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 14년도 초 누나는 아이를 낳았다.</div> <div> 내가 군대 간동안에 만난 남자와 1년도 안되서 결혼을하고, 나는 뭣도 모르고 결혼식 안내 데스크에서 축의금을 받았다.</div> <div>그리고, 내 매형은 나랑 같은 군인 이었다.</div> <div> </div> <div>2. 누나가 임신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div> <div> 그리고 누나가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자 애라고 한다. 난 그때 회식을 하고 있었고, 매형이 나에게 전화로 전달해주었다.</div> <div>낳았구나. 하고 생각했다.</div> <div> </div> <div>3. 휴가를 냈다. 우리 가족은 특이하다면 특이하다.</div> <div> 작은 누나는 대전에 간호사로 일하고있고, 난 대전 의무학교에서 의무 부사관으로 교육을 받고있었다.</div> <div> 큰누나는 충주에서 매형과 같이 살고있다. 매형은 군인이다. 그리고 우리집은 만년 충주인으로</div> <div>집도 충주에 있다.</div> <div> </div> <div>4. 따라서 큰누나가 우리집에 자주 들리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리고 매형도 우리집이 우리집이 됐다.</div> <div>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군숙소보다, 우리집이 누나에겐 좋았다. </div> <div> </div> <div>5. 출산을 했다. 그리고 난 휴가를 냈다.</div> <div> 아이를 봤다. 아직 한달도 안된, 아이를 보았다. </div> <div> 그 전까진 난 아이를 몰랐다. 젖비린내란 말이 실감날정도로</div> <div> 그 아이는 냄새가 났다. </div> <div> 축축하고, 습하고, 불쾌하다. </div> <div> 하지만 내손을 잡고 놓아 주지 않는다.</div> <div> 날 알아보긴 할까?</div> <div> </div> <div>6. 휴가를 냈다.</div> <div> 누나가 아이와 같이있던 방에서 나오기 시작한다.</div> <div> 이제 혼자 납둬도 어느정도는 괜찮은 거 같다.</div> <div> 아이가 내 손가락을 따라 눈을 움직인다.</div> <div> 단순하다. </div> <div> 내 손을 따라만 간다. </div> <div> 가까이 가면 잡는다. 잡아서 어쩌려고.</div> <div> 아직도 그방은 습하다. </div> <div> </div> <div>7. 시간이 지났다. 아이는 독방을 나와, 거실로 나왔다. 아니 타인에 의해 나와졌다.</div> <div> 하지만 아직도 누워있다. 멍청하다. 아직 이동하지도 못한다.</div> <div> 놀래켜주면 웃는다. 아무것도 모르면서</div> <div> </div> <div>8. 시간이 지났다. 휴가를 내서 집에 오니</div> <div> 애가 설 수있게 됐다. 식탁이나 의자를 의지해서 설 수 있게 된거지만, 아직도 혼자 서지 못한다.</div> <div> 그냥 걸으면 되지 멍청하다.</div> <div> </div> <div>9. 휴가를 냈다. 애가 울길래, 안아줬다. 웃는다. 헤실헤실한게 바보같다.</div> <div> 다음날, 애가 또 운다. 그래서 또 안아줬다. 이제 숙소로 복귀해야한다.</div> <div> 애를 누나에게 맡기니 운다. 어차피 금방 잊을 거면서.</div> <div> </div> <div>10. 휴가를 냈다. 누나가 보내온 사진으로 </div> <div> 애가 걸을 수 있다는걸 알게 됬다. </div> <div> 그래봤자 몇걸을 안되지만...</div> <div> 당연하지만 날 알아보진 못한다. 낯선사람처럼 도망친다. 날 기억하지 못하고.</div> <div> 멍청하다. </div> <div> 집에서 멍때리면서 곁에 있어주니, 나에게 온다.</div> <div> 묵언으로 나에게 과자를 건내며 까달라 압박을 가한다. </div> <div> 누나들과 아빠와 엄마는 까주지 않나보다.</div> <div> 까준다. 쉬운녀석이다. 베시시 웃는다. 쉬운녀석이다.</div> <div> </div> <div> 11. 휴가 마지막날 가족끼리 쇼핑을하면서 애를 보낸다.</div> <div> 작별인사를 하니, 멍청한녀석이, 울면서 다가온다. 어차피 금방 잊을거면서</div> <div> </div> <div> 12. 머리를 쓰다듬다 집에 보내고 숙소로 돌아간다.</div> <div> </div> <div> 13. 시간이 지났다. 애는 혼자 걸을 수 있게 되었다.</div> <div> 그리고 우리집 앞에는 장난감 가게가 생겼다.</div> <div> </div> <div> 14. 간만에 휴가를 내어 집에 갔다.</div> <div> 잠깐 꺼냈던 말, '나가자'란 말이 녀석한테는 인상 깊었나보다.</div> <div> 내팔을 붙잡고 신발장으로 간다. 단순한 녀석이다.</div> <div> 우리집 앞에는 장난감 가게가 생겼다. </div> <div> </div> <div> 15. 장난감 가게가 생긴이후로 애는 꼭 장난감 가게를 가고 싶어한다.</div> <div> 월급전이라 돈이 없어, 가게말고 다른데 가자하고하면</div> <div> 알겠다고한다. 똑똑한거 같다.</div> <div> 하지만, 무시하고 가게로 들어간다. 역시 멍청하다.</div> <div> </div> <div> 16. 부엌세트 장난감에서 커피포트를 들고 잔에 커피를 따른다.</div> <div> 장난감이지만.</div> <div> 잔을 2개 따르고 나에게 하나를 준다.</div> <div> 빈잔이지만.</div> <div> </div> <div> 17. 무시하면 운다. 같이 짠을해주고 마시는 척을 해준다.</div> <div> 어디서 배운걸까. 매형을 탓해본다.</div> <div> </div> <div> 18. 2~30번 해주니 누나가 찾아온다. 저녁시간이라고한다.</div> <div> 그냥 가기 뭣해서, 티봇스티커를 사줬다. </div> <div> </div> <div> 19. 너무 당연한듯 계산대로 가져간다. 괘씸해서 뺏었다.</div> <div> 나를 울상으로 처다본다. </div> <div> </div> <div> 20. 계산을하고보니 밖에 비가온다.</div> <div> </div> <div> 21. 애는 역시 멍청하다. 난 우산을 갖고 있었지만, 애는 스티커북을 머리에 쓰고 집까지 달려가려고 한다.</div> <div> 스티커북에 비닐이 안씌어졌으면 어쩌려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