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3" face="맑은 고딕">안녕하세요 흑무지개입니다.</font>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제가 1984년 초등6학년 시절. 당시 드물게도 학교에선 점심 급식을 실시하였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무료는 아니었고 한달 급식비가 3천원인지 6천원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한 번도 내 본 적이 없으니까요.</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급식판에 커다란 햄버거빵 같은 것에 우유와 스프류... 때론 밥과 국거리도 있었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점심식사 10분 전이면 저는 하루 중에서 가장 괴로운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직감하고 깊은 고민에 빠지곤 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급식을 준비하는 분주한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괴로울 듯한 냄새와 식은 땀 마저 흐르는 제 몸을 주체하기 힘들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물론 도시락을 싸가지고 왔습니다만... 오늘은 어디를 가야 하나...</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반찬통은 며칠동안 세척되지 않은 채로 무말랭이 혹은 무생채가 리필되어 있을 것이고, 밥은 50%의 높은 확률로 쉬어있을 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차라리 도시락을 열지 않고 그냥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혹시 모르지요. 가난을 증명했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런지요.</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하지만 저는 부유하지는 못했어도 그다지 가난에 찌들 지는 않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다만, 얼마 되지 않는 급식비를 내기엔 제 용돈이 없었을 뿐이며 <span style="line-height:1.5;">도시락을 싸주는 사람이 새어머니였을 뿐이었으니까요.</span></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아버지는 아무 것도 모르고 계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그리고 저도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담임 선생님도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가끔 물어보기는 하지만 배가 아파서 그렇다고 대충 둘러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 size="3" face="맑은 고딕">흰 양말에 깨끗한 하얀 운동화를 신어 보는 것이 소원이 되어 버렸으며 여름철엔 집에서 얼려오는 보리차나 생수통을 든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습니다.</font></span></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지저분한 속옷과 발냄새 때문에 아파도 양호실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다음 해, 그렇게 동네에서 나름 명문 중학교에 진학을 하였지만 나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어느 날 저는 심한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비닐봉지에 도시락을 쏟아 버린 후 나중에 처리하려고 책상 속에 숨겨 놓은 것을 들켜버리고 말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변명은 안했습니다. 변명해봤자 소용없었겠죠.</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점심을 안먹는 제가 궁금했던지 담임 선생님은 저를 교무실로 불렀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초등학교때와는 다르게 그냥 사실대로 이야기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500원짜리 동전을 하나 내밀더군요.</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200원어치 빵 사먹고 300원을 거슬러 오라구요.</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뭔 당치도 않는 말씀을 하시고 그러시는 지...</font></div> <div><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 face="맑은 고딕"><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4/1427994804A4HcFnrEHjL7AZmBGhAZML7mey87A5.jpg" width="257" height="196" alt="그냥 넣어 둬.jpg" style="border:none;"></font></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그 두 사건이 결정타가 되어 저는 결국 출가를 가장한 가출을 하고 말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왜 의무급식이 꼭 필요한 지 너무도 절실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저에겐 가난을 증명할 길도 없었고 급식비를 낼 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그 때... 정말이지 도시락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만 아니였어도 얼마나 행복했을까라는 상상에 빠지곤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세상엔 진짜 가난한 아이들도 많지만 가난을 증명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가난을 증명하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그래서 이런 부조리한 점이 있기에 보편적 복지가 필요한 것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3" face="맑은 고딕">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고 눈치보지 않는 사회, 그리고 고통받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font></div>