을 때만 구석에서 기어 나오고, 그 외의 대부분 시간은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구석탱이에서 암울하게 웅크리고 지냈던 것입니다.
    그렇게 지내기를 한 몇 주 했을까, 야옹이는 그제서야 서서히 구석에서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 비좁은 구석에서만 지내기가 이젠 매우 권태롭고 답답하였을 것입니다.
    물론, 이때도 그 녀석의 행태는 딱히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골방에서의 물리적 효과 탓인지, 여러 간난신고를 함께 견뎌낸 정신적 탓인지, 우리는 시나브로 가까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구석이란 구석은 절대 들어갈 생각도 않고, 오히려 이불 정중앙에서 배째라 누워있는 개냥이로 변태화되어 있습니다.
    밥 먹을 때만 지 혼자 먹고, 그 외의 시간엔 항상 집사를 따라다니며 냥냥 보채는, 심지어 잘 때에도 집사 다리에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꼴을 유감없이 선보이는, 매우 성가신 그런 개냥이로 변신해 버렸던 것입니다.


    과연 이 모든 엄청난 변화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개냥이'적인 성격을 야옹이가 처음부터 가진 건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환경과 생태가 바뀐 영향을 무시하진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과 '생태'라는 단어로 마냥 환원시키기엔 무언가 마뜩잖은 것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옹이가 앓았거나 지금도 완쾌되지 못하고 있는 특정 질환들이라든가, 야옹이가 지내게 된 공간이 하필 나라는 인간이 사는 골방이었고, 또 야옹이가 만난 집사가 하필 나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 따위는 순전히 상투적인 위의 단어들로 번역해내기엔 매우 우연적이고 가변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과 일반을 떠벌이는 '환경'과 '생태' 속에서 오롯이 특별한 우리만의 멋과 맛이 살아 숨 쉴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야옹이의 (변종적인) 내적 특성이나 본성 탓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말해, 길바닥에선 그 자신의 본성이 전혀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가, 집사의 집에 와서야 그 꽃이 비로소 피어났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인가?
    물론, 앞서 언급했던 기억들을 통해서 그렇게 볼 여지 또한 분명 있을 수 있는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야옹이의 그 특유한 '개냥이'적 기질을 붙잡는 거대한 기표 혹은 심층적 뿌리로서의 본성을 말할 때에도, 여전히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본성이라는 그 거대한 이름은 과연 어느 곳에 반석과도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지가 확연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그것이 아무리 거대하더라도, 아니, 그것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더욱 위험천만하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농후한 어떤 것이라면, 과연 그런 것 따위로 우리를 해석해내는 데 오롯이 맡길 수 있는가? 하는, 불안한 회의감이 스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설령 본성이 그런 뿌리를 기반으로 자란 거대한 운명으로서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의 변화 가능성까지 전적으로 박제되어 있지는 않음을, 요 사이 많은 과학적 이론들과 설명들이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믿음은 더욱 헐거워집니다.
    그러니, 야옹이가 본성으로 지녔다고 보기에도 힘들 그 '개냥이'적 성격은, 그렇다면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지금으로서 가장 안전한 답변은, '잠재적으로' 존재하던 야옹이의 '개냥이'적 성격이 '특정' 상황과 환경에 맞부닥쳐서 발현되었다.,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이제는 이렇게 다양해진 가능성으로 점철된 경우의 수와 직면해서는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거나, 혹은 그 모든 경우의 수들을 확률적으로 계산하여 대처하거나, 하는 따위의 몇 가지 상황만이 인간에게 노정되어 있을 뿐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하는 자연과 문화 속에서 부단히 흔들리면서도,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바로 그 시공간을 뚜벅뚜벅 살아가거나, 혹은 모든 시공간을 계산하려는 인간들의 노고와 열정만이 필요한 그런 세계에서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인간은 또 예전의 그 찬란했던 '환경'과 '본성'을 고대하고 의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부대끼며 흔들리는 자들에겐 그 찬란한 영광을 노래할 자격이 충분할진저! 
    그러니, 그런 그들에게만 '개냥이'들은 '본성'에서든 '환경'에서든 선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그런 인간들의 노력으로 인해서만 자연은 또 한 바퀴, 앞으로든 뒤로든 굴러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집사는 오직 그런 노력들이 한 방울 한 방울 모인 결과, 우연찮게도 야옹이가 '개냥이'로 탈바꿈하게 되진 않았을까 감히 추측해 보는 것입니다.      



    #46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는 정녕 '개냥이'를 원했던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개냥이'는 결코 '고양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탓입니다.
    '도도하고 시크한' 고양이의 본성은 정녕 그것이 속성이 아닌 본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도도하고 시크한'이라는 본질은 '고양이'를 꾸며주는 형용사가 아니라 '고양이'라는 동물의 동의어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도도하고 시크함'이 그 자체로 '고양이'가 될 수 있어야, 정녕 그것이 '고양이'라는 동물로 정의될 수 있음을 부득불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랬던 집사가, 그렇게나 제대로 된 '고양이'를 원했던 그 집사가, 어느새 변종 고양이가 되어버린 야옹이를 품에 안고 희희낙락거리고 있음을 봅니다.
    매번 귀찮고 성가셔서 피곤해하는 그 집사가, 그럼에도 그 녀석이 자아내는 '개냥이'적 세계에서 푸슬푸슬거리는 웃음의 꽃들을 피워내고 있음을 봅니다.
    참으로 어이없으면서도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처음엔 시나브로 개냥이'가 되어버리는 그 녀석을 보며, '개냥이'란 그저 고양이의 탈을 쓴 개일 뿐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껍데기만 고양이일 뿐, 그 외의 모든 것들은 다 '개'로 전환된 고양이일 줄로만 알았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녀석이 하는 행동은 곧잘 다른 매체나 개인적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된 개의 그것과도 매우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개냥이'는 집사를 결코 가만히 놓아두질 않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었습니다.
    딱히 특별한 상황, 이를테면 발정기라든지, 배가 무척이나 고프다던지, 하는 그런 것도 아닌데, 틈만 나면 와서 뒤집고, 눕고, 베고, 앉고, 때리고, 할퀴고, 차는 등 별의별 짓을 다 시전하였던 것입니다.
    다만, 정말 신께 감사한 것은, 이 녀석들이 다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야옹이는 하루에도 잠자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 시간까지도 깨어있었다고 한다면, 집사는 '개냥이'로 인해 반쯤은 미쳐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어느덧 흐르고 흘러, 집사는 '개냥이'의 위와 같은 생각이 반드시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제는 도리어, 그 생각이 핵심적인 측면에선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주인이시여, 당신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며, 당신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입니다. 그러니, 그런 당신이 존재하므로 비로소 내가 존재합니다., 라는 의미 전제에서 출발하는 '개'의 모든 행위 방식들은 겉모습에선 비슷할지언정 전적으로 '개냥이'에겐 적용될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집사가 골방에서 일한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야옹이 또한 냥냥거리면서 집사를 쫄랑쫄랑 따라다니게 되는데, 이 겉모습만 놓고 볼 때만큼은 개의 그 행위 방식과도 딱히 다를 것이 없는 상황 연출이었습니다.
    주인이시여, 당신이 하는 그 행위 행위 하나가 나에겐 따라야 할 규준이자 모범이며, 이는 순전한 나의 기쁨이로소이다, 라는 숭고한 개의 의미 부여가 야옹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진 게 아닐까 하는 착각 속에서 집사는 순간 당황하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집사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렇게 성가시고 귀찮게 방해?받을 때마다, 집사는 또 다른 한편으로, 그 녀석의 충실한 애정표현?에 농밀한 감응을 받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집사의 무릎 위에서 얹혀 잠이 들어도, 읽고 있는 책 주위로 다가와 앉아 있어도, 화장실에서 나오면 항상 그 앞에서 냥냥거려도, 그것은 집사와 공명하고 하나되는 일체의 경험을 그 녀석 또한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녕 이것은 겉모습만 비슷할 뿐, 개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되고 있음을 시나브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냥이'는 다음과 같은 모든 행위들의 의미 전제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집사야, 너의 기쁨을 나는 기뻐하며, 너의 슬픔을 나는 슬퍼한다. 그러니, 네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존재한다.  
    그리고 어쩔 땐, 한 술 더 떠서 이러한 의미 전제를 따르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집사야, 내가 기뻐하는 것을 너는 기뻐하고, 내가 슬퍼하는 것을 너는 슬퍼해라. 그래서, 내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 또한 존재해라.
    그렇습니다!
    '개냥이'란, 굳이 따지자면, 저 먼 옛날 신적 권위로써 도도하고 고상한 자태를 휘감던 그 영광스러운 자리로부터 그저 한 단계 내려온 고양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개냥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의 그 신성했던 권위를 자신의 불운이 넘쳐흐르는 핏속에다가 숨겨 두고 있는, 그래서 그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귀한 핏줄을 희번뜩거리며 과시하기도 하는, 그런 고양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집사를 그렇게 따라다녔던 것은 집사의 그 모든 행위나 감정들이 자신이 따라야 할 것들로서가 아니라, 순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서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너의 기쁨(슬픔)이 곧 나의 기쁨(슬픔)이어서가 아니라 너의 기쁨(슬픔)을 나는 기뻐(슬퍼)했기 때문이었고, 너의 존재가 곧 내가 존재하는 이유여서가 아니라 너의 존재와 동일하게 내가 존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마도 고양이처럼 자신의 주체성이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각인시켜 간직하고 있는 동물은 드물 것이었습니다.
    만약 나중에 과학이 더욱 발달하여 모든 동물들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게 된다면, 고양이 종들이야말로 가장 분명한 '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양이의 본성은, 그 표피적인 방어막이 시나브로 무참히 짓밟히면서도 오래도록 간직되어 왔고, 또한 지금도 간직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자연적 현실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해나가는 고양이 못지않게 인간 사회에 기어들어와 역사 속에 다양한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박제된 인형이 되었던 고양이들까지, 아직까진 공히 그 자신의 자존감이 뿌리박고 있는 '나' 자신을 잃지는 않았음을 희미하게나마 증거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아직은 여전히 '개냥이'조차도 실은 고양이일 수 있음을, 차츰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는 그런 새로운 의미로서의 '개냥이'를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동물의 본성이 얼마나 자연선택 혹은 인위적 선택을 통해 진화되고 도태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고양이의 그 본성만은 무릇 살아남아 도도하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양이의 핏줄을 '개냥이' 또한 꿋꿋하게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는 세상 모두가 자기를 사랑해주길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선택한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 주길 바랄 뿐이다.   -헬렌 톰슨->
      

    <당신이 많은 사랑을 베풀어 준다면 고양이는 당신의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절대 당신의 종이 되지는 않는다.   -테오필 고티에->


    <고양이가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꼭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칼 뱅 베흐텐- >
      

    <몇천 년 전에 고양이들은 신으로서 숭배받았다. 고양이들은 그것을 절대 잊지 않고 있다.  -작자 미상- >


    <만약 개가 무릎 위로 오른다면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양이가 그런 행동을 보인다면
       그건 단지 당신의 무릎이 다른 곳보다 따뜻하기 때문이다.   -A. N. 화이트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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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blog.naver.com/ha_eun_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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