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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286404
    작성자 : 마리테레즈
    추천 : 63
    조회수 : 4408
    IP : 125.182.***.50
    댓글 : 4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7/28 23:14:44
    원글작성시간 : 2016/07/28 14:27: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6404 모바일
    아이가 있으면 이혼이 쉽지 않은건 당연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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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핑계 대지 말라는 글이 배오베까지 갔길래 댓글도 달았지만 따로 한번 써봐요.

    저도 일정 부분 공감은 해요. 어찌됐든 이혼은 부부의 선택인데 나중에 그걸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거나 원망의 말을 하는건 아주 잘못된거죠...

    그런데 제가 살아보니 참...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보니 아이가 있는데 이혼을 결심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겠더라구요.

    저도 재혼 가정에서 자랐고 댓글에서 달았듯 친부는 아주 몹쓸 인간이었어요. 술 폭력 도박 바람... 칼부림을 한적도 경찰을 부른적도 있고 빚 때문에 이사 다니는건 예사였죠. 초등학교 전학만 10번은 한거 같네요.

    칼부림 했을때가 바람난거 걸려서 그런거였는데... 상대는 저희 어머니 직장 후배인 유부녀였고 저희 남매까지 같이 부부동반으로 식사도 몇번했던 사이였죠. 남편분도 와서 말리고... 지금도 이해 안가요 바람은 지가 피워놓고 왜 칼부림을 해서 엄마가 피를 보시기 까지 했는지... 저는 그래서 지금도 피가 무서워요.

    그런 시절을 보냈기에 저희는 어릴때 부터 어머니한테 친부랑 헤어지라고 항상 말했었어요. 저희가 당시엔 4남매였는데 언니가 엄마가 힘들면 나랑 둘째(저에요)는 아빠랑 살겠다고... 동생들은 데려가시라고... 초등학생이 그렇게 말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보시려다 언니가 고2 제가 중2가 되던 해에 결국 이혼하고 엄마가 나가셨어요. 더 이상의 바람도 폭력도 엄마는 지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 1년여만 친부랑 살다 지금 아버지와 엄마가 데려오셨고 구해주신 집에서 외할머니랑 같이 살았어요. 그때부터 숨통이 좀 트였죠.

    친부랑 살던 1년여 동안에도... 차비를 안줘서 학교도 못가고 수도도 끊긴적이 있고.. 뭐 말도 못했으니까요. 엄마가 우릴 데려오시니 친권이고 뭐고 다 포기한다고 양육비도 못준다 그래서 지금껏 한푼도 안받아봤네요. 오히려 엄마 이름으로 카드를 만들어 쓴게 몇년전에 뒷통수 치듯이 날라와서 지금 아버지가 피땀흘려서 엄마 명의로 산 집이 날아갈뻔도 하고....

    인생에 참 도움 안되는 인간이죠ㅋ 뭐 생각도 안나고 친자다 보니까 죽으면 부고가 오긴 온다는데 가볼 생각도 없구요. 남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지금도 그래요. 그래서 차라리 빨리 헤어졌더라면 더 나았을거라고 엄마가 미련했다고 생각했었지만...

    앞서 말한거 처럼 제가 결혼을 하고 제 아이를 갖고 보니 엄마가 왜 그러셨는지 알겠더라구요... 천륜은 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초음파 사진만 봐도 신랑이랑 똑 닮은 아이나 벌써부터 아이라면 끔찍한 신랑을 보면서...

    친부도 저렇게 쓰레기긴 했어도 술 안마실땐 그래도 저희한테 잘해줄때도 많았거든요... 그런 부분만 해도 참 엄마는 결정하기가 어려우셨을거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만 좀 참으면 아이들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을거고... 그리고 저희가 재혼 가정이라는걸 어릴땐 오히려 괜찮다가 혼기가 되니 생각 이상으로 많이 꺼려들 하시더라구요. 

    언니 시댁에서도 처음에 말 나온 적 있었다고 하고 저는 신랑도 편모 가정에서 자라서 결혼할때는 괜찮았지만 결혼 전에 오래 만났던 남친 집에서 그 이유로 반대해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었고... 저희 세대부터가 이혼 가정이 많아진 세대긴 해도 편견은 여전히 존재하더라구요.

    그런걸 보면서... 저희 부부는 서로 가정환경 부분에서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 잘지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둘 다 가정의 소중함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더 존중하고 잘지내자고 가정을 지키자고 항상 다짐하긴 하지만 나중에라도 부부 사이에서 뭔가 틀어지더라도 과연 바로 이혼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드네요.

    배우자는 또 만날 수도 있는거지만 아이에게 친부모는 엄마도 아빠도 딱 한명씩 뿐인데... 친부모와 살 수 있는 권리를 함부로 뺏어도 되는걸까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하는건 아닐까 참 고민이 많이 될거 같아요. 물론 이혼이 더 나은 상황이 있다는걸 부정하는건 아니고

    아이 때문에 망설여진다는 분들 중에 아이 탓을 하고 싶거나 합리화를 하려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많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대부분은 저와 같은 이유로... 정말 아이가 걸려서 아이에게 잘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심란해서 횡설수설한거 같은데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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