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와이프가 아직 퇴근을 못하고 집에 없는 관계로 음슴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까 양심적인 치과의사라는 내용으로 글이 하나 올라왔었음.</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106275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best_1062755</a></div> <div>댓글을 보다보니 양심적인 진료가 보험 진료인 것처럼 되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글을 남김.</div> <div> </div> <div>우선 본인은 의료게시판에 서식하는 그저 흔한 의사임을 밝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align="center"><strong><font size="5">보험진료 = 양심적인 진료?</font></strong></div> <div> </div> <div><strong><u>이건 성립할 수 없음.</u></strong></div> <div> </div> <div>우선 <u><strong>무엇이 양심적인 진료인가 </strong></u>생각해봐야겠음.</div> <div>의사들은 개별 환자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양심적이라고 생각함.</div> <div>단언컨대 이 부분은 전세계 누구, 어떤 의사라도 동의하리라 봄.</div> <div>이 문제로 수백만명의 의사들이 피튀기는 콜로세움을 매일 벌임.ㅇㅇ</div> <div>여러분들도 나한테 맞는 방법으로 일단 병이 낫는 것이 최고 아니겠음?</div> <div> </div> <div>그럼 최선의 치료가 보험치료냐? 근데 그게 아님.</div> <div> </div> <div>왜냐하면</div> <div>어떤 치료 방법이 보험이 되냐 안되냐를 정하는 사람들이 있을거 아니겠음?</div> <div>근데 그 사람들이 최신 의학지견을 따라가지도 못할 뿐더러 그 정하는 사람들에 의사의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음.</div> <div>물론 보험이 되는 치료가 많긴 함. 흔히 보이는 감기,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들. (의사들끼리 보험과를 감물잡이라고 하는 뭐 그런 말도 있긴함ㅇㅇ)</div> <div> </div> <div>어떤 병의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 보험이면,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권하기도 쉽고, 환자들도 편하게 선택하고 윈윈임.</div> <div> </div> <div>당신 이러케 하면 됩니다. 보험됩니다. 하면 환자도 꺄르륵 하고 좋아하지 않겠음? 치료도 잘되고?</div> <div>근데 그게 아닌 경우엔 괴리가 생김.</div> <div>이럴때 그럼 그 환자를 보고 있는 전문가인 의료인의 판단이 존중되어야 맞는데 그렇지 못하는게 문제.</div> <div> </div> <div> </div> <div>비유적으로 요즘 오유에 흔한 갇히는 일로 이야기를 해보겠음.</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data_1495159"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data_1495159</a></div> <div> </div> <div>당신 오징어가 방에 갇힘.</div> <div>이 상황에서 당신에게 가장 좋은 건 이 방을 나가는 거임</div> <div>문고리 구멍 사이로 동생이 ㅋㅋㅋㅋ대면서 넣어주는 귤을 계속 받아먹는게 좋은 게 아님.</div> <div>근데 의료보험이 귤을 넣는건 보험으로 해주고, 문을 여는 건 보험으로 처리가 안하고 있음.</div> <div>이 상황에서 보험이니까 귤을 계속 받아 먹을거임? 아니잖슴.... 돈이 안들어서 좋아보이긴 하겠지....</div> <div>(이 넣어주는 귤을 대증치료라고 하는데 이건 대부분 보험은 잘 됨. 결국 환자에게 완치를 할 수 있는 접근은 아닌 경우가 많음...)</div> <div> </div> <div>이 문제가 근데 매일매일 심심치 않게 일어남.</div> <div><font size="3"></font> </div> <div>그러니까 보험진료 = 양심적인 진료가 될 수가 없음.</div> <div>이게 되려면 보험으로 포괄하는 범위가 지금과는 달라져야 함.</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그럼 의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음.</div> <div><strong><u>과연 보험진료만 하고 교과서적으로 진료만 하면 생존이 가능한가?</u></strong></div> <div>근데 그것도 역시 안됨.</div> <div> </div> <div>실질적인 예를 들어봄. 예전에 어떤 어그로랑 싸울때 했던 예시임.</div> <div> </div> <div>당신이 의대를 막 졸업했음. 이제 바로 그 '히포크라테스 정신'에 입각하여 배운대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기로 함.</div> <div><strong>하루에 8시간 주5일 환자 1명마다 15분씩 </strong>진료하기로 함.</div> <div>살인적인 의대/의전원 등록금 땜에 지금 모아둔 돈이 없음. 일단 밑바닥에서 시작한다고 가정함. (사실 빚만 없어도 땡큐임 ㅋㅋㅋ)</div> <div> </div> <div>의사들에게 대출은 일단 잘해줌. (왜냐 ㅈㄴ 결국 못 갚는 놈들이 많음..ㅋㅋㅋ ㅠ)</div> <div>개업을 위해 5억을 빌리기로 함.</div> <div>그 중 4억은 건물 보증금과 내부 인테리어로 한다고 치고, 나머지 1억은 각종 의료기기 빌리고 내부 기자재 등 준비하고 등등 잡비로 썼음.</div> <div>나 혼자 일할 수 없으니 간호사..는 비싸니까 간호조무사를 둘만 고용한다고 침.</div> <div>최저시급보단 약간 더주고 월 140씩 준다고 가정 1인당...</div> <div> </div> <div>자, 그럼 당신이 월 버는 돈은 얼마일까?</div> <div>주말 제외하고 대충 한달에 22일 일한다고 치자.</div> <div>하루에 8시간 1명에 15분하면 시간당 4명씩 하루 32명 봄.</div> <div><strong>한달에 32x22=704명</strong> 봄.</div> <div>환자 1인당 병원이 받는 돈은 1만원이 약간 안됨. (재진기준)</div> <div>러프하게 월 700번다고 가정하겠음. 700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자. 지출은 얼마일까?</div> <div>간호사 두 명 월급 나감 총 280나감 420남음</div> <div>대출금 일단 이자만 갚겠음. 5억 빌린 것의 연이자 5프로만 해도 2500임. 대충 월 200이라 침. 그럼 220남음.</div> <div>이 220으로 월세내고, 전기요금, 수도요금, 기타 관리비 등등 내야함.</div> <div>(방금 포털 사이트에서 '보증금 4억 월세' 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월세가 440나오네 ㅋㅋㅋㅋ)</div> <div>결혼? ㅋㅋㅋㅋ 내집마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ㅋㅋㅋㅋ 이렇게 망하기 쉬우니까 은행에서 나름 돈은 잘 빌려줌 ㅋㅋㅋㅋㅋㅋ</div> <div>괜히 신규개업의 30~40프로가 빚더미에 망한다고 하는게 아님 ㅋㅋ</div> <div> </div> <div><strong>이 상황에서 당신의 선택</strong>은 어떤 거임?</div> <div>간호조무사를 '열정페이'로 부리든지, 위의 링크에 있는 이른바 '양심적인 선생님'처럼 간호조무사 없이 1인 운영을 하고, 그래도 감당안되면??</div> <div>보험진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음. 안 그럼? 먹고는 살아야지?</div> <div>당신이 진짜 이 상황에서 비보험진료를 하는 사람을 욕할 수 있음? </div> <div> </div> <div>그래서 양심적이고 교과서적인 진료와 보험진료는 우리나라에서 양립할 수 없는 거임.</div> <div>그래서 미용과 같은 비보험진료가 의사들 안에서는 인기일 수밖에 없는 거고...</div> <div> </div> <div>아덴만 영웅, 위대한 의사 이국종 교수라든가 무슨무슨과 명의라든가 그런게 나오면, (그래서 막 추천도 받고 베스트도 가고 그러면 ㅋㅋㅋㅋ)</div> <div>의사들 입장에서는 무척 씁쓸함.</div> <div>나도 그렇게 진료하고 싶은게 왜 없겠음? 근데 그렇게 하면 먹고 못 사는데?</div> <div> </div> <div> </div> <div>이래서 맨날 의사들이 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하는 거임. 보험진료를 해도 먹고 살 수 있게...</div> <div>근데 사람들에게선 너님 돈 벌려고 그러지? 하는 이야기만 나옴. 노답임...</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요약함.</div> <div> </div> <div>양심적인 진료=보험 진료 이런 프레임은 엄청 위험함.</div> <div>이유 1. 보험 진료가 최선의 치료가 아니다.</div> <div>이유 2. 보험 진료만 가지고 먹고 살 수가 없다.</div> <div> </div> <div>보험이 포괄하는 범위라든가 수가의 문제, 보험료 인상 뭐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음.</div> <div>나중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길...</div> <div> </div> <div>아 마지막으로 제발 어느 병원 갔다가 이런 대접 받았다 그러니 의사들 다 x놈들임.</div> <div>아 제발 안해줬으면 좋겠음... 암 걸림 ㅇㄱㄹㅇ</div> <div> </div> <div> </div> <div>댓글 환영함.</div> <div> </div> <div>마누라 아직도 안옴. 밤새나 봄... ㅠㅠ</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ps1. 원 글이 자유게시판에 올라간 관계로 자유게시판에도 올립니다.</div> <div> </div> <div>ps2. 이 글의 내용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모두에게 아마 동일하게 적용될 겁니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죠...</div> <div> </div> <div>ps3. 스르륵에서 망명하신 선생님들 환영합니다. 이런저런 문제로 점점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메겟이나 닥플에서만 놀고 있죠... 전 좀 오픈 커뮤니티에서 대화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대화 나눠봐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